'수요미식회'에 대통령까지 찾던 맛집…양미옥 화재 어쩌나

을지로 대표 맛집 양미옥
강제철거도 피했지만…화재로 전소
사진=뉴스1
을지로 명소로 꼽히던 음식점 양미옥에서 화재가 발생해 가게가 전소됐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23일 오후 7시 50분께 양미옥 2층에서 연기가 난다는 신고가 접수돼 서울 중부소방서가 출동해 진화작업을 벌였다. 하지만 2층에서 시작된 불은 1층까지 번져 건물 1, 2층이 전소됐다. 인접 건물 2층까지 옮겨갔다. 진화 작업에는 인력 247명, 차량 60대가 동원됐다. 현재 경찰과 협력해 정확한 화재 발생 원인 및 재산피해 규모를 조사 중이다.

양미옥은 1992년 지하철 을지로3가역 인근 노포(老鋪) 거리에 개업했다. 을지면옥 등과 함께 을지로 대표 노포로 꼽혀 왔다.

대표 메뉴는 양대창구이다. tvN '수요미식회'에 을지로 맛집으로 소개되기도 했다.
/사진=양미옥 입구에 걸린 김대중 전 대통령 부부의 사진
/사진=양미옥 메뉴판
김대중 전 대통령의 맛집으로도 유명하다. 김 전 대통령은 생전 180여 회 양미옥을 찾을 정도로 이 식당 단골로 유명하다. 2005년에도 결혼 43주년을 기념해 양미옥을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희호 여사의 자서전 '동행'에도 "양은 기름기가 없고 소화가 잘돼 남편이 무척 좋아한다. 을지로의 양미옥에 자주 가는데, 신문에 나게 돼 우리가 광고를 해준 격이 됐다"면서 양미옥이 등장한다.양미옥 탁승호 대표도 한 매체와 인터뷰에서 "김 대통령은 한 달에 서너 번, 손님이 붐비지 않는 점심에 식당을 방문했다"며 "늘 (이희호) 여사님과 함께 오셨는데, 오시면 양곱창 2인분을 드셨다"고 전했다.

2019년 1월 서울시가 세운 '세운상가재정비촉진계획'을 발표했을 당시에도 "노포의 역사적·문화적 가치를 살려야 한다"는 주장에 을지면옥과 함께 생활유산으로 지정돼 강제 철거에서 제외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주변의 여러 가게들이 타격을 입었지만, 양미옥은 최근까지 퇴근길 직장인들의 사랑을 받으며 저녁 시간대엔 붐빈다는 후기가 올라오기도 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