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도 올해와 같은 박스피…일부 전통산업 반격에 주목할 것”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내년도에도 코스피지수는 올해와 같은 지지부진한 박스권 흐름을 나타낼 가능성이 높습니다. 글로벌 공급망 문제도 노동 부족 문제가 계속되면서 쉽게 해결되지 않을겁니다. 그동안 소외됐던 저평가 전통산업 종목에 집중하면서 내후년을 바라봐야할 때입니다"

DB금융투자는 국내 증권사 가운데 내년도 코스피 전망치 하단을 가장 낮게 보고 있다. 2650까지도 코스피지수가 떨어질 수 있다고 본 리서치센터다. 올해 지지부진한 박스권 코스피를 예측했고, 맞춘 곳이다. 내년도 글로벌 공급망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는 상당수 증권사들과 달리 공급망 문제도 상당 기간 이어질 것으로 DB금융투자는 진단했다. 24일 장화탁 DB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과 인터뷰를 갖고 그렇게 전망하는 이유를 물었다.장 센터장은 내년도 대외환경이 불안하다고 봤다. 올해는 코로나19로 각국의 통화정책 이벤트가 증시를 부양했지만 내년엔 기대할 만한 이벤트가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비정상적인 재정·통화 정책을 모두 정상화하는 과정이 필수적"이라며 "대외환경이 안좋으면 기업 실적이 받쳐줘야 하는데, 기업 이익도 큰 폭으로 늘기 어렵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코스피가 올해와 같은 박스권에 갇힐 것으로 보는 이유다.

글로벌 공급망 문제도 계속될 것으로 봤다. 공급 시장을 원자재 등 요소시장과 노동시장으로 나눠봐야 한다는 취지다. 원자재 상황 등은 나아질 수 있지만 노동시장이 이를 뒷받침하기 어려울 것으로 봤다. 4차산업으로의 전환 과정에서 인력 수요가 늘었고, 주식 투자 등을 통한 자본소득이 늘면서 근로소득의 매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졌다는 점 때문이다. 장 센터장은 "노동력 부족 현상은 임금 인상으로 이어질 것이고 결국 기업의 비용을 증가시킬 것"이라며 "노동 시장 문제는 산업 변화 과정에서 구조적으로 계속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박스권 장세에서도 저평가된 전통 산업 관련주는 상대적으로 주가가 양호할 것으로 그는 내다봤다. 장 센터장은 "올해는 중소형주가 강세였지만 내년에는 대외환경이 흔들리더라도 버틸 수 있는 체력을 갖춘 대형주들이 유리할 것"이라며 "올해는 신(新)산업의 시대였다면 내년에는 전통적인 IT산업과 자동차 등 전통산업의 반격을 기대할 만 하다"고 말했다.

고윤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