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산 전씨 문중, 합천에 전두환 분향소 설치…시민단체 반발

문중 군 허락없이 설치 강행…시민단체 "철거하라"
군 "법적 문제 없고 문중서 설치한 분향소 철거 힘들어"
경남 합천군에서 완산 전씨 문중이 전두환 전 대통령 분향소를 설치하자 시민단체가 반발하고 나섰다. 24일 합천군 등에 따르면 이날 전 전 대통령의 본관인 완산 문중에서 일해공원 인근에 따로 분향소를 하나 차렸다.

문중에서 일해공원 인근에 분향소 설치 의사를 밝혔을 때 군은 지역민 갈등이 더 거세질 것을 우려해 불허했다.

그러나 문중에서 군 허락 없이 분향소 설치를 강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지역 시민단체 '생명의 숲 되찾기 합천군민운동본부'는 분향소를 즉시 철거하라는 성명을 냈다.

이 단체는 성명에서 "전두환씨 잔당들이 부끄러운 줄 모르고 활개 치는 모습을 보며 역사에서 당사자의 반성과 사죄가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새삼 깨닫게 된다"며 "군청이 불허하였음에도 불구하고 분향소 설치를 강행하는 저들의 모습을 보며 우리는 전씨의 무도한 집권과 통치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군청은 분향소 불허 결정만 내려놓고 종일 강 건너 불구경이다"며 "군이 만약 철거하지 않는다면 주민 간 볼썽사나운 싸움을 부추기는 행정임을 자인하는 꼴임을 명심하라"고 덧붙였다. 군 관계자는 "분향소 설치에 법적 문제는 없고, 불법 여부를 떠나 문중이 나서서 설치한 분향소를 함부로 철거하기 힘들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