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메타버스 넘어선 '아크버스' 내놓는다
입력
수정
지면A17
개발자 행사 '데뷰 2021'네이버가 기존 메타버스(3차원 가상공간) 방식을 넘어서는 가상·현실 융합 생태계인 ‘아크버스’를 내놓는다. 온·오프라인을 넘나드는 진화한 개념의 메타버스다. 인공지능(AI) 기술을 앞세워 기존 서비스를 개선하고 글로벌 시장 공략도 강화한다.
AI·로봇·클라우드 기술로
현실과 연결된 메타버스
"온라인 공간서 커피주문하면
오프라인 로봇이 실제 배달"
제페토에 접목해 시장선점 계획
○신기술 집약 신개념 메타버스 선보여
네이버는 24일 개발자 대상 최대 행사인 ‘데뷰(DEVIEW) 2021’을 열고 이 같은 계획을 밝혔다. 데뷰는 2008년 네이버 사내 기술 행사로 시작한 연례행사다. 2010년부터 외부에 개방한 뒤 국내 최대 규모 개발자 행사로 성장했다. 24일부터 사흘간 진행하는 올해 행사는 검색, AI, 클라우드, 로봇 등 네이버의 최신 기술과 노하우를 실무자들이 116개 세션을 통해 소개한다.행사 첫날 키노트 발표에 나선 네이버의 기술 전문 자회사 네이버랩스 석상옥 대표는 아크버스 개념을 처음으로 소개했다. 석 대표는 “아크버스는 네이버랩스가 지난 5년간 집중해온 AI, 로봇, 클라우드, 디지털트윈 기술을 융합한 것으로, 현실 세계와 디지털 세계를 자연스럽게 연결하는 현실 기반 기술 융합 메타버스 생태계를 일컫는다”고 설명했다. 그는 메타버스에 대한 정의가 분야별로 다르다고 강조했다. 석 대표는 “아크버스는 현실 세계와 똑같은 가상 세계를 창조하는 디지털트윈 기술과 두 세계를 연결하는 AI, 로봇, 클라우드 기술들로 구성된다”며 기존 3D(입체영상) 아바타 기반 가상현실 서비스와 아크버스 서비스의 차이점을 설명했다.
네이버랩스가 구상하는 아크버스는 독립된 가상세계가 아니라 AI, 로봇, 클라우드 등을 통해 현실과 긴밀히 연결된 메타버스다. 석 대표는 “아크버스 기술 생태계에서 로봇, 자율주행, AR(증강현실), 스마트빌딩, 스마트시티까지 현실 공간을 매개로 하는 다양한 서비스가 탄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예를 들어 온라인 가상 공간에서 원격회의 중인 직장인이 커피를 주문하면 오프라인의 로봇이 1층 카페에서 커피를 사무실로 가져오는 식이다. 네이버는 올 3분기에 글로벌 가입자 2억4000만 명을 확보한 메타버스 서비스 ‘제페토’에 메타버스 기술 플랫폼 아크버스를 더해 관련 시장을 주도할 계획이다.
○AI로 회사 경쟁력 강화
네이버는 이날 AI 기술 수준을 높여 글로벌 시장 공략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성낙호 클로바 CIC 책임리더는 “네이버가 개발한 ‘하이퍼스케일(초거대) AI’는 기존 AI 방법론을 완전히 바꿨다”며 “업무에서 생기는 문제와 해결해야 할 아이디어만 떠올리면 기획자, 사업 담당자가 수분 안에 시험해볼 수 있을 정도로 AI 전환이 시간과 비용을 단축했다”고 말했다. 이어 “글로벌 AI 연구개발(R&D) 벨트에 참여한 우수한 인재를 확보하고, 그 가능성과 잠재력을 더욱 확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AI로 기존 서비스의 편의성도 높였다. 새로운 검색 브랜드인 ‘에어서치’가 대표적이다. 네이버는 지난달 에어스, 에이아이템즈, 에어스페이스 등 네이버가 그동안 선보인 콘텐츠, 쇼핑 정보, 지역 정보 등에 다양한 AI 추천 기술과 검색 서비스를 아우른 에어서치를 내놨다. 최재호 서치 CIC 책임리더는 “개인 관심사 중심으로 최적화한 검색 결과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네이버는 글로벌 사업의 핵심인 웹툰에 AI를 적용하고 있다. 최근 네이버가 내놓은 ‘웹툰 AI 페인터’는 웹툰의 자동 채색 서비스로 웹툰 작가의 업무 효율성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네이버는 웹툰의 불법 유통을 막는 ‘툰레이더’, 웹툰의 언어 장벽을 허물게 도와주는 웹툰 번역 플랫폼도 제공하고 있다. 박찬규 네이버웹툰 글로벌 최고기술책임자(CTO)는 “네이버웹툰은 창작자들이 더 많은 글로벌 소비자와 만나고 소비자는 더 즐거운 콘텐츠를 즐길 수 있도록 기술 투자 비용을 아끼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네이버는 이날 해외시장에서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주문형 비디오(VOD) 클라우드 시스템 구축, 자체 PC 운영체제(OS)인 ‘웨일’을 활용한 교육사업 성과도 소개했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