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운용역, 성과급 1인당 7500만원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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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금 출범 후 사상 최대 규모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 운용역들이 올해 1인당 평균 7500만원의 성과급을 받는다. 국민연금 출범 이후 가장 많은 규모다.
핵심 인재 이탈 막을지 주목
24일 운용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다음달 3일 기금운용위원회를 열고 올해 기금운용직 성과급에 필요한 예산인 70억1000만원을 증액하는 안을 의결한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146억원5000만원을 올해 성과급 예산으로 확보했는데, 지난해 성과가 예상보다 높다 보니 성과급 지급에 필요한 예산도 추가로 늘리는 것이다. 전체 성과급이 216억6000만원에 달하면서 지급 대상인 기금운용본부의 운용역 289명(지난해 말 기준)은 1인당 평균 7500만원가량의 성과급을 받게 됐다.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는 소비자물가 상승률 이상의 성과를 올리면 성과급을 받는다. 얼마나 받는지는 최근 3년간 운용 수익률에 달렸다. 지난해 수익률은 50%, 2년과 3년 전 수익률은 각각 30%, 20%가 성과급에 반영된다. 기금 운용수익률은 2018년 -0.89%로 저조했으나 2019년 11.34%, 지난해 9.58% 등으로 선전해 3년간 평균 6.54%의 비교적 높은 성과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국민연금은 지난 7월 열린 기금운용위원회에서 기금운용본부 직원들에게 연봉의 평균 86.7%(기금운용본부장은 98.4%) 성과급을 지급하는 안을 의결했다.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관계자는 “이번에 지급하는 성과급은 연기금 출범 이후 사상 최대 규모”라며 “기금운용 성격상 각자 성과가 극명하게 갈려 개별적으론 많이 차이가 나다 보니 억대 성과급을 받는 운용역도 꽤 된다”고 말했다.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의 최근 5년간 1인당 평균 성과급은 △2017년(2016년 성과) 1681만원 △2018년 4682만원 △2019년 3435만원 △2020년 5657만원 등이었다.
국민연금의 이번 성과급은 국내 연기금 업계에선 최상위 수준이다. 시장에선 '세계 3대 연기금'이라는 국민연금의 지위와 930조원이 넘는 운용자산을 연간 100조원 안팎 늘리는 성과를 반영한 것이으로 해석하고 있다. 여기에 최근 성과가 좋아지면서 우수 인재를 유치하기 위한 조치라는 분석도 있다. 한 연기금 CIO는 "성과가 있는 곳에 보상이 있어야 공적 연기금도 우수한 인재가 오는데 그런 점에서 국민연금이 '형'의 역할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