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 있는 아침] 할머니의 사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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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와 문화의 가교 한경형형색색의 네모와 반원형 사물들이 투명한 용기 안에 들어 있다. 단맛 그리고 오묘한 색으로 아이들을 유혹하는 젤리를 유리병에 넣어 촬영한 것으로, 사진가 김광수가 어린 시절의 기억을 오브제를 통해 표현한 사진전 ‘설탕 유희’ 전시작의 하나다.
작가는 유년기 시골 장에서 할머니로부터 건네받아 입에 넣었던 알사탕의 달콤한 맛을 중년이 된 지금까지 잊을 수 없다. 그때 할머니는 아이에게 가장 위대한 존재였고 사탕의 맛은 형언할 수 없이 짜릿한 기쁨을 줬다.인생의 빛나는 기억들이 반드시 큰 사회적 성취나 경제적 성공의 순간만은 아니다. 특히 어린 시절에 겪은 따뜻한 사랑의 경험은 평생 한 사람의 삶을 든든히 지탱해주는 기둥이 되기도 한다. 할머니로부터 받은 사탕의 맛이 작가 인생의 가장 강렬한 달콤함으로 남아 있는 것은, 할머니의 무조건적 사랑의 힘 때문일 것이다.
유리병 속의 사탕과 젤리를 통해 투명한 어린 마음을 가득 채웠던 행복감을 표현한 이 사진들은 서울 서초동 무늬와 공간 갤러리에서 2022년 2월 16일까지 만나볼 수 있다.
신경훈 기자 khsh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