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바이 CEO “매장 절도 급증해 골치…온라인 강화” 주가는 급락

미국의 한 베스트바이 매장. 베스트바이 제공
미국의 가전제품 체인점인 베스트바이의 코리 배리 최고경영자(CEO)가 “매장 내 도난 강도 등 범죄가 급증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23일(현지시간) CNBC에 출연한 자리에서다.

배리 CEO는 “총 등을 소지한 채 매장에 들어와 물건을 훔쳐가는 조직적 범죄 행위가 눈에 띄게 늘고 있다”며 “충격적인 경험”이라고 토로했다. 그는 “고용 시장이 경색된 상황에서 직원 관리가 매우 힘들어졌다”며 “어떤 경우에도 고객과 직원 안전을 최우선으로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앞서 월그린스와 크로거, CVS헬스 등 다른 소매점도 절도 사건 증가에 대해 언급한 적이 있다. 월그린스는 절도 등 문제로 일부 상점의 문을 닫아야 했다고 전했다.

배리 CEO는 “종전까지 캘리포니아의 특정 지역이 범죄의 주요 타깃이었는데 지금은 미국 전역에서 문제가 되고 있다”며 “일부 상점을 폐쇄하고 경비원을 추가로 고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코리 배리 베스트바이 최고경영자(CEO)
베스트바이의 한 매장에선 12명 이상의 범죄자들이 몰려와 물건을 강탈해간 적도 있다는 게 배리 CEO의 얘기다. 지난주 캘리포니아의 노드스트롬 백화점 매장 두 곳도 약탈당했다.배리 CEO는 “약탈이 왜 늘고 있는지 이해하기 어렵지만 이런 행위를 멈추기 어렵다는 건 안다”며 “법 집행기관들은 때때로 매장 내 범죄보다 다른 사건 처리를 우선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베스트바이는 시장 기대치를 웃돈 3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베스트바이의 3분기 매출은 119억1000만달러로, 리피니티브가 집계한 시장 예상(115억8000만달러)을 웃돌았다. 주당순이익(EPS)은 시장 전망(1.91달러)을 여유있게 상회한 2.08달러를 기록했다.3분기 순이익은 4억9900만달러로, 작년 동기(3억9100만달러)보다 증가했다.

회사 측은 “재택근무하는 사람들이 새로운 가전제품을 적극 구입하고 홈 시어터 소비를 늘리면서 매출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베스트바이는 올해 실적 전망치를 소폭 상향 조정했다. 3분기 실적이 예상보다 호조를 보인 덕분이다. 올해 매출은 518억~523억달러로, 종전 전망치(510억~520억달러)보다 개선될 것으로 봤다. 동일 점포 매출은 종전 10.5%에서 11.5%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하지만 4분기 실적 전망은 밝지 않다. 4분기 매출은 164억~165억달러로, 동일 점포 기준 1~2%의 감소를 예상하고 있다고 회사 측은 밝혔다. 소비자들이 여행·레저 등 대외 활동으로 적극 눈을 돌리고 있기 때문이다.

공급난 탓에 원가가 상승했는데도 소비자들을 유인하기 위해 추가적인 할인 행사에 나서야 할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예상이다.

성장 동력으로 평가받던 온라인 매출이 갑자기 감소한 점도 베스트바이엔 마이너스 요인으로 꼽힌다.
미국의 가전제품 판매점인 베스트바이는 23일(현지시간) 3분기 호실적을 내놨는데도 부정적인 전망 때문에 주가가 큰 폭 하락했다.
베스트바이의 3분기 미국 내 온라인 매출은 작년 동기 대비 10.1% 급감한 것으로 집계됐다. 작년 3분기 매출은 1년 전보다 2.74배 급증했다. 팬데믹(대유행)에 따른 매장 폐쇄 때문이었다. 온라인 매출은 전체 판매액 대비 3분의 1 정도의 비중을 차지한다.

배리 CEO는 “재고가 늘면서 품목별 할인 행사가 조금씩 활발해질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가격만으로 경쟁하기보다 온라인 판매 및 우수 고객 서비스를 확대하는 방식으로 대처하겠다”고 말했다.이날 베스트바이 주가는 전날 대비 12.31% 급락한 주당 121.01달러로 마감했다. 부정적인 실적 전망 탓이다.

뉴욕=조재길 특파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