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주 베이지북·고용지표 나온다…"인플레 따른 금리 추이도 주목" [조재길의 지금 뉴욕에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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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수감사절 휴일을 하루 앞둔 2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시에선 관망세가 뚜렷했습니다. 제롬 파월 미 중앙은행(Fed) 의장의 재선임에 따른 긴축 강화 우려는 이미 시장에 소화가 됐다는 진단이 나옵니다.
시장은 다음달 초의 석유수출국기구(OPEC) 플러스 석유장관회의, 미 비농업 일자리 수 통계, 14~15일로 예정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등을 주목하고 있습니다.석유장관회의는 글로벌 인플레이션에 영향을 끼칠 국제 유가를 좌우할 것이란 점에서, FOMC는 증시 유동성을 결정한다는 점에서 중요한 이벤트로 꼽힙니다. 다음주 시장은 어떤 움직임을 보일까요.
아래는 오늘 아침 한국경제TV ‘투자의 아침’과의 생방송 인터뷰 내용입니다.
예년과는 확연히 달라진 분위기가 엿보입니다.일단 대형 할인 행사가 적습니다.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 첫해였던 작년만 해도 기업들이 재고를 밀어내기 위해 온라인에서라도 대규모 할인에 나섰는데요, 올해는 소비자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얘기가 많습니다.
무엇보다 사상 최악의 물류 적체 및 공급난 때문입니다. 유통업체들은 팔아야 할 물건을 제때 조달하는 데 애를 먹어왔습니다. 이미 갖고 있는 재고를 터는 데 집중하자는 기류가 뚜렷합니다. 할인폭도 예년과 달리 낮습니다.
추수감사절 휴일에 문을 닫는 기업도 눈에 띄게 늘었습니다.미 최대 유통점인 월마트와 타겟, 코스트코, 또 메이시스와 콜스 같은 백화점도 문을 열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연중 가장 큰 쇼핑 대목인 만큼 과거엔 문을 여는 곳이 많았는데, 극심한 인력난에 시달리는 올해는 대부분 폐장하기로 했습니다. 직원 이탈을 우려하는 겁니다. 대신 이튿날인 블랙프라이데이 때는 평소보다 일찍 문을 열고 더 늦게 닫기로 했습니다.
몇 가지 지표가 나왔는데, 일단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52년 만에 가장 적었습니다.
지난주 청구건수가 19만9000건이었는데, 전 주보다 7만1000이나 줄었습니다. 신규 청구건수가 20만 건을 밑돈 건 1969년 이후 처음입니다. 고용 시장이 상당히 빠르게 회복하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합니다.하지만 역으로 미국 내 인력난이 그만큼 심각하다는 방증입니다. 사람 구하기가 어렵다보니 인건비를 경쟁적으로 올리고 있는데, 다시 물가를 자극할 것이란 분석이 나옵니다.
마침 Fed가 주시하는 개인소비지출(PCE) 근원 물가도 발표됐는데요, 지난달 수치가 작년 동기 대비 4.1% 급등했습니다. 1991년 1월 이후 약 32년 만의 가장 큰 폭입니다. 근원 물가는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식료품을 제외한 지표입니다.
공급난과 인력난 속에서 미국 내 소비가 여전히 왕성하기 때문이란 게 대체적인 분석입니다. 상무부는 3분기 경제 성장률 수정치를 내놨는데, 종전의 2.0%보다 0.1%포인트 상향 조정했습니다.
고용과 소비 심리가 호조를 보인 가운데 물가 급등세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에 Fed가 다음달 15일 FOMC에서 테이퍼링(채권 매입 감축) 속도를 높일 것이란 관측이 힘을 얻고 있습니다.
불안한 장세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에 당분간 공급망 교란과 물가상승 추이를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지난 이틀간 실적을 발표했던 베스트바이와 줌, 애버크롬비 등은 시장 예상을 상회한 3분기 성적표를 내놨는데도 향후 전망이 불투명하다는 이유로 발표 당일 주가가 급락했습니다.
공급망 혼란 속에서 3분기 실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던 갭과 노드스트롬 주가는 곤두박질쳤습니다. 가격 인상 등으로 적극적인 물가 대처에 나선 달러트리 등 일부 소매업체 주가만 뛰었습니다.
에너지를 비롯한 물가 상승세가 기업 실적에 추가 부담을 안겨줄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2년과 10년 만기 국채 금리도 눈여겨봐야 하는데요, 조기 금리 인상 가능성이 또 제기되면 기술주가 많은 나스닥에 충격을 줄 수 있습니다.
다음주 주목해야 할 이슈는 베이지북과 고용 지표입니다.베이지북은 FOMC가 열리기 2주일 전에 발표되는 경기동향 보고서인데, 다음달 중순에 진행되는 올해의 마지막 FOMC를 앞두고 어떤 경기 진단을 내놓을지 관심이 쏠립니다.
FOMC 위원들은 다음달 회의에서 테이퍼링 속도를 조절할지 여부를 결정합니다. 이달부터 150억달러씩 줄여나가는 채권 매입 규모를 확대하면 조기 금리 인상 우려가 불거질 수 있습니다.다음주 금요일에 나오는 비농업 일자리 수는 경기 상황을 가장 정확하게 반영하는 지표 중 하나입니다. 전달처럼 예상을 뛰어넘는 고용 회복세가 확인되면 증시가 반길 수 있습니다. 같은날 실업률도 공개됩니다. 전달 실업률은 4.6%로 양호했습니다.
다음주 실적을 발표하는 기업 중 눈여겨 볼만한 곳으로는 세일즈포스와 크로거, 달러제너럴 등이 있습니다.
지금까지 뉴욕에서 한국경제신문 조재길이었습니다.
<다음주 예정된 주요 경제지표·일정>
29일(월) 잠정주택판매(10월, 전달엔 -2.3%)
30일(화) 시카고 구매관리자지수(11월, 전달엔 68.4) / 컨퍼런스보드 소비자신뢰지수(11월, 전달엔 113.8) / S&P케이스-실러 주택가격지수(9월, 전달엔 19.8%) / 실적 발표 : 세일즈포스 휴렛패커드엔터프라이즈
12월 1일(수) 베이지북(오후 2시) / 마킷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최종치, 11월) / ISM 제조업지수(11월, 전달엔 60.8%) / ADP 민간고용 보고서(11월, 전달엔 57만1000명) / 건설지출(10월, 전달엔 -0.5%) / 실적 발표 : 컨스털레이션브랜즈 이항홀딩스
2일(목) 신규 주간 실업수당 청구건수 / 실적 발표 : 크로거 달러제너럴 얼타뷰티 도큐사인 커크랜드3일(금) 비농업 일자리 수(11월, 전달엔 53만1000명) / 실업률(11월, 전달엔 4.6%) / 마킷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최종치, 11월) / ISM 서비스업지수(11월, 전달엔 66.7%)
뉴욕=조재길 특파원 road@hankyung.com
시장은 다음달 초의 석유수출국기구(OPEC) 플러스 석유장관회의, 미 비농업 일자리 수 통계, 14~15일로 예정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등을 주목하고 있습니다.석유장관회의는 글로벌 인플레이션에 영향을 끼칠 국제 유가를 좌우할 것이란 점에서, FOMC는 증시 유동성을 결정한다는 점에서 중요한 이벤트로 꼽힙니다. 다음주 시장은 어떤 움직임을 보일까요.
아래는 오늘 아침 한국경제TV ‘투자의 아침’과의 생방송 인터뷰 내용입니다.
▶미 현지 시간으로 추수감사절을 하루 앞두고 있는데요. 현지 쇼핑, 유통가 분위기는 어떤가요? 코로나 이전과 같은 느낌으로 나타나고 있을까요?
예년과는 확연히 달라진 분위기가 엿보입니다.일단 대형 할인 행사가 적습니다.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 첫해였던 작년만 해도 기업들이 재고를 밀어내기 위해 온라인에서라도 대규모 할인에 나섰는데요, 올해는 소비자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얘기가 많습니다.
무엇보다 사상 최악의 물류 적체 및 공급난 때문입니다. 유통업체들은 팔아야 할 물건을 제때 조달하는 데 애를 먹어왔습니다. 이미 갖고 있는 재고를 터는 데 집중하자는 기류가 뚜렷합니다. 할인폭도 예년과 달리 낮습니다.
추수감사절 휴일에 문을 닫는 기업도 눈에 띄게 늘었습니다.미 최대 유통점인 월마트와 타겟, 코스트코, 또 메이시스와 콜스 같은 백화점도 문을 열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연중 가장 큰 쇼핑 대목인 만큼 과거엔 문을 여는 곳이 많았는데, 극심한 인력난에 시달리는 올해는 대부분 폐장하기로 했습니다. 직원 이탈을 우려하는 겁니다. 대신 이튿날인 블랙프라이데이 때는 평소보다 일찍 문을 열고 더 늦게 닫기로 했습니다.
▶휴장을 앞두고 여러 경제 지표가 발표됐는데요, 가장 눈여겨볼 부분을 짚어주신다면?
몇 가지 지표가 나왔는데, 일단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52년 만에 가장 적었습니다.
지난주 청구건수가 19만9000건이었는데, 전 주보다 7만1000이나 줄었습니다. 신규 청구건수가 20만 건을 밑돈 건 1969년 이후 처음입니다. 고용 시장이 상당히 빠르게 회복하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합니다.하지만 역으로 미국 내 인력난이 그만큼 심각하다는 방증입니다. 사람 구하기가 어렵다보니 인건비를 경쟁적으로 올리고 있는데, 다시 물가를 자극할 것이란 분석이 나옵니다.
마침 Fed가 주시하는 개인소비지출(PCE) 근원 물가도 발표됐는데요, 지난달 수치가 작년 동기 대비 4.1% 급등했습니다. 1991년 1월 이후 약 32년 만의 가장 큰 폭입니다. 근원 물가는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식료품을 제외한 지표입니다.
공급난과 인력난 속에서 미국 내 소비가 여전히 왕성하기 때문이란 게 대체적인 분석입니다. 상무부는 3분기 경제 성장률 수정치를 내놨는데, 종전의 2.0%보다 0.1%포인트 상향 조정했습니다.
고용과 소비 심리가 호조를 보인 가운데 물가 급등세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에 Fed가 다음달 15일 FOMC에서 테이퍼링(채권 매입 감축) 속도를 높일 것이란 관측이 힘을 얻고 있습니다.
▶끝으로 향후 주요 일정과 함께 이벤트를 종합해서 말씀해주시죠.
불안한 장세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에 당분간 공급망 교란과 물가상승 추이를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지난 이틀간 실적을 발표했던 베스트바이와 줌, 애버크롬비 등은 시장 예상을 상회한 3분기 성적표를 내놨는데도 향후 전망이 불투명하다는 이유로 발표 당일 주가가 급락했습니다.
공급망 혼란 속에서 3분기 실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던 갭과 노드스트롬 주가는 곤두박질쳤습니다. 가격 인상 등으로 적극적인 물가 대처에 나선 달러트리 등 일부 소매업체 주가만 뛰었습니다.
에너지를 비롯한 물가 상승세가 기업 실적에 추가 부담을 안겨줄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2년과 10년 만기 국채 금리도 눈여겨봐야 하는데요, 조기 금리 인상 가능성이 또 제기되면 기술주가 많은 나스닥에 충격을 줄 수 있습니다.
다음주 주목해야 할 이슈는 베이지북과 고용 지표입니다.베이지북은 FOMC가 열리기 2주일 전에 발표되는 경기동향 보고서인데, 다음달 중순에 진행되는 올해의 마지막 FOMC를 앞두고 어떤 경기 진단을 내놓을지 관심이 쏠립니다.
FOMC 위원들은 다음달 회의에서 테이퍼링 속도를 조절할지 여부를 결정합니다. 이달부터 150억달러씩 줄여나가는 채권 매입 규모를 확대하면 조기 금리 인상 우려가 불거질 수 있습니다.다음주 금요일에 나오는 비농업 일자리 수는 경기 상황을 가장 정확하게 반영하는 지표 중 하나입니다. 전달처럼 예상을 뛰어넘는 고용 회복세가 확인되면 증시가 반길 수 있습니다. 같은날 실업률도 공개됩니다. 전달 실업률은 4.6%로 양호했습니다.
다음주 실적을 발표하는 기업 중 눈여겨 볼만한 곳으로는 세일즈포스와 크로거, 달러제너럴 등이 있습니다.
지금까지 뉴욕에서 한국경제신문 조재길이었습니다.
<다음주 예정된 주요 경제지표·일정>
29일(월) 잠정주택판매(10월, 전달엔 -2.3%)
30일(화) 시카고 구매관리자지수(11월, 전달엔 68.4) / 컨퍼런스보드 소비자신뢰지수(11월, 전달엔 113.8) / S&P케이스-실러 주택가격지수(9월, 전달엔 19.8%) / 실적 발표 : 세일즈포스 휴렛패커드엔터프라이즈
12월 1일(수) 베이지북(오후 2시) / 마킷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최종치, 11월) / ISM 제조업지수(11월, 전달엔 60.8%) / ADP 민간고용 보고서(11월, 전달엔 57만1000명) / 건설지출(10월, 전달엔 -0.5%) / 실적 발표 : 컨스털레이션브랜즈 이항홀딩스
2일(목) 신규 주간 실업수당 청구건수 / 실적 발표 : 크로거 달러제너럴 얼타뷰티 도큐사인 커크랜드3일(금) 비농업 일자리 수(11월, 전달엔 53만1000명) / 실업률(11월, 전달엔 4.6%) / 마킷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최종치, 11월) / ISM 서비스업지수(11월, 전달엔 66.7%)
뉴욕=조재길 특파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