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 협동조합 덕에 비용 확 줄어"

중소기업들은 중소기업협동조합의 공동 사업으로 비용을 절감하고 업종 간 협업을 강화하는 등 시너지 효과를 보고 있다. 특히 중소기업협동조합에 대한 지방자치단체의 지원 조례 제정이 확대되면서 각종 예산 지원도 늘어나는 추세다.

○임차 주유소도 신용으로 유류구매


한국주유소운영업협동조합(이사장 김문식)은 2018년부터 중소기업중앙회가 시행하는 ‘원부자재 공동구매 전용보증 사업’에 참여해 영세 조합원사(주유소) 지원에 앞장서고 있다. 유류 구매는 대부분 국내 정유사의 대리점을 통해 이뤄지는데, 영세주유소는 신용보증이 없어 구매가 어려웠다. 하지만 이 사업을 통해 임차 주유소도 신용으로 유류 구매가 가능해졌다.지난해 395억원이던 조합의 공동구매 매출은 올해 9월 이미 442억원을 기록해 작년보다 실적이 12% 상승했다. 현재 추세라면 연내 500억원 돌파도 기대해볼 수 있다. 조합 관계자는 “공동구매사업 실적이 매우 증가해 고무적”이라며 “주유소의 유휴공간을 활용한 수익사업 모델을 개발 중이며 조합 부설 연구소 설립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공동구매로 ‘두 마리 토끼’ 잡아


충북작물보호제판매업협동조합(이사장 진주용)은 농약을 비롯해 농자재, 농업용 비닐, 비료, 퇴비 등을 공동구매해 시중 가격보다 약 30% 저렴하게 조합원사에 공급하고 있다. 조합은 공동구매사업으로 조합 수익(2020년 기준 269억원)을 올리고, 조합원사의 만족도도 높였다. 보통 조합원사가 도매상에서 농약 등을 구매하려면 상자 단위로 사야 해서 재고를 보관하는 데 부담이 컸다.

조합은 창고를 보유하지 않은 소규모 조합원사를 위해 소포장 단위로 포장하고 조합이 보유하고 있는 5t트럭 2대로 매일 배송해 조합원사의 재고 부담을 덜어줬다. 조합 관계자는 “90% 이상의 조합원사가 우리 조합을 통해서만 물품을 구매할 만큼 강한 결속력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람회 개최 비용 지원


경남공예협동조합(이사장 허일)은 경상남도로부터 경남공예박람회 개최 비용으로 매년 8400만원을 지원받고 있다. 이 비용은 공예품 전시 부스 설치, 부대행사 운영에 사용된다. 조합의 대표 행사인 경남공예박람회는 경남지역 최고 장인들이 모이는 행사로 2004년 시작돼 매년 평균 80여 조합원이 참여하고 있다. 또한 조합은 대한민국공예품대전의 지역 예선격인 경상남도공예품대전의 주관을 맡아 경상남도에서 매년 3600만원을 지원받고 있다. 조합 건물에 있는 공예품 상설전시판매장 운영비도 매년 7200만원을 지원받고 있다.

○노후 산업단지 개선비용 지원


경기 포천 포천양문일반산업단지에 있는 포천양문패션칼라사업협동조합(이사장 이향래)은 조합원사가 44곳이다. 산업단지를 포천시에서 위탁받아 운영하고 있다. 조합은 경기도와 포천시의 ‘노후산단 개선사업’에 선정돼 경기도에서 2억원, 포천시에서 4억6000만원 등 6억6000만원을 지원받았다. 조합은 지원금으로 폐수처리장 내 전기실, 상황실 등을 개·보수하고 공업용 취수·배수 시설, 공단 이정표 안내판 등을 개선했다. 조합 부담금은 2000만원에 불과했다.

경기도는 ‘중소기업협동조합 육성을 위한 조례’를 지난해 7월 제정했다. 조례에는 “경기도가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협업, 공동사업 플랫폼으로 중소기업협동조합의 중요성에 관해 인식하고 활성화 기반을 조성하기 위해 노력한다”고 명시했다. ‘협동조합 간의 협력지원’(제4조)과 ‘중소기업협동조합 활성화의 촉진’(제6조) 등의 내용도 남겼다. 포천시는 지난해 9월 지원 조례를 제정했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