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대 인플레' 경고한 한은…'돈줄 죄기' 더 빨라진다 [김익환의 BOK워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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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물가전망 1.5→2%로 대폭 상향한국은행이 내년 소비자물가 전망치를 2%대로 대폭 끌어올렸다. 올해 물가는 2.3%로 내다봤다. 올해는 물론 내년까지 물가가 한은의 목표치(2%)를 웃돌 것으로 전망한 것이다. 경제전망을 통해 인플레이션 우려를 간접적으로 내비친 만큼 한은이 기준금리 인상속도를 높일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올해 11,12월에 물가 3%대 초중반 전망
추세적 인플레 예고?
내년 말 금리 연 1.75% 이상 올리나
한은은 25일 발표한 '11월 경제전망보고서'에서 올해 소비자물가를 종전 2.1%에서 2.3%로 높였다. 내년 소비자물가는 1.5%에서 2%로 대폭 끌어올렸다.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올해 4.0%, 내년 3.0%로 바꾸지 않았다. 2023년은 2.5%로 내다봤다. 이번 경제전망에서 주목되는 것은 소비자물가다. 올해 소비자물가 전망치가 현실화하면 연간 물가 기준으로 2011년(4.0%) 후 가장 높다. 한은은 올해 11월과 12월 물가가 평균 3%대 초중반을 기록할 것이라고 봤다.
내년 소비자물가도 2%로 제시한 것은 이례적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1.7%), 자본시장연구원(1.5%) 등 다른 기관들의 전망치를 훌쩍 넘어선다.
통화정책을 관할하는 한은의 소비자물가 전망치 등은 기대인플레이션율 등 소비자의 전망에 영향을 미친다. 물가 안정목표를 뒷받침하기 위해 물가 전망치를 보수적으로 잡는다. 물가가 2%로 예상이 되어도 소비자 심리에 미칠 영향을 반영해 1.9% 수준으로 낮춰 잡을 유인이 높다. 하지만 내년 2% 전망을 제시한 것은 그만큼 물가 상승속도가 빠르고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된 것이다. 올해는 물론 내년에도 한은의 목표치(2%)를 넘어설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한은이 인플레이션 가능성을 적잖게 보고 있다는 방증으로 풀이된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도 이날 통화방향문에서 "앞으로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8월 전망경로를 상회해 2%를 상당폭 웃돌다가 점차 낮아져 내년중 연간으로 2% 수준을 나타낼 것"이라고 평가했다.
물가안정이 설립목적인 한은으로서는 소비자물가 전망치를 손질하며 긴축적 통화정책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보인다. 이날 연 0.75%에서 연 1.00%로 올린 기준금리를 내년 1~2월에 이어 추가적으로 인상할 뜻을 간접적으로 내비쳤다는 분석도 나온다. 시장 관계자들은 내년 1분기 말 기준금리가 연 1.25%로 올라가고 내년 말 1.75% 이상까지 올릴 것으로 보고 있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