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삼성 유치에도 반도체 투자는 세계 7분의 1 수준"

삼성전자 등의 대규모 미국 투자에도 미국의 반도체 관련 투자 유치액은 전 세계 투자액의 7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전 세계 반도체 생산업체들이 올해 발표한 투자액은 1천460억 달러(약 174조원)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생 전보다 약 50%, 5년 전보다는 2배로 각각 늘어났다.이 가운데 80% 정도는 아시아지역에 투자될 예정이며 미국이 유치한 투자는 전체의 7분의 1 정도로 2년 전과 비슷한 수준이다.

이런 상황은 2025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됐다.

반도체 산업에서 미국 기업들의 비중은 절반 정도에 이를 정도로 크지만, 대부분 설계만 하고 생산은 외국기업에 맡기고 있다.이 때문에 미국 내 반도체 생산량은 전체의 13%에 불과한 것으로 미국반도체산업협회는 보고 있다.

반면 한국과 대만, 일본, 중국의 반도체 생산량은 전 세계의 4분의 3에 달한다.

미국 상공회의소도 최근 보고서에서 향후 10년간 신설될 반도체 생산설비의 6%만이 미국에 들어설 것으로 분석했다.상공회의소는 한국과 중국 같은 국가들이 자국 반도체 산업에 막대한 투자를 하면서 공급 주도권 유지를 꾀하고 있는 사이 미국의 국내 생산은 제자리를 맴돌면서 경쟁에서 뒤처지고 있다고 개탄했다.

미국은 첨단공장 입지와 숙련된 노동력, 지식재산권 보호, 고객과의 접근성 등의 면에서 강점을 가지고 있지만, 높은 생산비용으로 인해 투자 유치에 어려움이 있다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경쟁국들은 막대한 보조금을 지급하면서 반도체 산업 투자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고 저널은 지적했다.수년 전부터 자국 반도체 업체에 대규모 보조금을 지원하고 있는 대만과 중국은 물론 일본도 총 1조 엔(약 10조3천억원) 규모의 반도체 민간투자 지원책을 마련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첨단 반도체 생산 공장 건설에 보조금을 주는 법안을 다음 달 임시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며,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로서 일본 내 공장 건설을 발표한 대만 TSMC가 첫 지원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다.

한국도 2030년까지 연간 반도체 수출량을 2배로 늘린다는 목표 아래 수십억 달러의 세제 혜택과 저금리 자금 지원 등을 계획하고 있다고 저널은 전했다.

저널은 미국도 삼성전자 등의 투자를 유치하는 성과를 거두기는 했지만 아직은 기대에 못 미치는 수준이라면서 다만 양보다 질적인 면에서의 성장은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평가했다.카운터포인트 리서치에 따르면 미국의 10나노미터(nm)급 이하 최첨단 반도체 생산량 비중은 현재 전체의 16%에서 2027년에는 24% 정도까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