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터로 거르고 비타민 넣고…"난 씻는 물도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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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 Story마시는 물만큼 중요한 게 몸에 닿는 물이다. 한국 수돗물은 마셔도 될 정도로 깨끗하지만, 지어진 지 오래된 집은 수도관이 낡아 녹물이나 불순물이 섞여 나오는 일도 적지 않다. 정수장에서는 깨끗한 물이라도 막상 내 집 수도꼭지에선 오염된 물이 나올 수 있다. 지난해에는 전국적으로 수돗물에서 ‘깔따구’ 유충이 발견되면서 깨끗한 물에 대한 수요가 크게 늘었다.
‘닿는 물’에 신경 쓰는 사람이 늘면서 샤워기나 싱크대에 부착하면 물을 정화해주는 필터 시장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최근 인기를 끄는 샤워기 필터는 기존에 쓰던 호스에 샤워기 머리 부분만 교체해 사용하는 제품이다. 물을 사용할수록 필터가 더러워지는 게 눈으로 보인다는 게 인기 요인이다. 필터 교체 시기를 가늠할 수 있는 데다 그만큼 많은 오염물질을 걸러냈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지기 때문이다. 샤워기뿐 아니라 일반 수도꼭지에도 비슷한 방식의 필터를 장착할 수 있다. 교체 주기는 1~3개월가량이다.이물질을 걸러내는 것을 넘어 비타민을 함유하거나 물에서 향이 나도록 고안된 샤워기 필터도 있다. 피부 진정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 성분을 필터에 넣어 물에 녹아들도록 하는 식이다. 같은 방식으로 물에서 나는 향도 조절한다. 라벤더나 복숭아, 체리, 화이트 머스크 등 취향에 맞는 향을 선택할 수 있다.
집에서뿐만 아니라 여행지에 가서도 깨끗한 물을 사용하려는 수요에 맞춘 여행용 샤워기 필터도 있다. 일반 샤워기 필터는 샤워기 머리 부분 전체를 바꿔줘야 하는데, 여행용 필터는 호스와 샤워기 머리 사이에 끼울 수 있는 게 특징이다. 그만큼 필터가 짧아지기 때문에 오랜 기간 사용하기보다 여행지에서 쓰기에 적합하다.
나수지 기자 suj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