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개월 만에 막 내린 제로금리 시대

한은, 기준금리 年1%로 인상

가계 부채·인플레이션 우려
대출금리 연 6%대 '초읽기'
한국은행은 25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어 기준금리를 연 0.75%에서 연 1%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지난 8월 기준금리를 연 0.5%에서 연 0.75%로 올린 이후 석 달 만에 추가 인상에 나섰다. 코로나19 사태 대응을 위해 작년 3월부터 이어진 ‘연 0%대 기준금리 시대’가 1년8개월 만에 막을 내렸다.

한은은 코로나19로 위축됐던 경기가 회복 국면에 들어섰다는 판단에 따라 기준금리를 높였다고 설명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국내 경제가 꾸준한 회복세를 보이는 데다 물가 상승 압력이 당초 예상보다 확대될 것이라는 점이 반영됐다”며 “불어나는 가계부채 등 금융 불균형 누적 위험 등도 고려했다”고 말했다.한은은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상당 기간 목표치를 웃돌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은의 물가안정 목표는 2%다. 한은은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기존 2.1%에서 2.3%로 상향 조정했다. 내년 전망치도 종전 1.5%에서 2.0%로 끌어올렸다. 2% 아래로 낮아지는 시점은 2023년으로 예상했다.

한은은 내년 1분기 기준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 총재는 “이번 인상으로 기준금리가 연 1%가 됐지만 여전히 완화적이며 실물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주지 않고 뒷받침하는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내년 1분기 금리 인상을 배제할 필요가 없다”고 했다. 한은 금통위는 내년 1분기 1, 2월에만 열리기 때문에 시장에선 한은이 1, 2월에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추가 인상할 것으로 보고 있다.

기준금리 인상이 이어지면 현재 상단이 연 5%대인 대출금리(주택담보대출 고정금리 기준)가 연 6%대에 진입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그간 기준금리 인상을 선반영해 치솟은 시장금리는 이날 하락했다.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이날 0.08%포인트 내린 연 1.933%로 마감했다. 원·달러 환율은 미국의 금리 인상 시점이 당겨질 것이란 관측에 더 영향을 받아 3원70전 오른 1190원20전에 마감했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