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보다 더 올랐네"…은행 예적금 금리 3% 육박

한국은행 기준금리 1.0%로 0.25%포인트 인상
은행들, 예적금 금리 최대 0.40%포인트 올려

예대금리차 확대로 고객 불만 감안한 듯
금감원장 "예금금리, 대출금리와 굉장히 벌어져"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주요 시중은행들이 예·적금 금리를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분을 뛰어넘는 수준으로 올렸다. 그간 대출금리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예대금리차 확대에 따른 고객 불만이 쌓인데다 금융당국이 수신금리 산정 체계를 점검하겠다고 나선 영향으로 풀이된다.

26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과 하나은행, 우리은행이 예금, 적금 등 수신상품 금리를 최대 0.40%포인트 인상한다고 밝혔다. 전날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연 1.0%로 이전보다 0.25%포인트 인상했다. 하나은행은 이날부터 '주거래하나 월복리적금' 등 5개 상품에 대한 금리를 0.25%~0.4%포인트 가량 상향 조정한다. 이를 통해 '하나원큐 적금' 금리는 최고 연 2.6%, '하나의 여행적금'은 최고 연 2.7%로 각각 변경된다. 추가로 오는 29일부터 '도전365적금'을 비롯해 13개 상품에 대한 금리를 0.25%포인트 올린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기준금리 인상에 발맞춰 예·적금 수요자의 불확실성을 해소하고자, 빠르게 수신금리 인상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우리은행도 이날부터 수신상품 금리를 0.25%~0.4%포인트 가량 올린다. 적용 대상은 19개 정기 예금과 28개의 적금, 3개의 입출식 통장 상품이다. '우리 Super 정기예금'은 최고 연 1.15%에서 1.45%로, 우리 Super 주거래 적금은 최고 연 2.55%에서 연 2.80%로, 우리 으쓱(ESG) 적금은 최고 연 1.65%에서 2.05%로 금리가 변경된다. 인상된 금리는 이날부터 가입하는 상품에 적용된다. 입출식 통장은 시행일 이후 첫 이자결산일부터 적용된다. 우리은행 측은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예금상품의 금리를 신속하게 인상했다"면서 "서민들의 자산형성에 보탬이 되는 상품과 서비스를 지속해서 제공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KB국민은행도 오는 29일부터 43개 예·적금 등 수신 상품 금리를 최대 0.40%포인트 올리기로 했다. '국민수퍼정기예금' 등 정기예금 17개 상품과 'KB두근두근여행적금' 등 적립식 예금 26개 상품 금리가 적용 대상이다. 이에 비대면 전용상품 KB반려행복적금의 3년 만기 기준 최고금리는 연 3.10%로, KB더불모아 예금의 1년 기준 최고금리는 연 1.80%로 높아진다.

특히, 소상공인 관련 우대상품의 적금도 최고 0.40%포인트 인상된다. 3년 만기 KB가맹점우대적금의 최고금리는 기존 연 2.10%에서 2.50%로, 사업자우대적금은 연 2.45%에서 2.85%로 각각 변경된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특화상품인 'KB 그린웨이브(KB Green Wave 1.5℃' 정기 예금 금리도 0.30%포인트 올라 1년 기준 최고 연 1.7%가 적용된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기준금리 인상과 시장금리 상승분을 반영해 수신금리 인상을 결정했다"면서 "소상공인과 ESG 관련 상품의 우대금리를 상대적으로 더 높였다"고 설명했다.

이외에 신한은행과 NH농협은행도 다음주 중으로 예·적금 금리를 0.20%∼0.40%포인트 올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처럼 은행들이 기준금리 인상 폭(0.25%포인트)보다 더 많이 예·적금 금리를 올린 이유는 최근 대출금리는 빠르게 상승했던 반면 예금금리는 인상 속도가 더디고 폭이 적다는 비판이 많았기 때문이다. 여기에 금융당국의 압박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19일 시중은행 여신 담당 부행장을 소집, 여·수신 금리 산정 체계를 점검하겠다고 했다. 정은보 금융감독원장도 최근 "예금금리와 대출금리 차이가 현재 굉장히 벌어져 있다"고 언급하며, 문제가 있는지 살펴보겠다고 밝힌 바 있다.

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