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데이트 살인' 조카 변호 사과에…김부선 과거 첫 언급 재조명

김부선 "이재명에 들었다" 살인 조카 변호 언급

李 "나 아닌 형님 부부로부터 들은 것"
김부선 "2007년 李에 직접 들어…형님과 통화안해"
사진=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과거 조카가 데이트 살인을 저지른 후 변호한 것을 사과했다.

이에 배우 김부선 씨가 과거 이 사실을 처음 거론했던 일이 재조명되고 있다. 해당 발언은 지난 7월 김 씨가 이 후보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한 과정에서 변호를 맡았던 강용석 씨 입을 통해 처음으로 알려졌다.강 변호사는 재판과정에서 “이 지사의 조카가 살인죄를 저질러서 무기징역을 살고 있다는 (김 씨의) 진술조서가 있다”며 “이 지사를 통해서 듣지 않으면 알 수 없는 내용”이라고 주장했다.

김 씨와 이 후보가 과거 연인관계였다는 점을 증명할 증거로 ‘조카 살인죄’ 진술을 거론한 것이다.

당시 김 씨는 강 변호사를 향해 “오버 좀 안 했으면 좋겠다”며 불편한 기색을 내비쳤지만, 이후 김 씨 본인도 페이스북을 통해 해당 사건을 지속해서 거론했다.김 씨는 지난 7월 11일 이 후보가 자신에게 조카 살인죄를 고백했던 상황에서 놀랐던 것은 다름 아닌 ‘비정함’이라고 언급했다. 김 씨는 “자기 큰누나 아들이 사람을 죽여 사형을 받았다고 내게 고백했을 때 조카의 살인죄보다 이재명의 그 비정함에 나는 많이 놀랐다. 면회는 갔느냐는 내 질문에 혹여 면회기록이라도 남아 훗날 출세에 지장이라도 있을까 한 번도 면회를 가지 않았다는 말에 오만 정이 다 떨어졌다”며 “이재명 누나 집이 성남인데 성남시장 나올 즈음 이사까지 시켜 그 비밀을 숨겼다는데 사실이냐”라고 반문했다.

이후 며칠 뒤에는 “(조카) 범죄 사실은 박 씨(이 후보 형수)가 말해준 것이 아니다. 반대로 김부선이 박 씨에게 그 사건이 사실이냐고 물어봤다. 사실이라고 했고, 박 씨는 오히려 조카는 사람을 1인 이상 죽였다고 했다. 심지어 가족 중 이재명의 형제자매들, 그들 자녀에게조차 범죄행위를 비밀로 하고 있다고 했다”고 적으며 폭로를 이어갔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사진=뉴스1)
김 씨가 9월 13일에 적은 글에서는 이 후보가 조카의 변론을 맡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재명! 우리 관계 발설하면 나도 죽인다고 했었지. 세상에 사람을 어떻게 죽일 수가 있느냐고 대체 뭐로 사람을 죽였는지 묻자 ‘몰라 돌로 쳤다나, 칼로 찔러댔나 난 잘 몰라’ 그랬었는데. 그래서 더는 묻지 못했었는데 변호를 1, 2심까지 다 했더라”라고 전했다.그 이후에도 “조카 살인 사건은 2007년 내 집에서 이재명과 교도소 인권에 관하여 대화하다 우연히 듣게 됐다. 10년 넘게 침묵하느라 많이 힘들고 무섭고 억울했다. 이 끔찍한 사연을 저는 이미 9년 전에 한 여성 기자에게 말했다. 그 기자는 2018년 여름 분당경찰서에 참고인으로 직접 자진 출석하여 진술하고 왔다”며 “그런데도 이재명은 최근까지 라디오 방송에 나가 한 번도 뵌 적 없는, 통화조차 한 번도 한 적 없는 형님께 들은 얘기라며 고인을 또 죽였다. 저의 영혼을 또 죽였다”고 분개했다.

이 후보는 지난 24일 조카의 교제 살인 사건에 대해 "제 일가 중 일인이 과거 데이트폭력 중범죄를 저질렀는데, 그 가족들이 변호사를 선임할 형편이 못돼 일가 중 유일한 변호사인 제가 변론을 맡을 수밖에 없었다"며 "이미 정치인이 된 이후여서 많이 망설여졌지만, 회피가 쉽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이어 "어젯밤 양주시에서 최근 발생한 데이트폭력 피해자 유가족과 간담회를 했다. 창졸간에 가버린 외동딸을 가슴에 묻은 두 분 부모님의 고통을 헤아릴 길이 없었다"면서 "데이트 폭력은 모두를 불행에 빠뜨리고 처참히 망가뜨리는 중범죄"라고 강조했다.이 후보가 언급한 ‘데이트폭력 중범죄’는 2006년 5월 서울에서 벌어진 ‘강동구 모녀 살인사건’이다. 이 후보 조카는 여자친구가 이별을 통보하자 집으로 찾아가 전 여자친구와 그의 모친을 흉기로 각각 19번, 18번 찔러 살해했다. 전 여자친구의 부친은 칼을 피하고자 아파트 5층에서 뛰어내려 중상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이 후보는 조카의 1·2심 변론을 맡아 조카가 심신미약 상태였다며 감형을 요청했다. 그러나 재판부에서 이를 받아들이지 않아 2007년 대법원에서 무기징역이 확정됐다. 이 후보는 과거 PC방 살인사건 당시 정신질환 감형에 분노를 표출한 바 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