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사 출신으로 외교관이 된 비결은?

[외교관 후보자 선발시험 화제 2인]

신채은씨, 간호사 생활 1년만에 접고 2년간 공부 끝 합격
박예은씨, 23세 최연소 합격..."교양 외교사 읽기 큰 도움"
"간호사 출신으로 우리나라가 보건 안보 분야에서 국가 간 연대와 협력의 국제질서를 선도하는데 기여하는 외교관이 되겠습니다."
올해 외교관후보자 선발시험(일반외교)에서 차석으로 합격한 신채은씨의 포부다. 서울대 간호학과 출신의 신 씨는 졸업후 대학병원에서 간호사로 1년간 근무했다. 하지만, 근무중 이따금씩 학창시절 '외교관의 꿈'이 떠올라 지체하면 늦을 것 같아 사표를 던지고 본격적으로 공부를 시작했다. 고교땐 문과를 나왔지만 교차지원을 통해 간호학과에 입학한 신 씨는 공부시작 2년만에 좋은 성적으로 합격했다.

함께 인터뷰에 응한 박예은씨는 1998년생 최연소 합격자다. 올해 만 23세인 박 씨의 수험기간은 1년. 박 씨는 수험기간동안 주중에는 오전 강의 듣기·오후 내용복습 문제풀이를 통해 공부를 했다고 전했다. 대신 주말은 마음의 여유를 가지고 공부한 것을 리마인드하는 시간을 가진 것이 짧은 시간안에 합격할 수 있었던 비결로 꼽았다. 인사혁신처는 지난 10월25일 올해 외교관 후보자 선발시험 합격자 41명을 발표했다. 올해는 모두 1490명이 응시해 36.3대1의 실질 경쟁률을 보였다. 눈에 띄는 것은 여성합격자 비율이다. 올해 여성합격자는 모두 26명으로 전체 합격자의 63.4%를 차지했다. 지난해(52.9%)보다 10.5%P 늘어났다. 최연소 합격자는 23세로 남·여 각각 한명씩이었다.지난 1월18일에 시작된 제8기 외교관 후보자 연수는 오는 12월3일 마무리된다.

◆간호사 출신으로 차석 합격

'오전 7시20분 기상, 신문읽기/ 8~12시 오전 학습/12시30분~18시 오후 학습/18~20시 운동/20~23시50분 저녁 학습/ 0시30분 취침' 신채은씨가 밝힌 1일 수험생활 패턴이다. 신 씨는 대신 주말은 오후공부를 한 다음은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면서 스트레스를 해소 했다고 밝혔다. 이과생이었던 신 씨는 학원 종합반 강의를 들으면서 기초를 다졌다. 불필요한 에너지와 시간 소모를 줄이기 위해 스터디에는 참여하지 않았다고 했다. 오랜 수험기간 건강유지를 위해 주3회 요가와 필라테스를 통해 굳어진 몸과 마음을 풀었다. 신 씨는 "2차시험 전 한달을 제외하곤 거의 운동을 거르지 않았다"며 "건강덕분에 최종시험까지 완주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신 씨는 지난해 치른 2차시험에서 소수점으로 아깝게 불합격했다. 이 때문에 슬럼프에 빠질 법도 했지만 신 씨는 오히려 "이듬해는 수석으로 합격하자"란 목표를 세웠다. 이를 위해 '모의고사마다 상위 30%안에 들기' '최고답안 작성하기' 등의 목표달성을 위한 작은 목표를 세워 의미부여를 했다. 신 씨는 "무모한 목표라고 생각하겠지만 이것이 슬럼프를 극복할 수 있는 힘이 되었다"며 "결국 전화위복이 되어 좋은 성적을 얻게 됐다"고 설명했다. 신 씨의 합격기는 다음주 뉴스레터에서 볼 수 있다.

◆폭넓은 교양 외교사 서적이 큰 도움

대학에서 독어독문을 전공한 박예은씨는 본격적인 외교관 후보자 선발시험 준비에 앞서 폭넓은 외교적 지식을 쌓기 위해 여러권의 책을 읽었다. 박 씨가 읽었던 책은 주로 국제정치학 분야에서 외교관이 되려는 이들 사이에서 읽히는 '왈츠 이후' '현대 국제관계이론과 한국' '세계외교사' '20세기의 유산, 21세기의 진로' 등이었다. 결과적으로 이런 국제관계를 다룬 교양서들은 2차 논술시험에서 유용하게 작용했다. 논리적인 답안 작성뿐 아니라, 인상적인 서론작성과 함께 빈약해 질 수 있는 외교사의 얽히고 섥힌 실타래를 풀수 있는 해법의 소재로 쓰였기 때문이다.

박 씨가 밝힌 과목별 공부법은 이렇다. 경제학은 완벽한 답안이 아니라도 문제해결 과정이 드러나도록 풀이과정을 상세히 적었다. 국제정치학은 각 주제와 이론마다 논문자료를 모아 단권화하는 것이 주효했다. 많은 수험생들이 어려워하는 PSAT는 기출문제를 통해 문제를 꼼꼼히 분석한 것이 합격할 수 있었던 비결이라고 소개했다.
공태윤 기자 true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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