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잠의 경제학…침대 빅2 “이런 호황 처음”

산업리포트

침대업계 실적 신기록
에이스·시몬스 年 매출
나란히 3000억 넘을 듯

한샘·바디프랜드·청호나이스
매트리스 렌털도 무한 경쟁
코로나19 사태 이후 가정용 가구시장이 급성장하면서 올해 에이스침대와 시몬스의 매출이 사상 첫 3000억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이달 초 신규 개점한 시몬스 AK플라자 경기 광명점. /시몬스 제공
많은 돈을 지출하더라도 숙면을 추구하는 ‘슬리포노믹스(숙면 경제)’ 시장이 커지면서 침대 및 매트리스 등 침구류 제조사들이 호황을 맞고 있다. 올해 국내 주요 침대 제조사들의 역대 최대 매출이 기대되는 가운데 정수기 등 렌털사업을 하는 업체도 잇따라 침구류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로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침구류 시장이 더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에이스, 매출 3000억원 돌파 예상

에이스침대는 올해 1~3분기 매출 2546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8.9% 증가한 수치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538억원)도 증가 폭이 58.8%에 달했다. 4분기 실적도 호조세여서 올해 전체 매출이 3300억~3400억원에 이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침대 전문업체가 매출 3000억원을 넘기는 건 국내에선 이번이 처음이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가정 내 머무는 시간이 늘면서 전반적인 가구 수요가 증가한 영향이라는 게 업계 분석이다. 공격적인 오프라인 매장 확장 전략도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에이스침대는 프리미엄 체험형 매장인 ‘에이스스퀘어’를 올해만 5곳 신규 개점했고, 모두 31개 보유하고 있다. 에이스침대 관계자는 “제품 체험이 가능한 대형 매장을 확보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며 “내년에도 4~5곳을 추가로 열 계획”이라고 밝혔다.

업계 2위인 프리미엄 침대 브랜드 시몬스 역시 상반기 매출 1530억원으로 지난해보다 45.7% 증가했다. 2019년 매출 2000억원 선을 넘어선 지 2년 만에 3000억원을 돌파할 것으로 업체 측은 보고 있다. 시몬스 역시 지난 3년 동안 연간 약 300억원을 투자해 오프라인 매장을 수도권 신도시 및 거점 상권으로 재배치했다. 대표 매트리스 컬렉션인 뷰티레스트 등을 전시하는 프리미엄 매장 ‘시몬스 맨션’의 경우 올해만 21곳이 새로 열리며 총 55개로 늘었다. 시몬스페이의 누적 결제액은 올해 상반기 400억원에서 3분기 630억원까지 늘었다.

코웨이, 2년 연속 2000억원 매출 기대

렌털 및 가구업체들도 매트리스·침대 시장에서 점유율을 키우고 있다. 두드러진 실적을 보이는 곳은 코웨이다. 2011년부터 매트리스 렌털 사업을 시작한 이 업체는 지난해 매트리스 사업 매출이 2000억원을 넘어섰다. 매트리스 업계에서 매출 2000억원을 넘은 것은 에이스침대와 시몬스침대에 이어 세 번째다. 코웨이 관계자는 “4개월에 한 번 위생 전문가를 통한 매트리스 내부 청소와 진드기 제거 등의 관리 시스템이 호응을 얻고 있다”고 설명했다.

청호나이스도 올해 매트리스 계정(10월 기준)이 작년과 비교해 32%가량 늘었다. 이 업체는 올해 매트리스 계정 확대를 신규 사업 목표 중 하나로 세우고 매트리스 판매·관리 전담 부서를 신설했다. 2016년부터 이탈리아 침대 브랜드인 ‘팔로모’ 매트리스 렌털 서비스를 하고 있는 쿠쿠홈시스도 올 들어 매트리스 렌털 계정이 전년 대비 10%가량 증가했다. 바디프랜드도 프리미엄 침대 브랜드 ‘라클라우드’의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이 업체는 다양한 형태로 매트리스 형태를 조절할 수 있는 모션베드가 렌털 상품으로 인기를 모았다. 바디프랜드 관계자는 “침대가 고가인데 고객들이 72개월로 나눠 렌털 형식으로 계약할 수 있어 반응이 좋다”며 “모션베드는 작년과 비교해 6% 이상 계약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이 업체는 올해 침대 관련 사업으로만 500억원가량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국내 1위 인테리어 업체 한샘도 지난 3월부터 온라인 한샘몰에서 렌털 전용 매트리스 판매를 시작했다. 이 회사의 올해 상반기 매트리스와 침대 매출은 각각 8%, 37% 증가했다. 침대업계 관계자는 “국내 침대 시장은 1조5000억원 규모인데 매년 커지고 있다”며 “렌털업체와 중소 브랜드가 소비자 부담이 적도록 다양한 결제 상품을 내놓고 있어 기존 업체들과 경쟁이 더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현/민경진 기자 3co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