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와 함께 사는 법을 배우는 미국

THE WALL STREET JOURNAL 칼럼
Peggy Noonan WSJ 칼럼니스트
미국에서는 이제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봉쇄 조치와 공장 폐쇄 등은 찾아보기 힘들다. 사람들의 일상은 다시 회복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이것이 끝이 아니라는 것을 안다. 이미 여러 지역에서 코로나19 감염자가 다시 급증하고 있고 병원들의 수용 능력은 한계에 이르고 있다. 코로나19는 떠나지 않고 계속 남아 있다. 끊임없이 변이를 일으키고 있다.

앞으로 우리가 코로나19 사태를 통해 배운 모든 것은 책으로 나올 것이다. 또 코로나19 대유행이 우리 사회를 어떻게 변화시켰는지도 분석해 나갈 것이다. 우리는 수십 년간 이러한 것들과 씨름할 것이다.만약 당신이 지금 미국에서의 백신 접종에 대한 논란 등을 지켜본다면 우리가 얼마나 분쟁으로 가득 찬 나라인지 알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 거칠고 모순된 나라를 위해 국민들은 꽤 잘해냈다. 1억9600만 명의 미국인들, 성인의 71%가 예방 접종을 마쳤다. 부분적으로는 2억2800만 명, 성인의 82%가 최소 한 차례의 백신을 맞았다. 인상적인 수치다.

우리는 코로나19 백신이 소아마비나 홍역 예방주사보다 효과적이지 않다는 것을 안다. 코로나19 백신은 감염으로부터 당신을 완전히 보호하지 못한다. 하지만 그것이 하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 병에 걸릴 가능성을 크게 줄여주고 만약 병에 걸리더라도 입원하거나 사망할 확률을 낮춰준다. 질병에 취약한 노인들에게 축복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돌파 감염 사례도 늘고 있다. 몇 달 전만 해도 “아무개 씨는 두 번의 예방 접종을 받았는데 바이러스에 감염됐다”는 뉴스는 놀라운 것이었다. 그것은 이제 꽤 흔한 일이다. 최근 ABC뉴스는 미국에서 백신 접종률이 가장 높은 버몬트주에서 돌파 감염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코로나19 백신은 독감 예방접종과 비슷하다. 병을 완전히 차단하는 게 아니라 감염될 가능성을 낮출 뿐이다.

"백신 접종률 높여 일상 회복 가속
정부는 규제 대신 지원 집중해야"

앞으로 우린 어떤 법규를 따라야 할 것인가. 미국인들은 백신 접종과 마스크 쓰기와 관련해 연방정부의 지시를 좋아하지 않는다. 그런 권력은 시민들과 가장 가까운 주정부가 갖는 것이 좋다. 기업 학교 기관들이 결정을 내리고 실행하도록 내버려두자. 주정부들이 스스로 해결해 나가도록 놔두자.

연방정부는 백신 접종률을 높이고 경기 부양책 등에 신경 쓰는 게 더 나을 것이다. 접종을 원하지 않는 사람들은 종종 우익 미치광이로 그려지지만 그들은 다양하고 광범위하게 퍼져 있다.

연방정부는 규제가 아니라 ‘지원’에 중점을 둬야 한다. 이미 시장에 나온 치료제 보급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미국의 제약회사들은 새로운 치료법, 바이러스가 증식하는 것을 막아주는 항바이러스제 등을 개발하고 있다. 연방정부는 이 같은 치료에 크게 기댈 필요가 있다.병원의 간호사들은 ‘가혹한’ 교대 근무를 하고 있다. 과중한 업무에 이미 많은 사람들이 떠났다. 연방정부는 이를 보충하는 아이디어에 초점을 맞추는 게 좋을 것이다. 아마도 이민을 원하면서 영어를 구사하는 외국 국적의 의료 전문가들을 모셔올 수도 있다.

미국이 해결해야 할 많은 국내 문제가 있는데 분열에 초점을 맞추는 것은 옳지 않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작년 4월부터 올해 4월까지 미국인 10만 명이 오피오이드(마약성 진통제)로 사망했다고 보고했다. 1년 전보다 29% 증가한 수치다.

미국은 심각한 중독의 위기를 겪고 있는데 이를 방치해왔다. 마약 남용은 전국의 많은 가족을 힘들게 하고 있다. 정부는 아무 계획이 없기 때문에 그것에 대해 말하지 않는다. 코로나19 사태만이 전부는 아니다.

이 글은 영어로 작성된 WSJ 칼럼 ‘America Slowly Learns to Live With Covid’를 한국경제신문이 번역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