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태호의 영화로 보는 삶] 미녀는 괴로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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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닷컴 더 라이피스트
아침 출근길 전철이나 버스 안에서 헤어롤을 감고 마스카라 뷰러로 열심히 화장을 고치는 여성들을 자주 볼 수 있다. 마치 전쟁에 나가는 군인들이 군장을 점검하듯 진지하고 경건해 보이기까지 하다. 아름다움을 추구한다는 것은 사랑하는 사람은 물론 많은 주변 사람들에게 큰 행복을 전해주는 노력인 것 같다. 영화<미녀는 괴로워, 2006>에서 뚱뚱하고 외모에 자신이 없던 주인공은 계속된 좌절 후 결국 전신 성형수술로 자신감과 사랑을 되찾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만의 순수한 영혼과 아름다움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요즘은 남녀노소 모두 외모에 엄청난 투자를 통해 자존감과 경쟁력을 높이는 시대기도 하지만 그 과정에서 자신만의 진정한 내적 외적의 독특한 아름다움을 발견하고 키워 나가길 기대한다.
자신 없는 외모와 어려운 가정 환경에서도 주인공 한나(김아중 분)는 치매에 걸린 아버지를 부양하며 성인용 전화 서비스를 하면서 꿋꿋하게 살아간다. 또한 그녀는 지금은 유명 가수 아미를 대신해 무대 뒤에서 노래하는 얼굴 없는 가수지만 언젠가는 자신도 무대의 주인공이 되어 아미의 프로듀서인 한상준(주진모 분)의 사랑을 얻는 보랏빛 꿈을 꾸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현실 속에서 쓰라린 좌절을 맛본 한나는 죽음을 무릅쓰고 전신 성형을 통해 제니라는 미인 가수로 탄생하게 되지만 자신의 과거를 지우고 새로운 삶으로 살아간다는 것이 결코 순탄치 않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A. 한나가 전격적으로 전신 성형을 결심하게 된 이유는?
비록 외모는 자신이 없었지만 자신의 노래 실력을 인정한 프로듀서 한상준이 자신에게 호감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고 그가 보내준 빨간 드레스를 입고 한상준의 생일 파티에 나타나지만 그곳 화장실에서 우연히 엿들은 한상준과 립싱크 가수 아미의 대화에서, 자신은 그들의 출세를 위한 하나의 도구라는 사실을 알게 된 후 집으로 돌아와 가스를 틀어 자살을 시도하지만 여의치 않자, 결국 그녀는 평소 자신의 폰섹스 서비스 고객이던 성형외과 의사 이공학(이한위 분)을 찾아가 호소 반 협박 반으로 전신 성형을 받아 완전히 다른 사람으로 태어나게 된다.
B. 한나가 성형수술 후 달라진 사람들의 시선은?
성공적인 수술 후 미인으로 탈바꿈하자 길거리의 많은 사람들의 시선도 달라진다. 한나는 평소 사 입고 싶었던 매혹적인 옷을 사 입고 길거리를 춤을 추듯 걸어가자 많은 사람들은 마치 천사를 보듯 신기해한다. 또한 자신의 운전 실수로 앞에 가던 택시를 추돌하자 차에서 내린 기사가 욕을 하며 달려오다가 아름다운 한나를 보자 돌변하며 자신의 머리에 피가 나는데도 그녀의 안전만을 챙기고 심지어 교통체증을 정리하러 온 경찰관도 한나의 미모에 정신을 잃는다. 이처럼 외모에 대한 선입관은 대단하다는 것을 영화에서 코믹하게 보여준다. 한편 한상준은 성형 미인에 대한 의견을 묻는 한나에게 자신의 여자만 성형 미인이 아니면 된다는 이중적인 생각을 드러내면서 성형에 대한 부정적인 사회적 시선을 보여주기도 한다,
C. 프로듀서 한상준은 어떤 인물인가?
한상준은 한때 백댄서였던 아미가 춤과 미모가 뛰어나다는 점을 활용하여 한나를 이용하여 립싱크 방식으로 아이돌스타를 만든다. 그러면서 한나를 따뜻하게 배려하는 척 하지만 결국 자신은 "매일 밸런타인 30년산을 마시고 싶다"라는 속물이기도 하다. 성형수술을 받아 완전히 다른 여자로 태어난 제니가 오디션 프로그램으로 다시 한상준에게 접근하자 노래와 미모를 동시에 갖춘 한나에게 빠져든다. 그러던 중 제니가 한나라는 사실이 시장에 유포되자 프로덕션 사장이 제니의 공연을 취소하려고 하자 자신이 책임을 진다며 전격적으로 공연을 추진하는 용기를 보이기도 한다.
D. 제니로 탈바꿈한 한나가 다시 자신의 정체성을 회복하게 되는 계기는?
제니로 탈바꿈 후 자신의 과거를 모두 지우고 심지어 요양병원에 있는 치매 걸린 아버지마저 부인하자 그녀의 절친 정민은 한나를 비난한다. 이 사실을 알게 된 한상준도 한나에게 배신감을 느끼게 되지만 자신의 출세를 위해 모른 체 공연을 밀어붙인다. 하지만 평소 한나의 아버지가 " 하고 싶은 걸 다 하는 건 하느님뿐이야, 사람은 자기가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게 제일 좋아"라는 교훈을 떠올리며, 한나는 공연장에서 자신의 비밀을 모두 밝히고 공연장을 찾아온 아버지와 뜨겁게 포옹하면서 자신의 정체성을 되찾게 된다.
E. 한나가 자신의 비밀을 폭로 후 달라진 것은?
공연장에서 자신이 과거에는 뚱뚱한 한나라는 사실을 밝히고 용서를 빌자 공연장에 모인 많은 팬들은 의외로 그녀의 아팠던 과거를 공감하고 용기 있게 고백한 그녀에게 아낌없는 응원을 보내게 된다. 이제 한나는 제니라는 이름을 버리고 한나라는 원래 이름으로 진정한 가수로 재탄생하게 된다. 프로듀서 한상준도 속물적인 건성을 벗어던지고 한나의 순수한 매력을 발견하면서 사랑에 빠지게 된다.
과거에는 성형수술이 교통사고나 화재로 생긴 기형을 교정하기 위한 진료였지만 지금은 누구나 자신만의 아름다움과 자신감을 상승시키기 위해 크고 작은 성형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과도한 성형은 건강을 해치고 돌이킬 수 없는 부작용을 가져오기도 하기에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나이가 들수록 외적 아름다움보다는 내적인 성숙미와 건강한 인간다움이 소중해진다. 최근 더 큰 권력을 가지려는 정치인들이 대중들의 호감을 얻기 위해 이미지 컨설팅과 포퓰리즘에 막대한 비용을 지출하기도 한다. 이런 불편한 성형 대신 국민의 진정한 행복을 위해 헌신하는 순수하고 아름다운 마음의 성형을 해나가길 기대한다. <한경닷컴 The Lifeist> 서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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