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플라네타리움, 애니모카브랜즈·삼성넥스트에 500억 투자유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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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가치 1년만에 35배NFT(대체불가능토큰) 게임 개발 회사 플라네타리움(나인코퍼레이션)이 약 500억원의 투자를 유치한다. NFT 바람에 1년도 안 돼 기업가치가 35배로 수직상승하며 업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향후 투자 관련 기업인 더샌드박스, 삼성전자, 컴투스 등과의 협업도 전망된다.
"NFT 바람 타고 이례적인 기업가치 급증"
더샌드박스·삼성전자 등과의 협업 기대
벤처캐피탈(VC) 업계에 따르면, 플라네타리움은 3500억원의 가치를 인정받고 400억~500억원 수준의 시리즈B 투자를 유치할 계획이다. 기업 실사를 마쳤고 투자 협상은 마무리 단계다. 이르면 내달 계약이 완료될 예정이다. 이번 투자를 이끈 리드 투자자는 메타버스 플랫폼 ‘더 샌드박스’를 자회사로 두고 있는 글로벌 블록체인 기업 애니모카브랜즈다. 삼성전자의 기업주도형벤처캐피탈(CVC) 삼성 넥스트도 참여를 검토하며 막바지 협상 중이다.플라네타리움이 시리즈A 투자를 유치한 올 1월 인정받았던 기업가치는 100억원이었다. 1년도 안돼 35배가 넘었다. VC 관계자는 “한 해 안에 이렇게 기업가치가 급증한 사례는 국내 VC 업계에서 찾아볼 수 없다”며 “그만큼 NFT 관련 스타트업들의 주가가 급격하게 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플라네타리움은 2018년 설립된 블록체인 게임 개발 엔진 ‘립플래닛’을 개발한 기업이다. 기존 게임사들이 특정 서버를 중심으로 게임을 유통하는 것과는 다르게, 립플래닛을 통해 개발한 게임은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운영돼 탈중앙화 시스템으로 운영될 수 있다. 중앙 서버가 없어도 게임운영이 가능해 게임사에 의한 일방적인 서비스 종료로 이용자들이 게임을 중단해야 하는 일을 방지할 수 있다.
립플래닛 기반 게임은 게임을 하며 돈을 버는 ‘P2E(play to earn)’ 방식을 도입할 수 있다. NFT 생태계를 통해서다. 게임 내 골드를 채굴할 수 있고, 이를 수집해 NFT 아이템을 제작할 수 있다. NFT는 소유권을 입증하는 디지털 증서로서, NFT 아이템은 게임사가 아닌 아이템을 확보한 이용자의 소유가 된다. 립플래닛 기반 게임에서 생성한 NFT는 플라네타리움이 운영하는 코인 'WNCG'와 교환해 현금화할 수 있다.플라네타리움은 립플래닛을 통해 시범적으로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 ‘나인크로니클’을 출시하기도 했다. NFT 기술이 적용됐고, 현재 이용자 수 2000여 명을 확보했다. 초대장 시스템으로 운영되는 게임 방식이라 대기자가 8만 여명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플라네타리움 관계자는 “립플래닛을 통해 완성도 높은 게임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라인크로니클을 만들었다”며 “이외에도 더 다양한 게임들을 만들어 립플래닛 기반의 생태계를 만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투자를 진행한 파트너들과의 시너지도 기대된다. 리드 투자자로 나선 애니모카브랜즈는 메타버스 플랫폼 ‘더 샌드박스’를 자회사로 두고 있다. 지난 9월 애니모카브랜즈는 컴투스로부터 투자유치를 완료해, 플라네타리움-애니모카브랜즈-컴투스 간의 협력도 기대할 수 있다. 또한 삼성넥스트도 투자에 참여할 가능성이 높다. 삼성넥스트는 삼성전자와 향후 협업할 수 있는 기업들을 선별해 투자를 진행하고 있는 투자전문회사다.
IT 업계 관계자는 “플라네타리움은 이 기업들과 NFT 생태계를 조성하거나, 블록체인 게임 사업을 확장하는 등 다양한 사업 내용을 구상할 수 있게 됐다”며 “NFT는 더 많은 사람들이 참여하는 생태계가 핵심인만큼, 이번 투자는 플라네타리움에게 큰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구민기 기자 koo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