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이 공포에 "다시 보자, 金"…금ETF 등 저가매수 나설 만

불확실성 커진 경제
안전자산 '금' 주목
사진=로이터
새로운 코로나 변이에 대한 우려로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지자 투자자들의 안전자산 선호 심리도 높아지고 있다. 주식, 암호화폐 등의 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것으로 보고 대표적 안전자산인 금을 사들이려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는 것. 그럼에도 현 시점에서 금 투자에 대한 전문가들의 견해는 엇갈리는 모습이다. 최근 코로나 오미크론 변이 등장으로 불확실성이 커진 만큼 금 시세가 지속적으로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이 있는 반면, 과거와 달리 비트코인 등 강력한 대체재가 부상하고 있어 안전자산으로서 금의 가치가 떨어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미국의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과 기준금리 인상 등 통화 긴축 움직임도 향후 금값을 낮출 수 있는 요인으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전체 포트폴리오 배분 차원에서 금값이 하락할 때마다 분할 매수하는 전략이 유효할 것이라고 조언한다.

“수개월 내 두 배로 오를 것”

미국 유력 경제매체 블룸버그는 최근 캐나다 최대 금 생산업체 골드코퍼레이션 최고경영자(CEO) 출신 전문가들을 인용해 국제 금값이 현재 트로이온스(약 31.1g)당 1700~1800달러 수준에서 수개월 뒤 3000달러까지 치솟을 것으로 전망했다. 글로벌 통화 공급 및 부채 확대, 공급망 병목 현상 등 경기 불확실성 때문에 안전자산으로서의 금 선호 현상이 두드러질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블룸버그는 이를 “금 생산업자들의 의견”이라고 전제하면서도 “이들이 단기간에 금 가격이 급등할 것이라고 예상하는 건 매우 이례적”이라고 설명했다.금은 인플레이션 위험이 커지고 경기가 둔화할 때 가치가 상승하는 대표적 안전자산이다. 물가 오름세가 예상보다 오래 지속돼 경제 성장 속도가 느려질 것으로 예측하는 투자자가 늘면서 최근 금 가치는 완만한 상승세를 그리고 있다. 금 상장지수펀드(ETF)와 금광 관련 기업인 바락돌드, 뉴몬트 등의 주가도 오름세를 유지하고 있다.

“가격 하락 때마다 분할 매수”

그럼에도 국내 은행 프라이빗뱅커(PB)들은 다소 신중한 접근을 주문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국내뿐 아니라 각국 중앙은행의 금리 인상 이슈가 여전히 남아 있는 데다 글로벌 금 투자는 환율 영향을 고려해야 하므로 포트폴리오 배분 차원에서 저가 분할 매수를 권하고 있다. 윤정아 신한 PWM강남센터 팀장은 “현재 금값은 ㎏당 7900만원(골드바 기준 부가세 10% 포함 가격)으로 아주 싼 수준은 아니다”며 “7500만원 안팎이 되면 투자해볼 만하고 재테크 관점에서는 금펀드 등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김희정 농협은행 올100자문센터장도 “연말 현금 비중을 늘려놓으라는 견해가 많아 본격적으로 금 수요가 늘었다고 보긴 힘들다”며 “안전자산으로서 향후 리스크에 대비하기 위한 차원의 금 투자가 보다 바람직할 것”이라고 했다.

금 투자 방법은

금에 투자하는 방법은 다양하다. 골드바를 매수하는 게 가장 기본적인 직접 투자 방법이다. 골드바는 한국금거래소 등 민간 유통업체 또는 시중은행을 통해 구매할 수 있다. 다만 골드바 구매 시엔 10%의 부가세가 붙고, 기준가격 대비 5%가량의 스프레드(가격차)를 부담해야 하는 탓에 차익을 보기가 쉽지 않다.

한국거래소(KRX)를 통한 투자도 가능하다. 증권사 홈트레이딩시스템(HTS)과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에서 고시된 시장 가격에 따라 주식처럼 사고파는 방식이다. 거래 수수료가 0.6% 수준으로 저렴하고, 매매차익은 비과세된다. 100g 이상의 금을 실물로 인출할 수도 있다. 금 투자에 따른 소득이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에서 제외된다는 이점도 있다.

간접 투자로는 금통장(골드뱅킹), 금펀드, 금 ETF 등이 꼽힌다. 금통장은 은행 계좌에 예치하면 국제 금 시세에 따라 잔액이 달라지는 방식이다. 소액 투자가 가능하고 환매가 쉽다. 금통장은 금융소비자호보법에 따라 일정한 투자 경험을 입증해야만 신규 가입할 수 있다. 최근에는 금값 등락률과 비슷하게 수익률이 움직이는 금 ETF나 금 지수를 기초자산으로 증권사가 발행한 상장지수채권(ETN), 금 관련 기업 주식에 투자하는 방법 등도 인기를 끌고 있다.

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