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이재명 고3 선대위원장 발탁…굉장히 얕은 생각"

"누구 하나 수혜 준다고 젊은 지지 못 얻어"
"제가 당대표 됐을 때 靑은 박성민 지명"
"지명과 경쟁, 효과 달랐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28일 광주시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광주 대전환 선대위 출범식에서 광주여고 3학년인 남진희 공동선대위원장을 소개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광주에서 첫 지역선거대책위원회를 출범시키면서 만 18세 현 고등학교 3학년생을 공동선대위원장으로 임명한 가운데,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누구 하나 수혜 주는 것으로 젊은 세대의 지지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하면 굉장히 얕은 생각"이라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29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 '이 후보의 고3 선대위원장 발탁 등 청년층 확장 행보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느냐'는 질문에 이렇게 대답했다.이 대표는 앞서 국민의힘 대변인 선발을 위해 진행된 토론 배틀 '나는 국대다'를 언급하며 "이번에 이재명 후보는 고3에게 선대위원장을 줬고, 저희가 토론 배틀을 했을 때 19살의 김민규 군이라는 학생이 토론 배틀에 참여한 바 있다"며 "김 군은 8강에 갔고 이후 떨어졌다. 김 군에게는 경쟁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 것"이라고 했다.

이어 "어제 선대위원장이 되신 분은 그냥 지명받은 것"이라며 "젊은 세대가 어떤 게 진정한 정치 참여의 길이라고 생각할지, 제가 30대 당대표가 됐을 때 민주당 또는 정부에서 대응책으로 했던 게 박성민 비서관 채용이었다. 전당대회에서 30대 당대표가 되는 것과 청년 비서관을 지명하는 것의 효과는 달랐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젊은 세대에게 기회를 주는 것이 방법이고, 이를 통해 공정한 경쟁을 할 수 있다는 확신을 심어주는 것이 득표전략이라고 생각한다"며 "누구 하나 수혜 주는 것으로 2030이 올 거라고 생각하는 것은 이재명 후보의 굉장히 얕은 생각"이라고 비판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 사진=뉴스1
'나는 국대다'를 통해 당 대변인이 된 임승호 대변인이 선대위 조직 구성 과정을 비판한 글에 정진석 의원이 '개인 논평보다 공식 논평에 집중하라'고 주문한 것과 관련해선 "틀린 말을 한 것도 아니다. 대변인은 제 직속이다. 대변인들이 뭘 쓰던지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며 "10년 전 박근혜 대통령이 저를 비대위원으로 뽑았을 때 그때도 전 정수장학회 의혹에 대해서 '박 대통령이 명확하게 해명하지 않으면 아무리 나를 영입했다 하더라도 뽑지 않겠다', '그러니까 해명해라' 이 말로 이준석의 정치 커리어가 시작됐다고 볼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이재명 후보는 전날 광주를 찾아 2030을 전면으로 앞세운 첫 지역선대위를 출범시켰다. 9명의 선대위원장 중 현역 의원은 단 1명으로, 고등학교 3학년생과 사회복지사 등 2030 청년들이 자리를 채웠다. 젊은 세대의 높은 지지를 받았던 홍준표 의원의 경선 탈락으로 무주공산이 된 2030의 표심을 공략하려는 행보로 분석된다.

고3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은 남진희 양은 이날 "우리 얘기를 들어주고 공감할 수 있는 대통령을 바란다"며 "대한민국이 올바른 방향으로 발전하는 데 청소년과 청년의 목소리를 내고자 이 자리에 섰다"고 말했다.이 후보는 "우리 2030세대에게 혹독한 세상을 물려줘 대단히 죄송하다"며 "사회 곳곳에 도사리고 있는 '특혜 기득권 카르텔'을 해체해 청년들에게 기회를 돌려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