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부동산 개발업체 12월에도 13억달러 갚아야

유동성 위기가 지속되고 있는 중국 부동산개발업체들이 12월에도 13억달러(약 1조5500억원)에 달하는 채권 원금과 이자를 상환해야 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부동산 시장 침체에 선전 등 주요 도시 택지 경매도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자체 집계 결과 중국 부동산업체들이 다음 달에 총 13억달러의 채권 원금과 이자를 상환해야 한다고 29일 보도했다. 이달 20억달러에 비해 규모는 다소 줄었다.이달에는 주택담보대출 총량 확대 등 일부 규제 완화 덕분에 공식 디폴트(채무불이행)는 없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헝다그룹 계열사인 징청이 지난 6일 8750만달러의 이자를 지급하지 못했으나 30일의 유예기간이 있어 다음 달 6일 최종 디폴트 여부가 판가름난다.

중국 부동산협회 종합평가 기준 27위인 자자오예(카이사)가 12월에 부담이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자자오예는 지난 11일에 5850만달러, 12일에 2990만달러의 이자를 지급하지 못했으며, 유예기간이 다음 달 11일과 12일에 종료된다. 이때까지 제대로 상환하지 못하면 디폴트에 빠지게 되며, 채권자 신청에 따라 부도처리될 수 있다.

자자오예는 이와 별도로 12월1일 1750만달러, 30일 1억5400만달러의 이자를 지급해야 한다. 7일에는 원금 4억달러와 이자 1290만달러를 갚아야 하는데, 회사 측은 채권단과 신규 채권 발행을 논의하고 있다.위기의 진앙지인 헝다그룹은 징청의 이자 외에 12월28일에 2억5500만달러의 이자 만기가 도래한다. 중국 당국은 쉬자인 헝다그룹 회장에게 사재를 털어 유동성 문제를 해결하라고 압박하고 있다. 이에 쉬 회장은 지난 26일 헝다그룹 주식 12억주를 주당 2.23홍콩달러에 매각해 총 3억4400만달러를 확보했다.

콩증시에서 헝다의 주가는 지난 25일 2.79홍콩달러에서 이틀 연속 폭락해 이날 장중 2.30홍콩달러대까지 내려갔다. 쉬 회장은 이번까지 10억달러 이상을 투입했다.

중국 부동산 경기 침체가 지속되면서 핵심 대도시의 택지공급 경매도 부진에 빠졌다. 선전시가 지난주 마감한 올해 3차 택지 경매에서 총 11개 택지의 평균 낙찰가는 시초가보다 5%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5월 1차 당시에는 31% 상승했으나 9월에는 상승률이 12%로 떨어졌고 이번에 더 내려간 것이다. 5곳을 선전지하철공사가 낙찰받는 등 대부분 국유기업이 가져갔다.장쑤성 난징 택지분양에선 26%가 유찰됐다. 유찰률이 5월 2%, 9월 23% 등으로 계속 올라가는 추세다. 중국은 부동산 시장 과열을 줄인다는 목표로 지난 2월 택지 집중공급 정책을 시행했다. 22개 중점 도시가 수시로 하던 택지 경매를 연 3회로 제한한 것이다. 부동산 규제 강화로 시장이 침체되면서 집중공급 정책의 의미가 퇴색됐다는 지적이다.

베이징=강현우 특파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