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 기후 기술 투자 원하는 고액자산가들

아태지역 차세대 고액자산가들은 임팩트 투자, 지속가능성과 연관된 투자 기회를 찾고자 한다. 기존의 투자 전략이 사회나 환경에 유해한 영향을 끼치는 섹터나 기업들을 배제하는 수준이었다면 지금의 투자자들은 더욱 혁신적인 솔루션을 요구하고 있다
[한경ESG] 글로벌 인베스터
크레디트스위스가 발간한 2021 세계 부 보고서(Global Wealth Report)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백만장자 수는 전년 대비 520만 명이 증가한 총 5610만 명으로 집계됐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글로벌 경제 여파에도 불구하고 2020년은 사상 최초로 전 세계 성인 인구의 1% 이상이 명목상 백만장자인 해로 기록되었다.이는 세계 상위 1%에 들기 위해서는 100만 달러 이상이 필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 5000만 달러 이상 순자산을 보유한 아시아태평양지역의 초고액자산가 수는 5만7318명으로 전 세계 초고액자산가의 26.7%를 차지했다. 이 수는 2025년까지 9만9000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렇게 초고액자산가와 백만장자 수가 빠르게 증가하면서 전문적 자산관리 솔루션을 위해 금융기관을 찾는 수요의 증가는 프라이빗 뱅킹업계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현재 눈에 띄는 투자 트렌드 중 하나는 지속 가능한 투자에 대한 관심이 늘고 있다는 것인데, 그 이유는 지속 가능성에 대한 사회적 약속이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빠르게 증가하는 아시아의 부유층아태지역 초고액자산가와 백만장자는 특히 중국, 일본, 한국, 싱가포르를 중심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지난해 한국의 백만장자 수는 총 105만1000명으로, 전 세계 백만장자 인구의 2%를 차지했다. 2025년이 되면 그 수는 68.6% 증가한 약 180만 명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인구 대비 백만장자 비율에서는 세계 22위를 차지했다. 또 순자산 5000만 달러 이상 보유한 초고액자산가 수는 3026명으로, 세계 12위를 차지했다.

전 세계 국가별 백만장자 수를 살펴보면 중국이 9.4%, 일본이 6.6%로 각각 세계 2·3위를 차지했다. 아울러 2025년까지 중국의 백만장자 수는 92.7% 증가한 1020만 명, 일본은 47.8% 증가한 540만 명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따라서 은행들은 이러한 부의 증가에 따른 변화에 발 빠르게 대처하는 동시에 차별화된 시장 접근성과 글로벌 연계성을 활용한 금융 솔루션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크레디트스위스는 은행들이 부상하는 아시아 부유층의 관심을 끌 만한 부가가치 전략을 통해 이러한 자산 증가 트렌드를 적극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무엇보다 코로나19 팬데믹이 초래한 광범위한 사회경제적 위기로 ESG(환경·사회·지배구조)의 중요성과 관심이 증가했다. 변동성이 확대됨에 따라 투자 포트폴리오 관리에서 전문적 조언을 받고 싶어 하는 고객도 늘었다. 특히 우리는 팬데믹의 영향으로 환경과 사회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곳에 직접 투자하려는 고객의 의지가 증가했음을 피부로 느끼고 있다. 향후 은행들은 재무적 수익과 함께 환경과 사회에 혜택을 가져다주는 방안에 전략적 초점을 맞추는 일이 매우 중요해질 것이다.아태지역의 경우 프라이빗 뱅킹 고객 중에서도 특히 차세대 고객들이 관심을 가질 만한 임팩트 투자와 지속 가능성과 연관된 투자 기회를 체계적으로 제공하는 것은 앞으로 더욱 중요해질 것이다. 농업, 의료, 부담 가능한 주택(affordable housing) 및 교육 분야에서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아시아 중소기업을 지원하거나 환경, 더 구체적으로는 해양 환경 개선을 지향하는 기업에 대한 투자가 그러한 예가 될 수 있다.

날이 갈수록 투자자들의 투자 성향이 세련되어지고 있다는 것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 기존의 투자전략이 사회나 환경에 유해한 영향을 끼치는 섹터나 기업을 배제하는 수준이었다면 지금의 투자자들은 그 이상을 지향한다. 고객들은 더욱 혁신적 솔루션을 요구하고 있다. 가령, 탄소배출량을 감소함으로써 기후변화를 제한하는 혁신 기술을 갖춘 기업을 지원하는 벤처 캐피탈 전략 같은 새로운 솔루션이 고객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재무적 관점의 수익성을 추구하는 동시에 사회환경을 위한 투자를 목표로 하는 투자가 금융업의 미래가 되리라는 것은 점점 더 분명해지고 있다. 크레디트스위스는 해마다 고객들에게 투자 트렌드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유엔의 지속 가능한 개발 목표와 연계된 장기적이고 거시적인 사회 트렌드를 논의하는 슈퍼트렌드 컨퍼런스(supertrends conference)를 주최하고 있다. 또한 기후 행동(climate action)이라든가 의료 보건 등 투자자들이 관심 있는 투자 목적에 따라 투자의 우선순위를 정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프레임워크도 제공한다.

그 밖에도 자산관리와 투자은행을 아우르는 모든 고객을 대상으로 지속 가능한 솔루션을 제공하기 위해 2020년 7월 지속 가능성, 리서치 및 투자 솔루션부(sustainability, research & investment solution)를 신설했다. 아울러 지속 가능한 금융을 위해 향후 10년간 3000억 프랑에 달하는 자금을 투자할 계획이다.

지속 가능한 금융에 3000억 프랑 투자

향후 5년간 전세계 자산은 39% 증가한 583조 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고액으로 분류되는 기준선인 성인 1인당 자산 또한 10만 달러를 넘어 10만4710달러로 증가해 사상 처음 ‘고액자산의 세계’에 들어서는 분수령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전 세계 자산 분포에서 아시아지역이 핵심이 될 것이라는 데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이렇게 아시아지역의 자산 증가가 가속화되면서 은행에는 ESG를 고려한 혁신적이고 고객 중심적인 솔루션에 우선순위를 두는 것이 절실한 최우선 과제가 될 것이다.

뱅자맹 카발리, 크레디트스위스 남아시아 프라이빗 뱅킹 헤드 및 아태지역 지속가능성 리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