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판 ARM' 오픈엣지…내년 코스닥 상장 추진

테슬라 특례로 증시 입성계획
반도체 설계자산(IP) 개발회사 오픈엣지테크놀로지(이하 오픈엣지)가 내년 코스닥 상장을 추진한다.

29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오픈엣지는 최근 거래소가 지정한 평가기관 두 곳으로부터 기술성 평가를 받고 내년 코스닥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주관사는 삼성증권이 맡았다. 테슬라 요건(이익미실현 요건)으로 증시에 입성한다는 계획이다.이 회사는 2017년 12월 삼성전자에서 스마트폰용 반도체 설계를 담당했던 이성현 대표가 서울대 전기전자공학 박사 과정 시절 연구실 동료 세 명과 창업했다. SK하이닉스, 칩스앤미디어 등에서 반도체 설계 연구원으로 일했던 인재들이 합류했다. AI 반도체의 핵심 설계도인 설계자산을 팹리스(반도체 설계) 회사에 판매하고 수수료와 로열티를 받고 있다. 반도체 칩 생산량이 늘어나면 수입도 비례해서 늘어나는 형태의 계약을 맺고 있다. 영국 반도체칩 설계회사 ARM과 사업 모델이 비슷하다.

차량용 AI 반도체를 구성하는 IP 중 가장 핵심적인 신경망처리장치(NPU)와 데이터를 저장하고 보내주는 메모리 시스템을 모두 제조할 수 있는 국내 유일한 회사로 알려져 있다. 오픈엣지의 설계자산을 적용한 AI 반도체는 기존 AI 반도체보다 전력 소모량을 절반으로 줄일 수 있고 연산 효율도 30% 이상 높아진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지난 2월 현대자동차로부터 30억원의 투자를 유치하기도 했다. 현대차 외 SK그룹 산업은행 위벤처스 등 벤처투자자들로부터 총 450억원의 투자를 받았다. 자율주행차의 사물인터넷(IoT) 및 증강현실(AR) 기기 등에 쓰이는 AI 반도체용 설계자산을 개발하고 상용화하는 것이 회사 목표다.오픈엣지의 AI 반도체는 최근 공급 부족 사태를 빚은 차량용 시스템 반도체의 한 종류이기도 하다. IB업계는 반도체 쇼티지(공급 부족)가 장기화하고 있어 상장 시 투자자의 관심을 모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설계자산 기업으로는 처음 상장하는 사례인 만큼 시장의 관심이 높다”며 “NPU 시장이 초기 성장 단계인 데다 인공지능 컴퓨팅 기술과 시너지를 낼 경우 성장 잠재력이 크다”고 평가했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