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뱅크 중금리대출 고객 60%, 2금융서 빌린 고리대출 갚는데 썼다
입력
수정
지면A14
뉴스카페2금융권 대출을 보유하고 있는 차주가 인터넷은행에서 중금리 신용대출을 받아 기존 고금리 대출을 상환하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부채 증가 효과보다 고금리 대출 감소 효과가 더 크게 작용해 돈을 새로 빌렸음에도 신용점수가 오히려 개선되는 결과도 나타나고 있다.
추가 대출에도 신용점수 개선
카카오뱅크는 지난 8월 한 달간 중신용대출과 중신용플러스대출을 받아 간 고객 가운데 대출 실행 당시 저축은행·캐피털·신용카드사 등 비은행 대출을 이용 중이던 차주들을 분석한 결과 10명 중 6명의 비은행권 대출 잔액이 감소했다고 29일 밝혔다. 총 2만1100명 가운데 1만3200명(63%)이 이 같은 효과를 봤다.구체적으로 카뱅에서 중신용대출을 받은 고객은 평균 490만원의 비은행권 대출 잔액이 줄었으며, 중신용플러스대출 고객의 경우 360만원 감소했다. 카뱅 관계자는 “대출금의 절반 정도를 상대적으로 고금리인 비은행권 대출 상환에 쓴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저축은행과 카드사 대출 등의 평균 금리가 연 12~15%에 달하는 데 비해 중신용대출과 중신용플러스대출을 받은 이들의 평균 금리는 각각 연 5.7%와 9.5%였다.
새로 돈을 빌렸을 땐 신용점수가 소폭 떨어지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카뱅의 중신용대출을 이용해 2금융권 대출을 일부 갚은 고객은 평균 신용점수(KCB 기준)가 736점에서 766점으로 30점 높아졌다. 중신용플러스대출 고객도 660점에서 667점으로 올랐다. 고금리 대출 잔액을 줄인 데 따른 신용도 개선 효과가 더 크게 나타난 것으로 풀이된다.
카뱅에 따르면 올 상반기 2538억원이던 중저신용대출 공급액은 지난 7~10월 9189억원으로 크게 뛰었다. 앞으로도 중저신용자들이 인터넷은행을 통해 이자 부담을 줄이고 신용도를 높이는 현상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