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미크론 덮친 증시…"그래도 피난처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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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분간 바이오·언택트株가 안전"새로운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오미크론에 대한 공포가 세계 증시를 강타했다. 지난 26일 1.47% 하락한 코스피지수는 29일 낙폭을 줄이며 2900선을 지켜냈다. 앞으로 오미크론의 정체가 밝혀질 2주간 깜깜이 증시가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주식시장을 떠나야 하는지, 안전한 종목은 무엇인지 등 투자자들의 고민에 대한 전문가들의 답을 들어봤다.
메타버스·NFT 테마 상승세 전망
외인·기관 매수로 2900은 지켰지만
기존 백신 효과 검증에 2주 소요
美 Fed, 긴축서 방향전환 나설수도
한국 증시 덜 빠진 이유
코스피지수는 29일 0.92% 하락한 2909.32에 거래를 마쳤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현·선물을 동시에 매수하면서 지수가 예상보다 덜 빠졌다. 외국인은 코스피 현물을 약 450억원, 코스피200 선물을 약 5000억원어치 순매수했고, 기관은 이 물량을 받아내기 위해 코스피200 선물을 팔고 코스피 현물을 약 7000억원어치 순매수했다. 바이오 업종과 게임 업종의 상승세가 두드러졌다.정명지 삼성증권 투자정보팀장은 “주말을 지나면서 변이 바이러스의 전파력이 강할수록 치명률은 낮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모더나와 화이자 백신이 오미크론에 효과가 있을지에 대한 분석이 2주 안에 나온다는 점에서 불안감이 완화됐다”고 평가했다.Fed는 방향을 선회할까
빨라진 긴축 전망에 급브레이크가 걸릴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오미크론이라는 변수가 나타나기 전 시장의 가장 큰 우려는 인플레이션과 금리 인상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변이 바이러스가 나타나면서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26일(현지시간) 연 1.48%로 급락했다. 오미크론의 치명률이 높아 ‘위드 코로나’에 제약이 생긴다면 미국 중앙은행(Fed)도 긴축을 서두를 수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허재환 유진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미국의 긴축 우려도 수면 아래로 내려갈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제롬 파월 Fed 의장의 적은 인플레이션보다 오미크론 출현에 따른 불확실성이 될 것”이라고 했다. 문제는 변이 바이러스 확산으로 글로벌 공급망 차질이 지속되면 인플레이션 압력이 더 높아질 수 있다는 점이다. Fed의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12월 14~15일로 예정돼 있다.
국내 주식, 지금 팔아야 하나
오미크론 치명률이 어느 정도인지, 기존 백신이 효과가 있을지 확인하는 2주 동안 시장은 관망세를 유지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오태동 NH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은 “지수는 추가 하락보다는 관망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고, 2주 후 그 방향성이 결정될 것”이라며 “지금은 한국 증시의 밸류에이션이 낮은 국면인 만큼 아직 투자자가 팔아야 할 시기는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콘택트와 언택트, 뭘 사야 하나
여행 항공 호텔 레저 등 리오프닝 관련주에 대해서는 매수 시점을 미루는 게 좋다는 분석이 많다. 반대로 공통적으로 주목하는 분야는 바이오다. 올 들어 백신과 진단키트 등에 대한 기대감이 사라져 주가가 지속적으로 하락한 상황에서 변이 바이러스를 만났기 때문이다. 다만 종목별로 선별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오현석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록다운(이동제한)이 재개된다고 가정하면 백신 CMO(위탁생산) 관련주인 삼성바이오로직스와 SK바이오사이언스, 언택트 관련주는 안전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메타버스, NFT(대체불가능토큰) 등 테마도 당분간 상승세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바이오 업종뿐만 아니라 인터넷·게임 업종은 록다운 우려에서 자유롭기 때문이다. 금리 하락의 수혜주이기도 하다.반도체주도 언택트 수혜주로 꼽힌다. 김지산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바이러스 확산으로 재택근무 등이 늘어나면서 PC 수요와 서버 투자가 증가하고, 메모리 반도체 업황이 좋아졌던 것을 투자자들은 경험적으로 기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PC용 반도체 수요가 줄어들 것이라는 게 ‘반도체 겨울론자’들의 근거였는데, 오미크론 출현을 계기로 이런 우려는 줄어들게 됐다.
미국 주식은 언택트 국면에서 수혜를 보는 대형 테크 업종에 주목할 만하다는 분석이다. 허재환 팀장은 “오미크론 확산 국면에서 대형 테크 업종에 대한 관심이 여전히 높을 것”이라며 “아마존과 마이크로소프트(MS) 등이 대표적”이라고 설명했다.
고재연/심성미 기자 y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