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급 공무원 수석 합격자가 말하는 '나만의 추천 물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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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JOB아라 기자단이 간다 : 9급 공채 수석과의 대화]갈수록 불안정한 고용 시장에서 안정적인 공무원을 향한 취업준비생들의 선호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선호의 증가는 취업준비생뿐만 아니라 기존에 직장을 다니고 있는 직장인들에게도 나타난다. 공직에 매력을 느껴 도전하는 사람들이 점점 더 다양하게 존재하는 것이다. 현재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고 있는 수험생들로부터 수석합격자에게 궁금한 점들을 취합해보니, 대부분의 궁금점이 공부와 관련되기보다는 수험생활에 관한 것이었다. 공부 방향과 관련해서는 학원, 인터넷 강의 선생님과의 상담 등을 통해 해결할 방법이 있으나 수험생활과 관련해서는 오히려 조언을 들을 수 있는 사람이 많지 않다는 것이 그 이유이다.
김은정 세무직 합격자, 누워서도 책 볼 수 있는 '북 스탠드'
조승훈 일반기계 합격자, '열O타'앱과 기화펜이 낭비시간 줄여
성유나 고용노동 합격자, 수험생 방석, 등받이, 퀴즈렛 앱 추천
내년 시험을 앞둔 공시생들이 남은 수험기간을 효율적으로 보낼 수 있도록 2021년 국가직 공무원 9급 공채 수석합격자(김은정-세무직, 조승훈-일반기계직, 성유나-고용노동직)와의 인터뷰를 통해 사소한 궁금증에서부터 수험생활 조언까지 수험생들의 궁금점을 알아봤다. ▶수험기간 동안 체력관리를 ‘따로’ 하셨고 필수라고 생각하시는지
-김은정님(세무): 체력관리는 필수라고 생각합니다. 체력은 공부량에도 영향을 주지만 의욕이나 멘탈 관리 측면에서 더욱 중요한 듯해요. 저는 주로 집 앞에 있는 하천 공원에서 러닝을 했는데 여러모로 도움이 되었습니다.
-조승훈님(일반기계): 저는 수험기간 전에 회사원 생활을 했고, 건강상에 문제가 있지도 않았기 때문에 수험기간 동안 체력관리를 위해 시간을 할애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효과적으로 그리고 정한 시간 이상 공부하기 위해서 규칙적인 생활 습관과 바른 자세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규칙적인 생활 습관은 공부 습관 외에 규칙적인 식사 시간과 낮잠 시간 그리고 취침 시간을 정하고 지키는 걸 추천하고 싶습니다.-성유나님(고용노동): 체력관리를 초시생 때는 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재시 때 초시 때와 똑같이 공부하다 보니 몸이 힘든 게 느껴졌습니다. 그래서 간단히 식후 20~30분 정도 걷기로만 운동을 했었는데 그 시간에 맑은 공기를 마시고 듣고 싶은 음악도 듣고 하니 소화도 잘되고 다음 시간 공부가 더 잘됐습니다. 초시는 선택, 재시부터는 간단한 운동 및 스트레칭은 필수지 않나 생각합니다.
▶시험이 다가올 때 본인만의 멘탈 관리법이 있으셨는지
-김은정님: 뻔한 소리지만 멘탈이 흔들릴 땐 바로 펜을 들고 공부를 하는 게 유일한 방법이 아닐까 합니다. 저도 시험이 다가오니까 싱숭생숭해서 집중하기가 너무 어려웠는데 나중에 후회하지 말자는 생각 하나로 말 안 듣는 몸을 이끌고 거의 억지로 공부했던 것 같아요.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고 나니까 시험이 있던 4월부터는 ‘떨어져도 미련 없이 다른 도전을 해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조승훈님: 시험 일정이 여유가 있을 때는 최대한 공부하였고, 일정이 많이 다가왔을 때는 틀리지 말아야 할 것과 자주 틀린 것들을 정리하고 선별하는 데 시간을 썼습니다. 합격을 100% 자신할 수 있는 사람이 있을지 모르겠지만, 그럴 수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혹시 운이나 준비가 부족해서 떨어질 수도 있다고 생각했고, 떨어진 후에는 또 다른 계획을 세우면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최선을 다해서 준비했지만, 떨어지더라도 공무원 시험만이 정해진 답은 아니라고 생각하면서 불안해지지 않으려고 애썼습니다.
-성유나님: 항상 시험 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아 이번엔 완벽히 정리됐다’ 하는 느낌은 절대 없습니다. 전날까지 하던 대로 회독하고 요약, 반복하면서 불안감을 조금 재울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전날이라고 무리해서 다 보려고 하지 말고 늘 하던 루틴대로 하되, 다음날 모의고사 보러 간다고 생각하면서 마음을 좀 놓는 편이 좋은 듯합니다.▶공부할 때 친구 자주 만나셨는지, 인간관계를 차단하고 사셨는지-김은정님: 저는 친구들 만나서 노는 것을 좋아해 인간관계는 절대 차단하지 않았고 카톡도 자주 이용했습니다. 공부라는 것 자체가 이미 큰 스트레스기 때문에 그 밖에 인간관계를 포함한 생활상의 제약은 최대한 없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조승훈님: 공부할 때는 평소보다는 적게 사람을 만난 것 같습니다. 수험기간 중에는 가족 외의 사람들과는 4번 이하로 약속을 잡았던 것 같고, 놀기 위해 만나기보다는 간단하게 근황에 대한 얘기나 얼굴을 보기 위한 시간을 썼습니다.
-성유나님: 필기시험 석 달 전까지 한 달에 한 번 정도 친구랑 맛있는 것도 먹고 얘기하면서 스트레스 풀면서 얻는 장점이 더 많았던 것 같습니다. 혹시나 부담스럽다고 느끼는 시기라면 미리 친구에게 이런 상황이라 공부에 집중해야 할 것 같다고 말해줬습니다.
▶수험기간 자신만의 가장 큰 팁과 추천하는 물건이 있으신지
-김은정님: 성향이 저처럼 다소 산만해서 이리저리 옮겨 다니며 공부해야 하는 분들은 자유자재로 관절을 굽힐 수 있는 북 스탠드를 추천합니다. 누워서도 책을 볼 수 있고 소파에 앉아서도 볼 수 있어서 매우 유용했습니다.
그리고 한국사 공부할 때는 재밌는 영화나 유튜브 같은 걸 틀어 놓고 공부한 게 팁입니다. 저는 쓰면서 외우지 않고 머릿속으로 암기하는 스타일이라 TV 보면서 머릿속으로 암기내용 정리하는 게 도움이 됐던 것 같아요. 힐링도 되고요.
-조승훈님: '열O타'라는 공부 시간 측정 어플이 있는데, 화장실을 가거나 밥을 먹거나 기타 등등 공부 외의 시간을 체크하면 빨리 자리로 돌아와서 시간을 쌓고 싶은 마음이 생겨서 기존에 공부할 때보다 자투리로 버려지는 쉬는 시간을 많이 줄일 수 있어 추천합니다.
물건은 딱 두 가지를 꼭 추천합니다. 독서대와 기화펜입니다. 독서대를 사용하면서 좋은 자세를 유지하면 목이 덜 아파서 공부에 집중할 수 있기에 추천합니다. 기화펜은 기출 회독 시에 회독 방식에 따라 들어가는 버려지는 시간(답을 공책에 적고서 채점하기, 책에 적었던 답 지 우기 등등)을 엄청나게 줄일 수 있습니다.
-성유나님: 수험생 방석, 등받이, QUIZLET 어플입니다. QUIZLET은 단어장 어플인데 자신이 필요한 단어장을 만들어 쓸 수도 있어서 영어 단어 외우는 데 좋았습니다. 매일 하프 모의고사를 2개 정도 풀면 모르는 단어들이 30~50개 정도 나오는데 그 단어들로 직접 단어장을 만들고 오며 가며 간단하게 반복, 암기할 수 있어서 가장 도움을 받았던 어플입니다.▶하루 할당량을 못 해 새벽 공부하는 것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공부 몇 시까지 하셨는지
-김은정님: 저는 거의 매일 새벽까지 공부했습니다. 공부를 점심 먹고 오후 1~2시쯤 시작했거든요. 공부가 잘 안 되는 날은 오후 4시 또는 5시에 시작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날이 꽤 많았는데 늦더라도 하루치 목표는 되도록 끝내고 잤습니다. 그래서 새벽 2시 넘어 잠든 적도 많습니다. 늦지 않게 일과를 마무리하는 게 가장 좋겠지만 어쨌든 다음 날로 미루는 것보단 새벽까지라도 그날의 목표는 달성하려 한 게 성취감이나 멘탈 관리 면에서 좋았던 것 같아요.
-조승훈님: 안 좋다고 생각합니다. 쪽지 시험을 준비하는 것이 아닌데, 일부 과목의, 일부 내용에 대해 계획한 매일의 할당량을 채우려는 것은 스스로 만족하기 위해 꾸며낸 목표라고 생각합니다. 오늘 못한 것은 며칠에 나누어서 다시 할당하면서 매일 부담 없는 공부를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할당량이 암기에 대한 계획이라면 꼭 매일의 할당량을 지켜야 한다고 생각해서 공부 계획을 실천할 때는 암기를 우선순위로 두어 시간을 사용했습니다. 저는 8시부터 공부를 시작했고 피곤할 때는 15분씩만 낮잠을 잤고, 22시부터는 잘 준비를 했습니다.
-성유나님: 공부할 날은 그날만 있는 게 아닙니다. 물론 양이 밀리면 마음은 조급하겠지만 다음날 일정을 조절하는 한이 있더라도 늦게까지 공부하는 건 비추천합니다. 늘 같은 시간에 잠자고 일어나는 것을 습관화하는 것이 좋습니다.
▶휴식 후 페이스가 늘어지고 마음이 뜰 때 다시 어떻게 잡았는지
-김은정님: 좋아하는 과목이나 가벼운 공부부터 시작해서 페이스를 끌어올리는 게 도움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휴대폰 배경화면에 <행동이 먼저고 의욕은 그다음에 생긴다> 라는 구절을 띄워 놓은 것도 도움이 되었습니다. 집중이 잘 안 돼서 휴대폰을 하다가도 그 문구를 보면 억지로라도 책을 보게 되고 다시 집중하게 되더라고요.
-조승훈님: 휴식의 정도에 따라 다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는 하루나 이틀을 푹 쉬면 확실히 페이스가 늘어져 수험생활이 괴롭지 않고 마음은 너무 편해져 평생 공부할 수 있겠다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 때문에 연달아 쉬지 않으려고 노력했고, 쉬더라도 평소의 기본적인 루틴 몇 가지(국어/영어 하프, 영단어 암기, 전공과목 두 과목 기출 1회분 풀이)를 정해서 꼭 공부하였습니다.
-성유나님: 마음이 뜬다고 바로 놀면 어차피 마음이 편하지 않습니다. 그런 날은 평소 공부하던 양의 반 정도 목표를 잡고 ‘이것만 빨리 끝나고 들어가서 쉬자’라는 마음을 먹으면 마음의 죄책감도 덜어지고 다음 날 공부할 때도 페이스 찾기 좋았습니다. 물론 공부하다가 집중이 잘되면 그대로 더하면 되는 거고요.
▶모든 과목에 요점 정리를 하셨는지
-김은정님: 저는 직접 요점을 정리하거나 오답 노트 등을 만들지는 않았습니다(모든 과목). 과목별로 기본서를 구매하면 딸려오는 조그마한 포켓북들에 요약이 잘 되어 있어서 그것을 참고했습니다. 어떤 과목은 기본서에 단원 끝마다 한두 장씩 요점 정리가 되어 있어서 그 부분만 찢어서 요약 노트 삼기도 했습니다.
-조승훈님: 기본적으로는 내용이 많기 때문에 요점 정리를 하지는 않았습니다. 요점 정리를 하기보다는 기출문제를 풀면서 틀린 내용들이나 헷갈릴 것 같은 내용들을 기본서나 요약서에 체크하여 회독 시에 좀 더 집중해서 보는 것을 추천하고 싶습니다. 시험 당일 보기 위해서 핸드폰에 해당 페이지들을 사진 찍어두고서 보기도 했습니다. 요점 정리보다는 최대한 공부하면서 빠지거나 빠뜨린 것들을 모아둔다는 생각이었습니다.
-성유나님: 국어, 영어는 워낙 양이 방대해서 요점 정리를 따로 할 수 없는 과목이라고 생각합니다. 한국사와 행정학, 행정법은 기존에 요약이 잘 되어 있는 요약서나 강의가 있어서 그걸 활용하였고 따로 요약, 정리하지는 않았습니다. 시간이 너무 많이 걸려요! 교재를 활용하세요.▶마지막으로 내년 시험을 앞둔 수험생분들께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김은정님: 사실 공부하기 싫고 힘든 건 극소수의 특이 케이스 분들을 제외하고는 당연한 거잖아요. 그러니 계획을 못 지켜서, 마음처럼 안 돼서 자책하시기보다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포기하지 않고 오늘도 책을 펴는 스스로를 대견해하시고 응원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파이팅!
-조승훈님: 종종 기회가 있을 때마다 드리는 말씀입니다. 공무원 시험은 공부를 포기하거나 한눈판 날이 적은 사람들부터 붙는 시험이 아닐까 싶습니다. 제가 생각하기에 대부분의 수험생께서는 합격하기에 충분한 정보가 이미 확보된 상황이니 만족스러운 점수를 위해서 필요한 건 더 많은 정보보다는 기본서와 기출문제집 안에 있는 내용들을 이해하고 암기하는 시간이라고 생각합니다. 포기하지 마시고 한눈팔지 마시고 맘 편히 우직하게 공부하시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입니다.
-성유나님: 물론 공부하면서 미래를 알 수 없어 눈앞이 깜깜하고 이번에 될까?라는 생각은 수험생 누구나 할 것입니다. 공부를 안 하는 것도 아닌데 이 시험의 결과가 1년 동안 내가 한 공부를 단칼에 평가하는 것이니까요. 하지만 본인을 계속 다독이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너무 자신에게 가혹하게 하지 마세요. 이미 힘든 환경, 스스로 더 가혹한 환경을 만들지 말고 그럴 수 있어, 잘하고 있어, 이번엔 될 거야, 기운 내라고 꼭 자기 전에 다독여주세요.한경JOB아라 기자단 2기 박지은 대학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