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완화 보류에 자영업자들 실망…연말 모임 '눈치게임'

음식점부터 목욕탕까지 '불만'…대학가는 종강 앞두고 기조 유지
정부가 29일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 2단계 시행을 4주간 보류하자 방역 완화를 기대했던 자영업자들은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아직 세부 계획은 발표되지 않았지만 '식당·카페 사적모임 규모 축소'가 언급되면서 그나마 기대됐던 연말연시 특수를 누리지 못하게 될까 걱정하는 목소리도 곳곳에서 나온다.

김기홍 전국자영업자비상대책위원회 공동대표는 이날 연합뉴스 통화에서 "백신 접종과 병상 확보는 시설 규제 위주로 갔던 기존 방침과 달라 긍정적으로 본다"고 운을 뗐다.

김 대표는 그러면서도 "자영업자들로서는 정부가 2차 백신을 80%까지 맞으면 일상 회복을 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올 초부터 계속 줘서 기다렸는데 실망이 크기는 하다"면서 "'방역패스' 적용 시설 매출 감소 대책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광진구 자양동에서 포차를 운영하는 40대 이화나 씨도 "연말이라 모임이 많아지고 사정도 좀 나아지나 싶었는데 너무 실망"이라며 지난 7∼9월 손실이 7천만원에 이르는데 정부 지원금으로는 600만원 밖에 못 받았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종로구 인의동에서 목욕탕을 운영하는 안주영(58)씨는 손님 없는 입구를 청소하면서 "4월부터 7개월을 문 닫고 이달부터 다시 영업을 시작했는데 4주 또 유예한다니 너무 아쉽고 힘이 빠진다"고 한숨을 쉬었다.

그는 일상회복 2단계부터 목욕탕 내 취식이 가능해진다고 설명하며 "계란이나 라면 등 요깃거리를 파는 것도 중요한 수입원인데 너무 힘들다. 동네 단골들에게 다시 문 열었다고 해도 오질 않는다.

제발 유예로 끝나고 방역조치가 강화되지는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정부가 단계적 일상회복 2단계 시행을 보류하면서 연말 회식과 모임 등도 잇따라 축소되거나 취소될 분위기다. 삼성전자나 LG전자, 하이닉스 등 대기업들은 아직 위드 코로나로 완화된 방역지침을 유지하고 있지만 확진자가 급증하면 방역지침을 강화할 예정이다.

일부 기업들은 이미 임직원들에게 연말 모임을 자제하도록 권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택근무를 조금씩 늘리는 곳도 있어 연말 모임을 하는 게 눈치게임처럼 됐다는 반응도 나온다.

반면 대학가는 당장 대면 수업을 축소할 계획은 없지만 학생들은 다시 단절된 캠퍼스 라이프가 시작될까 우려하는 분위기도 있다.

서울대는 종강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이라 대면수업을 축소할 계획은 사실상 없는 상황이다.

성균관대와 경희대, 한국외대 역시 이날 정부 발표로 대면 수업 기준을 강화하거나 하지는 않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성균관대 관계자는 "기말고사를 포함해 2학기 학사일정이 길어야 2주 남은 상황이고 다음 주께 종강하는 수업도 많다"며 "오늘 나온 얘기도 방역 조치 강화가 아니라 완화 유예에 무게가 있어서 대면수업 요건 강화 등 추가 조치를 마련하자는 얘기는 나오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대학생 황모(25)씨는 "2년간 두문불출해서 이제 새롭게 모임도 가입하고 못 봤던 얼굴들도 보고 싶었는데 다시 이전으로 돌아가는 것 같아 불안하다"고 했다.

한편, 코로나 변이인 '오미크론'에 대한 공포도 큰 상황이다.

소셜 트렌드 분석 서비스 '썸트렌드'에 따르면 지난 27일부터 트위터 등 SNS(소셜미디어)에서 오미크론 언급량은 급증했다.

오미크론 언급량은 26일 2건에서 27일 4천795건, 28일 5천971건으로 늘었다. 또 연관 검색어로는 '우려', '공포', '피로', '위험', '증시 폭락', '최악', '헷갈리다', '불편', '비상사태' 같은 부정적 키워드들이 자리해 여론을 반영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