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고 싶지 않다"…여성BJ, 스토킹 피해 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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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J릴카, 올해 8월 스토킹 피해 고백아프리카TV BJ겸 유튜버 릴카가 스토킹 범죄 피해를 고백하며 "죽고 싶지 않기 때문에 조심하고, 최선을 다해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스토커, 여전히 괴롭혀…
스토킹법 생긴 후 더 악질로"
릴카는 29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네 여전히 스토킹을 당하고 있습니다"라는 제목으로 영상을 게재했다. 앞서 진행한 아프리카TV 방송 영상을 편집한 것. 릴카는 올해 8월 "2019년 여름부터 스토킹을 당해왔고, 매니저와 변호사의 도움을 받아 경찰에 고소했다"고 밝힌 바 있다. 경찰 고소 후에도 여전히 스토킹 피해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한 것.
릴카는 "법적 대응도 하고 CCTV도 달고 했는데, 지난 10월 관련 법이 생겼다"며 "법이 생겨 그만하려나 했는데, 더 역겨운 방법으로 찾아왔다"고 밝혔다.
릴카는 스토커의 범죄 행위에 대해 "처음엔 집 가는 걸 기다렸다가 쫓아 와서 따라와 집 위치를 알아냈고, 제가 나갈 때까지 집 밖에서 기다렸다"며 "(스토커의) 아이디 찾아 블랙(퇴출)했는데, 그 다음에는 찾아와서 무릎 꿇더라"라고 전했다. 이어 "이사 오자마자 주소를 알아냈고, 문 앞에 선물을 두고 가기 시작했다"며 "선물이 간소한 거라 같은 아파트에 사는 학생이 알아보는 거라 생각하고 대수롭지 않게 여겼는데, 그 후엔 과일, 쓰던 장판 등이 왔다. 방송에서 했던 말과 연관된 것들을 보내는 것을 보고, (동일범이라 생각하고) CCTV 달았는데 그걸 보며 인사를 하고 하트를 하더라"라고 말해 경악케 했다.
릴케는 "그렇게 증거를 모아서 고소를 했고, 고소 진행 중에 스토킹 처벌법이 생겼다"며 "이후론 신기하게 현관까진 안 왔는데, 오전에 택시를 타고 나가는 걸 오토바이로 따라와서 옆에 붙더라"라고 스토킹 처벌법 시행 이후 악랄해진 범죄 행위를 전했다. 릴케는 "차 문 옆에 붙어서 저를 쳐다보고, 택시 기사에게 길 물어보면서 저를 봤다"며 "신변의 위협을 느낄 정도로 가까이 붙었다"고 당시 느낀 공포의 감정을 전했다. 그러면서 당시 촬영한 영상, 사진 등을 공개하기도 했다. 릴케는 "내가 찍는 걸 알고 있었는데, 대놓고 기사에게 길을 물어보고, 가까운 지하철역을 물어보고, 씨익 웃으며 힐끔힐끔 봤다"며 "그후론 지하철역과 반대 방향으로 간다. 법이 바뀌기 전보다 더 악질로 변했다"고 전했다.
또 "1층에서 벨을 누르면 인터폰 카메라로 보이는데, 얼굴을 대놓고 보여준다"며 "'이 시간에 올 게 하나도 없는데' 하고 보면 얼굴이 뜬다"고 스토킹 피해 사례를 전했다.
이어 "이렇게 벨이 3번 울린 후 경찰 신고를 했고, 변호사님과 연락해서 경찰서를 계속 가야했다"며 "요 며칠 전화가 계속 왔는데, 다 경찰과 변호사님에게 온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스토킹 범죄로 목숨을 잃은 여성에 대한 언급도 했다. 지난 19일 서울시 중구 한 오피스텔에서 전 남자친구에게 살해된 30대 여성은 무려 1년 가까이 심한 스토킹을 당했고, 결국 스토커에게 살해당했다.
릴케는 "돌아가신 여성분도 스마트 워치를 차고 있었다"며 "스마트 워치는 경찰에 요청할 수 있는데, (피해 여성이) 경찰에 다섯번 신고했고, 이게 심각한 범죄였는데, 결국 죽은 것"이라고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이어 "스토킹 당하는 분들을 위한 정보를 올리겠다"며 "(스토커에게) 형사, 민사, 다 걸었고, 100미터 접근 금지도 신청했다"며 "예전엔 스토킹이 범죄가 안돼서 주거침입죄로 됐다면, 법이 생기면서 스토킹 행위, 인터넷으로 이상한 걸 보내고, 사이버불링을 하는 것도 다 고소가 가능해졌다. 예전이랑 많이 달라졌다"고 달라진 상황을 전했다.
그러면서도 여전히 스토커로 인해 공포를 겪고 있다고 전했다.
릴케는 "아직 아무것도 안 했는데, 이 정도로 접근하면 이상한 걸 할 수도 있겠다는 위협이 되는 거, 그게 무서운 것"이라며 "예전에 지인도 스토킹 피해로 경찰서에 갔더니 '아직 아무 짓도 안했으니 해줄 수 있는 게 없고, (가해자가) 괜히 해코지당할 수 있으니 조심하더라'라고 했다고 하더라"라고 전했다.
이어 "그런데 저는 방송에서도 다 티가 나고, 방송을 하니까 더 심각하게 봐주시는 것도 있는거 같다"고 덧붙였다. 또 "저는 집을 안 나간다. 일상 생활의 95%로 집에 보낸다"며 "그런데 집에 있는게 무섭고, 한번씩 밖에 나갈 때마다 계속 따라오는 사람은 없는지 주변을 두리번거리고 그런다. 저도 죽고 싶지 않아서 조심해서 다닌다"고 말했다.
스마트워치도 발급받았다고 밝혔다. 릴케는 "스마트워치 누르면 어차피 한참 후에 경찰이 오는 거라 필요할까 싶었는데, 변호사님이 '꼭 받으라'고 하셨다"며 "스토커가 나타날 때마다 스마트워치를 누르면 그게 증거가 되고, 시간 지표가 된다고 하더라. 증거자료용으로 쓸 수 있도록 반드시 받으라고 하더라"라고 설명했다.
방송 중 한 시청자가 "세게 나와야 안 오죠"라는 반응을 보이자, 분노하며 "저런 인식을 바꾸고 싶다"며 "왜 피해자 탓을 하냐. 스토킹을 당한다고 하면 심각하게 봐달라"라고 호소했다.
릴케의 담당 변호사는 전화 통화를 통해 "쳐다보거나, 집 주변에서 왔다갔다 하는 건 언어 폭력도 아니고, 옛날 방식이면 벌금만 내고 끝났다"며 "그런데 이 행위가 범죄의 씨앗이다. 최근 사건도 있었고, 새 법으로 이유없이 따라다니고, 접근하고, 쳐다보는게 다 스토킹 행위로 볼 수 있게 됐고, 3년 이하의 징역이 됐다"고 설명했다.
또 "스토킹을 행한 기간, 횟수, 정도, 위협이 된 수준, 합의 여부, 용서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보고 판단하게 되는데, 처벌 사례가 많진 않다"며 "10월에 생긴 법이라 판례는 나오지 않아 지켜봐야 한다"고 전했다. 지난달 '스토킹 처벌법'이란 이름으로 시행된 '스토킹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피해자 또는 그의 동거인, 가족에 대해 일방적으로 접근하고, 지켜보거나 물건 등을 두면서 불안감 또는 공포심을 일으키는 모든 행위를 스토킹으로 봤다. 스토킹범죄를 저지른 사람은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고, 흉기 또는 그 밖의 위험한 물건을 휴대하거나 이용해 스토킹 범죄를 저지를 경우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