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D·화이자 먹는 藥, 오미크론 변이에도 효과 기대…기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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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NA 침투·효소 저해로 바이러스 증식 억제코로나19의 새 변이 바이러스 ‘오미크론(Omicron)’이 확산 중이다. 이와 함께 MSD와 화이자가 개발하고 있는 먹는(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가 부각되고 있다. 이들이 오미크론 등 코로나19 변에도 효과가 있을 것이란 기대다.
몰누피라비르, 30일 FDA 자문회의
30일 업계에 따르면 이들 치료제는 코로나19 바이러스의 돌기(스파이크) 단백질을 직접 표적하지 않는 기전을 갖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 26일(현지시간)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확산 중인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를 오미크론이라 명명하고, 우려 변이 바이러스로 지정했다.
오미크론은 바이러스 표면에 튀어나온 스파이크 단백질에 32개의 돌연변이를 가졌다. 현재 우세종인 델타의 스파이크 단백질 돌연변이가 16개인 것과 비교하면, 2배 더 많다. 스파이크 단백질은 바이러스가 인체 세포에 침투하기 위해 활용하는 단백질이다.
이에 오미크론이 기존에 승인받은 코로나19 치료제를 무력화 할 것이란 우려도 커지고 있다. 리제네론 등이 개발한 항체치료제는 스파이크 단백질을 표적해 작용하므로, 효과가 나타나지 않거나 낮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MSD가 개발한 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 ‘라게브리오’(성분명 몰누피라비르)는 새로운 변이에도 치료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스파이크 단백질을 직접 표적하지 않고,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증식을 억제하기 때문이다.
몰누피라비르는 코로나19 바이러스 리보핵산(RNA)에 삽입돼 바이러스 복제를 막는다. 코로나19 바이러스에 침투해 RNA를 자가복제하는 과정에 오류를 유도하고, 바이러스의 증식을 차단하는 것이다.
코로나19 확진자의 중증화를 막는 데 효과적이고, 내성 위험도 낮을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효능이 문제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라게브리오의 임상 자료를 최종적으로 검토한 결과, 이전에 보고된 50%보다 낮은 30%의 효능을 보였다고 했다. 이에 따라 라게브리오가 오미크론에 치료 효과를 보일지는 추가 연구가 필요할 것이란 관측이다. FDA의 외부 자문기구(adcom)는 30일(현지시간) 회의를 통해 라게브리오의 긴급사용승인(EUA) 권고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화이자도 현재 개발 중인 경구용 치료제 ‘팍스로비드’가 오미크론 변이에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앨버트 불라 화이자 최고경영자(CEO)는 CNBC에 출연해 “팍스로비드는 처음부터 대부분의 변이가 스파이크 단백질에서 나올 것이라는 사실을 염두에 두고 설계됐다”며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에 영향을 받지 않고 효과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팍스로비드는 바이러스 복제에 필수적인 단백질 분해효소(3CL 프로테아제)를 저해해, 코로나19 바이러스 증식을 억제하는 기전이다. 프로테아제 저해제는 코로나19 바이러스만 가진 단백질 분해효소를 자르고 변화시키면서 프로테아제 효소의 작용을 막는다. 화이자는 이달 FDA에 팍스로비드의 EUA를 요청했다. 팍스로비드는 경증에서 중등도 환자가 진단 후 3일 이내에 복용하면 입원 또는 사망 위험을 약 89% 감소시키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예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