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담양 창평 주민들, 예비군 훈련장·사격장 이전 촉구

"슬로시티·정주 여건 장애…국방부·육본, 주민과 소통해야"
전남 담양군 창평면 주민들이 예비군훈련장·사격장 이전을 촉구하고 나섰다. 30일 '창평 소재 예비군 훈련장·사격장 이전 촉구 주민대책위원회'(이하 창평비대위)에 따르면 창평비대위는 지난 28일 창평면 슬로시티 건강증진센터에서 종교·사회단체 관계자, 주민 등 5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발족식을 하고 예비군 훈련장·사격장 이전을 본격적으로 요구하기로 했다.

창평비대위 고민석 공동대표는 "1981년 창평면 삼천리에 들어선 훈련장과 사격장 총소리 등 때문에 아시아 최초로 지정된 슬로시티(창평리·삼천리 일대)가 지장을 받고, 인근 농가와 전원주택 등에 거주하는 주민들이 피해를 보는 등 정주 여건에 장애를 초래한다"고 주장했다.
훈련장과 사격장 주변 1천200여 가구, 3천여 명이 총소리 등 소음에 시달리고 있고, 일부 귀농·귀촌한 주민들이 도시로 '유턴'한다고 고 대표는 전했다. 고 대표는 "일제강점기 때 창평면 주민들이 창평 공립보통학교 운영비를 마련하고자 땅을 기증했는데 세월이 흘러 그 땅이 국방부로 넘어가면서 현재의 훈련장과 사격장이 들어서게 됐다"며 "창평면 주민들은 그간 임진왜란과 구한말 의병·독립운동가들을 많이 배출한 자부심으로 사격장의 총소리를 참아왔는데 이제는 더는 참지 못하겠다"고 말했다.

고 대표는 "국방 당국은 국방기밀이라면서 밝히진 않고 있지만, 국방개혁 2.0에 따라 훈련장과 사격장 훈련 규모를 늘린다는 말이 있는데, 국방부와 육군본부는 주민들과 전혀 소통하지 않고 있다"며 국방부가 '민·군 상생'을 실천해달라고 요구했다.

창평비대위는 앞으로 훈련장·사격장 이전을 촉구하기 위해 국방부, 육군본부 등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일 계획이다. 또한 전국에 산재해 있는 예비군 훈련장·사격장 때문에 피해를 보는 주민들과 연대하는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