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크아웃' 감안해도…"롯데케미칼 역사적 저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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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가 "4분기 저점으로 반등"올 들어 롯데케미칼 주가가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내년부터 실적이 꺾일 것이라는 우려가 주가를 짓누르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롯데케미칼을 둘러싼 업황은 그리 밝지 않다. 중국의 대규모 공장 증설로 공급 과잉이 예상되고, 에너지 가격과 물류비용 상승에 따른 수익성 악화 우려도 있다.
내년 실적둔화 우려에 약세
유가·물류비 올라 원가 부담
주가 연고점 대비 38% 하락
12개월 선행 PER 4.9배 불과
"수소·소재 사업 재평가 이끌 것"
하지만 전문가들은 “모든 악재를 고려해도 현 주가는 지나친 저평가 상태”라고 강조한다.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이 역사적 하단 수준까지 내려와 있어 저가 매수를 노릴 만하다는 조언이다. 롯데케미칼이 미래 먹거리로 주목하고 있는 수소, 2차전지 소재 등 친환경 사업이 주가 재평가를 이끌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연중 고점 대비 38% 급락
30일 롯데케미칼은 0.50% 상승한 20만1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23일 이후 5거래일 만에 반등에 성공했다. 장중에는 21만1500원까지 오르기도 했다.전날 롯데케미칼은 장중 20만원 선이 무너지면서 52주 최저가(19만6000원)를 기록했다. 롯데케미칼이 10만원대로 주저앉은 것은 지난해 9월 29일 이후 1년1개월 만이다. 현 주가는 연고점(3월 3일) 대비 38.57% 빠진 상태다.올해 실적이 고점을 찍고 내년부터 둔화될 것이라는 ‘피크아웃(정점 통과)’ 우려에 주가가 약세를 보이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롯데케미칼의 내년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올해보다 7.4% 감소한 1조7603억원으로 추정된다.
이동욱 키움증권 연구원은 “유가 강세로 주요 원재료인 나프타 가격이 급등했고, 세계적인 물류 대란으로 운임이 상승해 원가 부담이 커졌다”며 “주력 제품인 폴리에틸렌(PE), 폴리프로플렌(PP), 모노에틸렌글리콜(MEG) 등은 중국발(發) 증설에 따른 공급 증가 부담도 있다”고 말했다.
“악재 감안해도 저평가 과해”
최근 증권가에서는 올 4분기를 저점으로 실적과 주가가 반등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기 시작했다. 노우호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내년 2분기 이후 유가가 하락세를 보이며 나프타 가격이 안정화되고 물류 차질도 완화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개발도상국 백신 접종 확대와 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등으로 석유화학 제품 수요가 증가해 공급 과잉 문제도 해결될 것”이라고 했다.모든 악재와 우려를 감안하더라도 밸류에이션이 지나치게 낮다는 분석도 나온다. 롯데케미칼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4.9배로, 지난해 말(9.3배)의 절반 수준이다.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5배로, 역사적 하단에 머물러 있다.“그린 사업이 재평가 이끌 것”
전문가들은 수소, 2차전지 소재, 재활용 플라스틱 등 친환경 신사업이 주가 재평가를 이끌 것으로 보고 있다. 수소, 2차전지 소재 등은 높은 밸류에이션을 부여받는 대표적인 성장 산업이다. 롯데케미칼이 친환경 신사업에 힘입어 낮은 밸류에이션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롯데그룹은 국내 대기업 중에서도 수소 사업에 공격적으로 투자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받는다. 롯데케미칼은 롯데그룹의 수소 사업을 주도하는 핵심 계열사다. 롯데케미칼은 올해 600억원 수준인 수소 사업 매출을 2025년 6000억원, 2030년 3조원 규모로 확대할 계획이다. 친환경 그린수소 생산을 위해 말레이시아 사라왁 지역에서 주정부와 공동으로 예비타당성 조사를 하고 있다. 수소 충전소 운영, 수소탱크 생산 사업에도 진출했다.2차전지 소재 사업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2023년까지 배터리 전해액 유기 용매인 에틸렌카보네이트(EC), 디메틸카보네이트(DMC) 생산 시설을 건설할 계획이다.
하이투자증권은 롯데케미칼을 내년 화학업종 ‘톱픽’으로 꼽았다. 목표 주가는 40만원을 제시했다. 현 주가 대비 98.51% 상승 여력이 있다는 분석이다.
서형교 기자 seogy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