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롬 파월 "테이퍼링 속도 올릴 수 있어"…매파적 행보 우려하는 월가 [글로벌마켓 A/S]

오늘 뉴욕 증시는 어느 섹터 할 것 없이 전반적으로 하락했습니다. 그동안 상대적으로 선방했던 나스닥도 2.4% 하락 마감했고요, 그나마 애플과 화이자, 테슬라 정도가 시장에서 상승 마감한 종목들이었습니다. 오미크론에 대한 우려가 다시 부각되면서 자산시장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증시 뿐 아니라 유가도 급락하면서 WTI 기준 배럴당 67달러 아래로 떨어졌고요. 공포지수라고도 불리는 S&P 500 변동성지수, VIX 지수는 27선을 넘어섰습니다.

이런 불확실성에 더해서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의 발언이 시장의 하방 압력을 키웠습니다. 오늘 상원 은행위원회에 참석한 연준 의장이 질문에 답하는 과정에서 현재 경제가 강하고 인플레이션 압력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11월 회의 때 발표한 테이퍼링을 아마도 몇 개월 더 일찍 마무리하는 것이 적절할 수 있다고 말한 겁니다. 테이퍼링을 조금 더 일찍 마무리하려면 매달 150억 달러씩이라고 밝혔던 자산 매입 규모 축소를 예를 들어 매달 200억달러씩, 이렇게 달달이 축소하는 규모를 키우는 식으로 속도를 높이겠다는 뜻이 될 것이고요. 사실 연준은 올해 말까지는 매달 150억 달러씩 채권 매입량을 줄이되 내년 초부터 인플레이션이나 고용 시장 상황에 따라서 속도를 조정할 수 있다는 여지를 미리 남겨놓기는 했습니다. 제롬 파월 의장의 연임이 결정되기 전인 11월 FOMC 회의록에 이같은 내용이 나와 있고요. 다만 연임 후 여러 상황을 고려해 제롬 파월 의장이 매파적으로 행동할 수 있고 그 경우 시장에는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걱정이 월가에 있었는데, 오늘 발언이 이런 우려에 무게를 실어준 것으로 볼 수 있겠습니다.
그동안 인플레이션에 대해 제롬 파월 의장과 연준은 '일시적(transitory)'라는 설명을 항상 붙여왔는데, 이 수식어를 그만 붙일 때가 됐다는 취지의 발언도 있었습니다. 인플레이션에 대한 연준의 고민이 커지고 있음을 반증하는 것으로 풀이할 수 있고요. 오미크론 변이에 대해서는 미국 내 영향을 평가하기 위해 적어도 열흘 간의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내다보면서도 "오미크론 변이가 사람들의 노동 의욕을 감소시켜 노동 시장과 공급망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우려가 있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신인규기자 ikshin@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