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거거익선 시대…삼성·LG '프리미엄 승부'

중국 저가 LCD TV 공세에
삼성·LG 3분기 점유율 하락
연말 쇼핑 대목 앞두고
60인치 이상 대형제품 주력
국내 TV업계가 중국의 공세로부터 TV 시장을 사수하기 위해 대형·프리미엄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내년에는 삼성전자도 OLED TV를 선보이면서 관련 시장이 더 커질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거거익선 수요 잡아라

1일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의 3분기 세계 TV 시장 매출 점유율은 각각 28.7%와 18.4%였다. 두 업체 모두 2분기에 비해 점유율이 소폭 하락했다. 1~3분기 누적 출하량은 삼성전자가 3084만 대, LG전자는 2003만 대였다. 업계에서는 국내 TV업계가 중국 업체에 점유율을 뺏긴 것으로 보고 있다. 같은 기간 TCL, 샤오미 등 기업의 점유율은 올랐기 때문이다. 중국 기업들은 저가 LCD TV를 앞세워 시장을 공략 중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연말 쇼핑 대목에 60형 이상 대형 TV를 주력으로 판매할 방침이다. 삼성전자 미국 홈페이지에서는 미니 LED TV인 8K(7680×4320) 네오 QLED TV를 정가 대비 최대 3500달러(약 413만원) 할인 판매하고 있다. 39% 할인된 가격이다. 4K(3840×2160) 제품은 최대 1700달러(약 200만원) 저렴하게 판매 중이다. LG전자도 미국 홈페이지에서 올해 출시한 83형 올레드 TV를 1000달러(약 118만원), 미니 LED TV인 LG QNED TV는 최대 1000달러 깎아준다. 이들 업체가 공략하는 집중 타깃은 TV를 교체하려는 소비자다. 기존 제품보다 더 크고 좋은 TV를 구매하려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거거익선’ 트렌드 덕에 대형 TV는 올해 사상 최대 출하량을 기록할 예정이다. 옴디아는 4분기 60형대 TV 출하량이 처음으로 1000만 대를 넘을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4.3% 뛴 수치다. 70, 80형대 TV 출하량도 442만5000대로 분기 출하량 기준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 기간 세계 TV 시장에서 60형 이상 대형 제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출하량 기준으로 사상 처음 20%를 넘을 것으로 옴디아는 전망했다. 금액 기준으로는 60형 이상 제품 비중을 43.6%로 예상했다.

○삼성 OLED 나온다

국내 업체들이 기술을 주도하고 있는 OLED 시장도 본격적으로 커진다. 업계의 관심은 삼성전자의 첫 QD(퀀텀닷)-OLED TV에 쏠려 있다. 최근 삼성디스플레이가 충남 아산캠퍼스 Q1라인에서 QD-OLED 양산에 들어갔기 때문에 완제품 출시가 초읽기에 들어갔다. 삼성디스플레이는 2025년까지 13조1000억원을 투자해 대형 LCD 생산라인을 QD로 전환하고, 차세대 디스플레이 개발에 주력할 방침이다.

삼성 QD-OLED TV는 청색 OLED층을 광원으로 쓰는 게 다른 OLED TV와 차별점이다. 전자업계는 삼성전자가 내년 1월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IT·가전전시회 ‘CES 2022’에서 QD-OLED TV를 처음 선보일 것으로 보고 있다.

OLED TV 선두주자인 LG전자도 OLED 라인업 확대에 나섰다. 전자업계에서는 CES 2022에서 LG전자의 90형대 OLED TV가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가 최대 97형 OLED 패널을 생산할 수 있다고 밝혔기 때문이다.OLED는 각 소자가 스스로 빛을 내는 자발광 방식이어서 화소 단위로 색상과 빛을 표현해준다. LCD에 비해 응답속도가 1000배 빠르고, 눈 건강에 좋지 않은 플리커(미세한 깜빡임) 현상이 없는 것도 장점이다. 스포츠 경기나 게이밍 등 빠른 응답속도가 필요한 상황에 제격이다. 옴디아는 올해 3분기 OLED TV 출하량이 153만9000대로 전년 동기보다 65% 증가한 것으로 집계했다. 4분기에는 200만 대를 넘을 것이라는 게 옴디아 측 예상이다. 올해 OLED TV 시장 규모(650만 대)도 전년보다 80% 커질 것으로 옴디아는 전망했다.

이수빈 기자 ls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