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전기차로 동남아 시장 뚫는다…첫 타깃은 인도네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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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가 동남아시아 시장을 정조준하고 있다. 현재 동남아 자동차 시장은 도요타를 비롯한 일본 브랜드가 장악하고 있지만, 전기차 분야에서 공격적으로 나선다면 승산이 있다고 판단한 결과다. 동남아가 현대차의 핵심 시장 중 하나로 떠오를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현대차와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셀 합작공장도 최근 착공했다. 연산 10GWh 규모의 공장으로 한국 완성차업체와 배터리 제조사가 해외에 합작회사를 설립하는 첫 사례다. 합작법인은 2024년부터 매년 전기차 15만 대에 장착할 수 있는 분량의 배터리를 생산한다. 두 회사는 합작공장 설립에 11억달러(약 1조3000억원)를 투자한다. 합작공장은 인도네시아 수도인 자카르타에서 남동쪽으로 65㎞ 떨어진 카라왕산업공단에 지어지고 있다. 이곳에서 생산되는 배터리셀은 현대차와 기아의 전용 플랫폼 전기차 등에 장착된다.
현대차의 1차 목표는 인도네시아 시장이다. 인도네시아는 1년에 자동차가 약 100만 대 팔리는 동남아 최대 시장이다. 미래 성장 가능성도 크다. 경제성장률이 연평균 5% 수준을 유지하고 있음에도 자동차 보급률은 인구 1000명당 80대 정도로 낮은 편이다. 하지만 글로벌 완성차업체에 인도네시아는 결코 만만한 시장이 아니다. 일본 브랜드가 시장을 장악해왔기 때문이다. 판매량 상위 1~5위를 모두 일본 브랜드가 싹쓸이할 때도 많다. 일본 브랜드의 시장 점유율을 더하면 90% 수준에 다다를 정도다.현대차는 인도네시아 시장을 뚫을 비장의 무기로 전기차를 선택했다. 일본 브랜드들은 전기차 전환에 소극적이다 보니 인도네시아에 전기차 생산시설을 설립하려는 시도를 아직 제대로 하지 않고 있다. 궁극적으로는 인도네시아를 발판으로 동남아 전기차 시장을 잡겠다는 게 현대차의 전략이다. 정 회장이 직접 인도네시아를 찾아간 것도 동남아 전기차 시장의 성장 가능성에 주목했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많다.
현대차는 지난달 25일 경기 고양 킨텍스에서 열린 ‘2021 서울모빌리티쇼’에서 레벨 4 자율주행 국내 운영 계획을 발표했다. 내년 상반기 운전자 개입이 필요 없는 레벨 4 수준의 완전 자율주행 시범 서비스를 시작하겠다는 내용이다. 현대차는 서울 도심 내 자율주행차 시범운행지구에서 ‘로보라이드’ 시범 서비스를 시작하는데, 이 서비스는 도로가 일시적으로 막히는 등 일부 상황을 제외하고 비상시에도 운전자가 개입하지 않는 레벨 4 수준의 자율주행차로 이동 편의를 제공한다.도심항공모빌리티(UAM) 분야의 투자도 속도를 낸다. 현대차그룹은 지난달 9일 미국 내 UAM 관련 사업을 담당할 독립 법인 이름을 슈퍼널(Supernal)로 확정했다고 발표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미국 내 UAM 담당 법인을 설립했고, 약 1년 동안 전기 수직 이착륙기(e-VTOL) 등을 개발해왔다. 슈퍼널은 내년 미국 캘리포니아에 연구시설도 설립한다.
국내에서는 다른 기업들과 손잡고 UAM 생태계 조성을 준비하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달 16일 인천 파라다이스시티호텔에서 인천국제공항공사, 현대건설, KT, 대한항공과 업무협약을 맺었다. 5개사는 협약에 따라 UAM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해 협력한다. 현대차는 UAM의 개발 및 제조·판매·운영·정비·플랫폼 등을 아우르는 사업화 모델을 발굴한다. 시험 비행도 현대차가 담당한다. 인천공항공사는 UAM 인프라 구축과 운영을, 현대건설은 UAM 수직 이착륙장 설계 및 시공 기술 개발을 맡는다. KT는 UAM 통신 인프라와 데이터 플랫폼을 개발하고, 대한항공은 UAM 운항·통제 시스템 개발과 여객·물류 운송서비스 모델을 연구한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
○인니 발판으로 동남아 시장 잡아라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지난 10월 25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린 ‘미래 전기차 생태계’ 행사에 참석해 “내년부터 현대차 인도네시아 공장에서 전기차를 양산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 회장은 “인도네시아가 전기차 선도국가로 도약할 수 있도록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며 “전기차산업은 인도네시아의 새로운 미래 성장동력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현대차는 인도네시아 브카시 델타마스 공단에 완성차 공장을 짓고 있다. 연내 완공할 예정이다. 생산능력은 우선 연 15만 대 수준으로 시작해 앞으로 25만 대가량으로 늘릴 계획이다.현대차와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셀 합작공장도 최근 착공했다. 연산 10GWh 규모의 공장으로 한국 완성차업체와 배터리 제조사가 해외에 합작회사를 설립하는 첫 사례다. 합작법인은 2024년부터 매년 전기차 15만 대에 장착할 수 있는 분량의 배터리를 생산한다. 두 회사는 합작공장 설립에 11억달러(약 1조3000억원)를 투자한다. 합작공장은 인도네시아 수도인 자카르타에서 남동쪽으로 65㎞ 떨어진 카라왕산업공단에 지어지고 있다. 이곳에서 생산되는 배터리셀은 현대차와 기아의 전용 플랫폼 전기차 등에 장착된다.
현대차의 1차 목표는 인도네시아 시장이다. 인도네시아는 1년에 자동차가 약 100만 대 팔리는 동남아 최대 시장이다. 미래 성장 가능성도 크다. 경제성장률이 연평균 5% 수준을 유지하고 있음에도 자동차 보급률은 인구 1000명당 80대 정도로 낮은 편이다. 하지만 글로벌 완성차업체에 인도네시아는 결코 만만한 시장이 아니다. 일본 브랜드가 시장을 장악해왔기 때문이다. 판매량 상위 1~5위를 모두 일본 브랜드가 싹쓸이할 때도 많다. 일본 브랜드의 시장 점유율을 더하면 90% 수준에 다다를 정도다.현대차는 인도네시아 시장을 뚫을 비장의 무기로 전기차를 선택했다. 일본 브랜드들은 전기차 전환에 소극적이다 보니 인도네시아에 전기차 생산시설을 설립하려는 시도를 아직 제대로 하지 않고 있다. 궁극적으로는 인도네시아를 발판으로 동남아 전기차 시장을 잡겠다는 게 현대차의 전략이다. 정 회장이 직접 인도네시아를 찾아간 것도 동남아 전기차 시장의 성장 가능성에 주목했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많다.
○UAM·자율주행도 미래 먹거리
현대차는 미래 모빌리티(이동수단) 시장을 잡기 위한 노력도 이어간다. 이미 국내외 다수 자동차업체가 경쟁하고 있는 전기차 시장은 물론 그 이후 먹거리에 대한 투자를 강화하겠다는 목표다.현대차는 지난달 25일 경기 고양 킨텍스에서 열린 ‘2021 서울모빌리티쇼’에서 레벨 4 자율주행 국내 운영 계획을 발표했다. 내년 상반기 운전자 개입이 필요 없는 레벨 4 수준의 완전 자율주행 시범 서비스를 시작하겠다는 내용이다. 현대차는 서울 도심 내 자율주행차 시범운행지구에서 ‘로보라이드’ 시범 서비스를 시작하는데, 이 서비스는 도로가 일시적으로 막히는 등 일부 상황을 제외하고 비상시에도 운전자가 개입하지 않는 레벨 4 수준의 자율주행차로 이동 편의를 제공한다.도심항공모빌리티(UAM) 분야의 투자도 속도를 낸다. 현대차그룹은 지난달 9일 미국 내 UAM 관련 사업을 담당할 독립 법인 이름을 슈퍼널(Supernal)로 확정했다고 발표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미국 내 UAM 담당 법인을 설립했고, 약 1년 동안 전기 수직 이착륙기(e-VTOL) 등을 개발해왔다. 슈퍼널은 내년 미국 캘리포니아에 연구시설도 설립한다.
국내에서는 다른 기업들과 손잡고 UAM 생태계 조성을 준비하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달 16일 인천 파라다이스시티호텔에서 인천국제공항공사, 현대건설, KT, 대한항공과 업무협약을 맺었다. 5개사는 협약에 따라 UAM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해 협력한다. 현대차는 UAM의 개발 및 제조·판매·운영·정비·플랫폼 등을 아우르는 사업화 모델을 발굴한다. 시험 비행도 현대차가 담당한다. 인천공항공사는 UAM 인프라 구축과 운영을, 현대건설은 UAM 수직 이착륙장 설계 및 시공 기술 개발을 맡는다. KT는 UAM 통신 인프라와 데이터 플랫폼을 개발하고, 대한항공은 UAM 운항·통제 시스템 개발과 여객·물류 운송서비스 모델을 연구한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