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최저치 찍은 날, 1조 공매도 폭탄

외국인, 카뱅·한온시스템 등 공격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에 대한 공포로 코스피지수가 연중 최저치를 기록한 지난달 30일 공매도 거래대금이 1조원을 넘긴 것으로 나타났다. 올 들어 두 번째로 많은 규모다. 증시 불확실성이 커지자 외국인이 공매도 금액을 크게 늘린 영향이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1월 30일 하루 동안 공매도 거래대금은 유가증권시장 8184억원, 코스닥시장 2767억원을 합쳐 총 1조951억원에 달했다. 5월 3일 사상 최고치였던 1조1094억원에 근접한 수준이다. 5월과 달리 기관 공매도 비중이 늘었다.공매도는 주가 하락이 예상될 때 주식을 빌려 판 뒤 실제 주가가 떨어지면 싼값에 다시 사들여 주식을 상환해 차익을 내는 투자 기법이다. 기관은 개인과 달리 주식을 빌리는 차입기간에 제한이 없어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공매도 거래대금은 전날까지만 하더라도 유가증권시장 기준 3000억~4000억원가량이었다. 하루 만에 두 배가 늘었다. 외국인 공매도가 30일 하루에만 6875억원어치 쏟아지며 하락장을 연출했다. 이날 코스피는 2.42% 하락한 2839.01에 마감, 연중 최저치를 갈아치웠다.

거래대금이 가장 많았던 종목은 카카오뱅크로 30일 하루 공매도 거래대금이 517억원에 달했다. 2차전지 동박업체인 일진머티리얼즈가 460억원, 지주사 SK가 335억원, 자동차 열관리시스템 업체인 한온시스템이 149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직전 40거래일간 공매도 거래대금이 많았던 종목은 카카오뱅크, SK, LG생활건강, 호텔신라 순이었다.

전날 전체 거래 중 공매도 거래 비중이 가장 컸던 종목은 광고업체인 이노션으로 전체 거래 중 27.2%가 공매도 거래였다. SK(22.9%), 메리츠증권(21.9%), 롯데하이마트(19.8%) 등도 공매도 거래 비중이 높았다.

고윤상 기자 k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