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군용기 날마다 대만서 무력시위…"서서히 지치게 하려는 것"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중국이 지난 9∼11월 석달 연속으로 월 100대 이상의 군용기를 동원해 대만에서 공중 무력시위를 펼친 것으로 조사됐다.

AFP 통신은 대만 국방부의 발표를 토대로 자체 집계한 결과 9월 117대, 10월 196대, 11월 159대 등 석달 연속으로 매월 100대 이상의 중국 군용기가 대만 방공식별구역(ADIZ)을 침범했다고 1일 보도했다. 대만 국방부는 지난해 9월부터 중국 군용기의 ADIZ 진입 일일 현황을 발표하고 있다.

전날에는 J-11 전투기 4대가 ADIZ 서남부에 진입했다고 발표했다.
AFP는 올해 거의 900대를 포함해 지난해 9월 이래 1천대 이상의 중국 군용기가 대만 ADIZ를 침범했다고 전했다. 또 중국이 압박을 강화하면서 지난 9월부터 침범 빈도와 규모가 대폭 늘어나 9월에는 하루 빼고 매일, 11월에는 3일 빼고 매일 중국 군용기가 침범했으며 10월에는 단 나흘 새 149대가 ADIZ에 침범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중국군 군용기가 침범할 때마다 대만군은 초계기 파견, 무선 퇴거 요구, 지상 방공 미사일 추적 등으로 대응하고 있다.

AFP는 "중국 군용기가 거의 매일 대만을 위협하면서 이미 노후한 대만 전투기 부대가 압박받고 있다"고 전했다. 11월 중 가장 많은 중국 군용기가 동원된 날은 28일로, 전략폭격기와 공중급유기 등 27대가 ADIZ에 진입했다.

그 다음날 추궈정(邱國正) 대만 국방부장(장관)은 "거의 쉬지 않는 침범으로 최근 상황이 특히 암울하다"며 "중국의 의도는 우리를 서서히 지치게 하려는 것이며 '우리에게 이런 힘이 있다'고 알려주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 날 우자오셰(吳釗燮) 대만 외교부장은 트위터를 통해 "중국의 강압적인 행동은 대만의 무릎을 꿇리려는 게 분명하며 우리와 민주 진영 파트너들을 멀어지게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대만 국방부는 지난달 발간한 격년 보고서에서 "중국이 군용기 침범과 같은 회색지대 위협을 빈번하게 가하는 것은 전투 없이 대만 점령을 노리는 것"이라고 분석했다고 AFP는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