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격매수 말라더니…집값 상승에 베팅한 '누구나집' [이지효의 플러스 PICK]


# 집값 고점이라더니



[플러스 PICK] 시간입니다.

이지효 기자, 첫 번째 키워드부터 바로 볼까요?



네, 첫 번째 키워드는 '집값 고점이라더니' 입니다.

최근 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이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지금의 집값이 고점이라는 발언을 했습니다.

"정말 집값이 떨어지냐"는 질문에 "제 얘기가 아니고 객관적인 지표를 보면 지금 상황이 그렇다"고 말한 거죠.



집값이 떨어진다는 이유는 뭐였나요?



2006년, 2007년에 집값이 굉장히 많이 올랐는데

그때 고점을 찍고 집값 조정이 이뤄지면서 2012년, 2013년에는 소위 '하우스푸어', '렌트푸어'가 문제가 됐다는 거죠.
그러면서 대치동 은마아파트, 압구정 현대아파트 등의 사례를 들었습니다.

그는 "강남의 아파트도 고점 대비 40% 떨어진 적이 있다"면서 "집값이 언젠가는 조정이 될 수 밖에 없다"고 한 겁니다.



이런 발언은 그간 쭉 있어오지 않았습니까?



네. 약속이나 한 것처럼 정부·여당에서는 집값 하락론을 들고 나오는 상황입니다.

이호승 청와대 정책실장도 한 라디오에서 "집값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이 모두 하방쪽으로 방향을 바꾸고 있다"고 했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권후보도 "집값 상승은 막바지며 막차를 탄 사람은 위험하다"고 경고했습니다.

그간 정부는 26번의 부동산 정책을 발표하면서 매번 "추격매수 말라"는 언급을 했던 상황이죠.



그래도 이런 정부의 말을 믿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 같습니다.



네. 정부의 신뢰도는 바닥에 떨어졌는데 양면성까지 보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앞에서는 집값 고점을 외치면서 뒤에서는 조금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인데,

혹시 이번에 나온 '누구나 집'이라고 들어보셨습니까?



누구나 싸게 임대로 들어가서 나중에 분양까지 받을 수 있다는 주택사업이죠?



'누구나 집'은 정부와 여당이 집값 안정을 위해 추진하는 주택공급 사업입니다.

10년 간 주변 시세의 85~95% 수준에 월세로 살다가 미리 정한 가격으로 분양받는 식인데요.
이번에 우선협상 대상지로 선정된 곳들의 분양가는,

전용면적 84㎡ 기준으로 화성능동 7억400만원, 의왕초평 8억5,000만원 등입니다.



화성과 의왕에서 저 가격이면 결코 싸다는 생각이 안 드는데요?



네. 예를 들어 의왕초평과 화성능동의 분양가는 주변 시세보다 비쌉니다.

화성능동지구 바로 길 건너편에 있는 서동탄파크자이 2차 아파트 전용 84㎡는,

지난 9월에 6억 9,800만원에 거래돼 신고가를 기록했었습니다.

의왕초평지구 인근 의왕역센트럴시티 아파트 전용 84㎡ 역시 올들어 7억 5,000만원에 거래된 게 최고입니다.



왜 이렇게 비싸게 분양가가 책정된 겁니까?



쉽게 말하면 13년 뒤 집값을 미리 산정해서 그렇습니다.

국토부는 사업자 공모 시점인 지난 9월 감정가를 기준으로 분양 시점을 13년으로 가정하고,

그때까지 연평균 집값 상승률이 최대 1.5% 오른다고 가정해 분양가를 산출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방식대로라면 13년 뒤에 지금보다 집값이 최대 21.4% 상승한다고 가정한 셈이죠.

집값은 고점이라면서 정작 분양가는 앞으로 더 높아지게 설계를 한 주택을 내놓은 건데,

정부가 자가당착에 빠진 게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는 상황입니다.


이지효기자 jhlee@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