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태수의 '뉴 투 빅'…GS그룹 인사로 보여줬다

신사업 분야 임원 대거 승진

미래에셋서 투자 전문가 영입
주력 계열사 CEO 유임 '안정'
오너가 4세 허서홍 부사장 승진
GS그룹은 1일 신임 대표이사 4명을 포함해 43명에 대한 정기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

올해 GS 임원 인사의 키워드는 ‘신사업’이다. 승진하거나 새로 선임된 임원의 약 20%가 신사업 전략 담당이다. 허태수 회장이 평소 강조해온 ‘뉴 투 빅(새로운 것을 크게 만들자)’에 맞춰 신성장동력 확보에 힘을 싣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안정적인 성과를 낸 주력 계열사들의 대표이사는 유임됐다.새로 선임된 대표이사는 정찬수 GS EPS 사장, 김석환 GS E&R 사장, 이영환 GS글로벌 사장, 여인창 파르나스호텔 전무 등이다.

정 사장은 ㈜GS의 경영지원팀장 출신으로 미래 성장기반 구축에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김 사장은 GS그룹 친환경협의체인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분과장을 맡아 그룹 전반의 ESG 경영책 토대를 닦았다. GS E&R을 이끌며 암모니아 혼소발전 및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강화할 예정이다.

이 사장은 해외 사업을 통한 수익 창출에 힘쓸 계획이다. 파르나스호텔 대표를 맡게 된 여 전무는 씨티은행 글로벌 마케팅 총괄 임원을 지낸 마케팅 전문가로 꼽힌다. 이두희 GS칼텍스 부사장은 사장으로 승진했다.허준녕 ㈜GS 부사장 영입도 눈에 띈다. 허 부사장은 미래에셋 글로벌투자 부문과 UBS 뉴욕 본사 등에서 기업 인수합병(M&A)을 담당한 투자 전문가다. 미래성장 전략의 한 축인 스타트업 투자를 담당하며 GS가 설립을 준비 중인 기업형 벤처캐피털(CVC) 법인을 이끌 예정이다.

오너 일가 중에서는 허광수 삼양인터내셔날 회장의 장남이자 허태수 회장의 5촌 조카인 허서홍 ㈜GS 미래신사업팀장이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허 부사장은 그동안 그룹 전반의 신사업 투자전략을 수립하고, 대규모 M&A 등을 적극 추진했다.

GS칼텍스에서는 수소와 모빌리티 등 미래사업 개발을 맡고 있는 김정수 전무가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2020년 GS칼텍스에 전무로 영입된 지 2년 만에 승진하며 친환경 에너지 사업을 담당하게 됐다. GS리테일에서는 요기요와 펫프렌즈 등 투자를 성사시킨 이성화 신사업부문장이 상무로 승진했다.에너지·발전과 유통을 주력으로 하던 GS는 지난해 허 회장이 지휘봉을 잡은 뒤 신사업 확장에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인사 대상자 43명 중 9명이 각 계열사에서 신사업 전략과 투자를 담당했다”며 “허 회장의 취임 3년차를 맞는 내년에는 미래 성장동력 확보에 더욱 속도가 붙을 것”이라고 말했다.

남정민 기자 peux@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