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태어난 아이, 건강하게 살 나이는 66.3세…17.2년은 '병치레'

한국인 기대수명 83.5세
10년 전보다 기대수명 3.3년↑
한국인의 기대수명은 2020년 기준 83.5세로 2010년 대비 3.3년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질병으로 고통받는 유병기간을 제외한 건강수명은 66.3세였다.

통계청이 1일 내놓은 ‘2020년 생명표’에 따르면 남성의 기대수명은 80.3세, 여성은 86.3세를 나타냈다. 남성과 여성의 기대수명 차이는 2010년 6.8년에서 0.8년 감소했다. 기대수명은 연령별 사망 수준이 유지된다고 가정할 때 해당 연도에 태어난 아이가 앞으로 살 것으로 기대되는 연수를 의미한다. 지난해 출생아가 80세까지 생존할 확률은 남성이 62.6%, 여성이 81.5%였으며 100세까지 생존할 확률은 남성이 1.3%, 여성이 5.0%였다.

다른 연령대의 기대여명도 증가했다. 40세 남자는 평균 41.5년, 여자는 47.3년 더 생존할 것으로 예상된다. 60세는 남자가 23.4년, 여자는 28.2년의 기대여명이 추산됐다. 10년 전과 비교하면 남자는 2.6년, 여자는 2.5년 늘어난 것이다.

다만 전체 수명의 20% 정도는 질병에 시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남성은 유병기간이 14.9년으로 이를 제외한 건강 기대수명은 65.6세였다. 여성은 유병기간이 19.3년에 이르러 이를 제외한 기대수명은 67.2세였다. 6.0년인 남녀 기대수명 차이가 유병기간을 제외하면 1.6세로 크게 줄어드는 것이다.지역별로는 경제 수준이 높을수록 기대수명이 길고 남녀 기대수명 차이는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도별로는 서울이 84.8세, 세종이 84.4세로 가장 높았으며 경북(82.6세)과 충북(82.6세)이 가장 낮았다. 남녀 기대수명 차이는 제주(7.5년)와 전남(7.2년)이 가장 컸으며 세종(4.3년)과 울산(4.7년)이 가장 작았다. 통계청 집계에 따르면 2019년 기준 1인당 연간 소득은 △서울 2397만원 △울산 2261만원 △세종 2067만원 △전남 1907만원 △충북 1898만원 △제주 1881만원 등이었다.

지난해 출생아가 암으로 사망할 확률은 남성이 26.4%, 여성이 15.9%였다. 심장 질환으로 사망할 확률은 각각 10.2%와 12.9%였다. 이에 따라 암이 정복될 경우 남성의 기대수명은 4.5년, 여성은 2.7년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심장 질환으로 사망하지 않는다면 남성 기대수명은 1.4년, 여성은 1.3년 증가한다.

다른 나라와 비교하면 한국 여성의 기대수명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국 중 일본(87.7세)에 이어 두 번째로 높았다. 남성의 기대수명은 OECD 9위로 전년 대비 순위가 3계단 올라갔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