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 외식 대신 홈파티…호텔 케이크 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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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홈파티' 늘며 호텔 케이크 판매도 증가
신라호텔, 작년 판매량 전년대비 280%↑
신라·롯데 등 잇따라 시즌 케이크 판매
대전 유성구에 사는 직장인 홍모 씨(33)는 크리스마스 케이크를 사기 위해 서울을 방문할 예정이다. 홍 씨가 예약한 케이크는 호텔 제품으로 가격은 8만원대다. 일반 프랜차이즈 베이커리의 케이크 가격이 2만~3만원대임을 고려하면 3배 가까운 수준이다.특급호텔들이 홈파티나 소규모 크리스마스파티 등을 겨냥해 내놓은 '12월 한정 판매 케이크'가 인기를 더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외식 대신 가족이나 가까운 지인들과 소규모로 집에서 파티를 여는 '홈파티' 문화가 확산되고 있는 덕을 보고 있다. 일반 케이크값의 3배에 달하지만, 4인 가족이 외식하는 비용에 비하면 싸다는 인식에 호텔들도 시즌 케이크를 일찌감치 준비하고 있다.
홍 씨는 "1년에 한 번 있는 특별한 날에 사는 것인 만큼 돈이 그리 아깝진 않다"며 "케이크를 찾으러 호텔에 간 김에 서울구경도 하고 다시 대전으로 돌아와 가족들과 '홈파티'를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1일 서울신라호텔에 따르면 '홈파티'의 영향으로 지난해 12월23일부터 25일까지 크리스마스 케이크 2종 판매량은 전년 동기보다 280% 급증했다. 올해도 이 같은 트렌드가 계속될 것으로 보고 새로운 시즌 케이크를 선보이고 있다.
호텔 케이크는 비싸지만 '홈파티'에서 '스몰 럭셔리(작은 사치)'를 느낄 수 있다보니 찾는 이들이 늘고 있다. 특히 홍 씨와 같이 지방에 사는 이들도 연말 분위기를 한껏 내기 위해 '케이크 원정'도 불사하고 있다. 그는 "재택근무로 집에 있는 날이 많다보니 가족들과 연말 분위기를 특별히 내고 싶어도 어려운 게 사실"이라며 "아이들에게는 '서울 큰 호텔에서 사온 케이크'라는 존재 자체가 이벤트나 다름없다"고 말했다.서울신라호텔의 베이커리 '패스트리 부티크'는 올해 '위싱 리스'와 '화이트 홀리데이' 등 케이크 2종을 선보인다. 두 케이크 모두 12월 한 달 동안만 판매되는 제품이다. 위싱 리스 케이크는 초콜릿 시트 위에 프랑스의 발로나 초콜릿 가나슈와 생초코를 입힌 케이크로, 케이크 위에 로즈마리를 얹어 리스를 형상화했다. 붉은색 마카롱과 초코볼·캔들을 연출해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연출했다. 화이트 홀리데이 케이크는 생크림과 딸기가 들어가 부드러운 맛과 상큼한 맛이 어우러진다. 케이크 겉면에 곁들여진 달콤한 맛을 내는 슈가 파우더는 나무 위의 흰 눈처럼 연출됐다.
롯데호텔은 시그니엘 서울과 부산, 롯데호텔 서울·월드·제주·부산에서 크리스마스 케이크를 판매한다. 시그니엘 서울의 델리샵 페이스트리 살롱에서는 레드 베리 콤포트가 들어간 레드 베리 크림치즈 케이크와 몽블랑을 판매한다.시그니엘 부산 페이스트리 살롱에서는 바닐라 치즈 무스, 피스타치오 다쿠아즈 등으로 크리스마스 트리를 형상화한 크리스마스 트리와 티라미수로 만든 나무 장작 모양의 브쉬 드 노엘을 선보인다. 브라우니를 활용해 도토리를 표현한 크리스마스 파인트리와 미니 케이크 3종도 출시한다.롯데호텔 서울과 월드, 제주, 부산 델리카한스에서도 다양한 크리스마스 케이크를 제공한다. 이곳에서는 초콜릿 스펀지와 사브레 비스킷을 활용한 과자집 모양의 베어 쇼콜라 하우스와 크리스마스 트리 장식 볼을 모티브로 한 마스카포네 커피 케이크를 판매한다. 초콜릿 크럼블을 쌓아 통나무 장작을 형상화한 노엘 케이크도 선보인다.
호텔 케이크는 기간만 한정적인 게 아니다. 수량도 한정돼 있어 예약이 필요하다. A호텔 관계자는 "12월 중순에 접어들면 연말과 크리스마스가 겹치며 케이크 판매량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케이크 수령까지 넉넉한 기간을 두고 미리 예약할 것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이미경 한경닷컴 기자 capit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