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료전지 시장 1위’…수소경제 최대 수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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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퓨얼셀은 친환경 수소 발전 연료전지인 인산형 연료전지에 특화돼 있다. 수소충전소가 확대되고 선박용 연료전지 시장과 스마트팜 시장이 개화하면 더욱 그 무대가 넓어질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수소 경제의 가까운 수혜주로 두산퓨얼셀을 꼽고 있다[한경ESG] ESG 핫 종목 - 두산퓨얼셀두산퓨얼셀은 2019년 10월 1일 두산으로부터 인적 분할한 발전용 수소연료전지 생산업체다. 두산이 2014년 원천기술을 갖고 있던 미국 연료전지 업체 클리어엣지파워(CEP)를 인수하면서 시작한 사업부다. 2019년 10월 18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 후 주가는 지난 12월 1일까지 8배나 올랐다. 시가총액은 3조원대다. 다른 주요 그룹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시대를 맞아 환경 관련 신사업에 속속 진출하는 것과 달리 두산퓨얼셀은 태생 자체가 친환경 사업이다. 구산업에 목맬 필요도, 기업가치가 할인될 이유도 없다. 두산퓨얼셀이 시장에서 높은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을 인정받아온 것도 이 때문이다. 증권업계에서는 아직까지 먼 미래의 이야기 같은 수소경제의 가장 가까운 수혜주로 두산퓨얼셀을 꼽는 전문가가 많다.
수소경제의 핵심 밸류체인
연료전지는 수소와 산소의 화학반응을 이용해 전기를 생산하는 친환경 수소 발전 기술이다. 두산퓨얼셀은 이 중에서도 액체 인산을 전해질로 이용하는 인산형 연료전지(PAFC)에 특화돼있다. 연료전지 중 가장 상용화된 기술이다. 높은 안정성이 강점이다. 여기에 전기 생산과정에서 발생하는 열을 추가적으로 활용, 에너지 복합 효율이 80~90%에 달한다는 장점이 있다. 국내에서도 발전용 연료전지로 PAFC를 가장 많이 사용한다. 아직까지 주요 고객사는 국내 공공 및 민간 발전사업자다. 연료전지 누적 시장점유율은 국내 1위다. 지난해 매출은 4618억원, 영업이익은 260억원이었다. 올해는 3분기까지 매출이 2502억원, 영업이익이 90억원으로 다소 부진했다. 지난해 정부가 준비 중이던 청정수소발전의무화제도(CHPS)의 법제화가 지연되면서 수주에 어려움을 겪은 여파다. 2022년에는 상황이 달라진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두산퓨얼셀의 내년도 매출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는 8046억원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영업이익도 600억원대가 예상된다. 2023년에는 매출 1조원, 영업이익 1000억원을 돌파할 것이라는 것이 증권업계의 전망이다. 넓어지는 연료전지 무대
연료전지 시장은 그동안 발전사 수주에 의존하는 시장이었다. 수소경제의 도래로 연료전지 시장규모가 급격히 커지고 있다. 연료전지 기술은 수소의 생산과 저장, 유통에 이르는 전 분야에서 필요하다. 생산 분야에서는 수전해 시설에 연료전지가 쓰인다.가장 먼저 눈에 띄는 이벤트는 수소충전소 확대다. 두산퓨얼셀이 가진 최대 강점 기술이 수소충전소에 특화돼 있다. PAFC에 적용되는 화석연료 개질 시스템을 활용한 수소 추출 모델인 '트라이젠(TRI-GEN)' 기술이다. 이 기술은 연료전지 발전 과정에서 수소를 별도로 추출할 수 있다. 수소가 남으면, PAFC 발전을 통해 전력으로 변환도 가능하다.
SK증권은 트라이젠 모델이 한국의 인프라 여건을 감안하면 수소충전소 확대를 위한 가장 현실적 수소 생산 방법이라고 평가했다. 2022년 중 이 모델을 상업화하겠다는 것이 두산퓨얼셀의 청사진이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SK에너지와 업무협약을 맺고 주유소 네트워크에 트라이젠 설비를 이용한 수소충전소를 건설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기존 튜브트레일러 방식 대비 30~40% 수소 공급 단가를 낮출 수 있어 관련 사업자들의 수요가 커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새로운 시장도 개화할 전망이다. 선박용 연료전지 시장이다. 두산퓨얼셀은 선박용 연료전지 시장이 2025년 60MW 수준에서 2030년까지 600MW로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국제해사기구(IMO)는 2050년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점진적으로 선박 연료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두산퓨얼셀은 천연가스 기반의 연료전지 추진체로 시장에 진입한 후, 시장변화에 따라 수소연료전지로 사업을 발전시킬 계획이다. 다만 2025년부터 개화하는 선박용 연료전지 시장은 고체산화물 연료전지(SOFC)가 주도할 가능성이 높다. 두산퓨얼셀은 SOFC 상용화를 위해 2023년까지 기술개발과 50MW 규모의 공장을 완공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2025년 본격 상업화에 대비한 시간표다.
급격히 커지는 스마트팜 시장에서도 수소연료전지가 쓰일 수 있다. 수소를 연료전지에 투입하면 전기, 열, 물을 얻을 수 있어 척박한 환경에서도 농업이 가능하도록 할 수 있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내년도 주가 재평가 근거는
올해는 주가가 부진했다. 11월까지 13% 넘게 빠졌다. 급등했던 지난해와는 전혀 딴판이었다. 하지만 증권업계에서는 내년에 주목하고 있다. 주가 재평가 요소가 여럿이기 때문이다.
우선 2022년에는 CHPS가 도입될 전망이다. CHPS는 발전사업자가 일정 비율 이상의 전기를 신재생에너지를 통해 생산하도록 규제하는 RPS제도에서 연료전지를 따로 빼내는 게 핵심 내용이다. 기존 RPS에 CHPS가 더해짐으로써 발전사업자들은 연료전지를 통한 에너지 생산량을 늘려야 한다. 풍력, 태양열 등과 연료전지를 분리해 투자해야 한다는 뜻이다. 정연승 NH투자증권 연구원은 “CHPS를 도입하면서 발전사들의 발주 재개가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증권업계에서는 이미 상당수 발전사와 사전 논의를 끝낸 상황이라고 보고 있다.
주가 차원에서는 단기 예상 호재와 장기 성장성을 두루 갖췄다고 볼 수 있다. 두산퓨얼셀이 주가 부진에도 불구하고 목표 주가 6만7000원대를 꾸준히 지키는 이유다. 일각에서는 두산퓨얼셀의 밸류에이션 부담이 너무 크다는 지적도 있다.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이 연초만 해도 100배를 넘기다 주가 조정으로 떨어진 것이 90배 정도이기 때문이다.하지만 증권업계에서는 연료전지 시장의 높은 성장성을 따져볼 때 현 PER은 큰 의미가 없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블룸에너지 등 글로벌업체들이 한국에 대규모 수소연료전지 생산기지를 건설하면서 한국은 전 세계 수소연료전지의 중추가 될 것”이라며 “블룸에너지 등과 비교할 때 두산퓨얼셀은 오히려 상대적 저평가 상태다”라고 말했다.
고윤상 한국경제 기자 k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