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이션 장기화 전망에 미 연준, '매파'로 태세 전환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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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월 "인플레 고착화 막겠다"…OECD "인플레 더 높게, 오래갈 것"
통화긴축과 오미크론 우려 겹치며 증시 부정적 영향 제기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인플레이션 파이터'로 뚜렷이 변신하고 있다. 연준이 물가 상승세가 '일시적'일 것이란 기존 입장을 철회하고 통화 긴축 정책의 속도를 높이겠다고 하는 배경으로 심상치 않은 인플레이션 동향이 주목받고 있다.
◇ 파월 "인플레 고착화 막을 수단 사용"
로이터통신과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1일(현지시간) 하원 금융서비스 위원회에 참석해 "인플레이션이 좀 더 지속할 것"이라며 인플레이션 압력이 내년에도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파월 의장은 또한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몇 달 더 일찍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을 마무리하는 것을 고려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데에 재차 동의했다. 전날 인플레이션과 관련해 '일시적'이라는 단어를 사용하지 않겠다고 하면서 "자산매입 축소를 몇 달 일찍 끝내는 게 적절한지를 논의해야 할 것 같다"고 밝힌 데 이어 같은 입장을 재차 확인한 것이다.
이는 연준이 좀 더 이른 시기에 기준금리 인상에 나설 것임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페드워치에 따르면 금융시장에서 예상하는 내년 6월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은 73%에 달했다. 그는 최대고용과 물가 안정이라는 연준의 두 정책목표 사이에 균형을 잡아야 한다면서도 "인플레이션이 굳어지지 않기 위해 우리의 수단을 쓸 것"이라며 인플레이션 대응에 나설 것임을 피력했다.
파월 의장의 이런 입장은 연준이 당일 공개한 경기동향 보고서 '베이지북'의 내용에 의해 뒷받침됐다.
베이지북은 "물가가 보통(moderate)에서 강한(robust) 속도로 올랐다"며 "경제 업종 전반에 걸쳐 물가가 상승했다"고 진단했다. 또 원자재에 대한 강한 수요, 물류 문제, 노동시장의 수급 압박 등에서 비롯한 광범위한 투입 비용 증가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번 보고서는 이달 14∼15일 FOMC 정례회의의 기초 자료로 활용된다. ◇ OECD "인플레, 더 높게 더 오래 갈 것"
인플레이션이 장기화할 수 있으며 세계 경제의 큰 리스크가 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은 점점 우세해지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이날 발표한 경제 전망 보고서에서 "계속되는 공급망 혼란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추가 확산의 리스크로 인플레이션 압력이 더 오래 지속되고 더 높아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OECD는 인플레이션이 경제 전망의 주요 리스크라고 진단하고 3개월 전보다 인플레이션 전망치를 대폭 상향했다.
주요 20개국(G20)의 내년 인플레이션 전망치는 4.4%로 지난 9월의 3.9%보다 높아졌다.
특히 미국과 영국은 모두 내년 전망치가 3.1%에서 4.4%로 각각 급등했다.
새 전망치는 코로나19 새 변이인 오미크론의 출현 이전에 만들어졌다.
OECD는 "인플레이션 압력은 몇 달 전 예상했던 것보다 더 강하며 지속적"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주된 리스크는 인플레이션 급등으로 주요 중앙은행들 긴축적인 통화정책을 예상보다 일찍, 폭넓게 도입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이미 일부 업체는 인플레이션 장기화 전망 속에 내년 가격을 인상하기로 했다.
접이식 전기 자전거 '고사이클'을 판매하는 영국 카본키네틱은 내년 1월 1일부터 부품과 운송 비용 상승을 감안해 제품 가격을 최대 25% 올릴 계획이다.
이 회사 최신 모델의 가격은 종전 3천999∼5천999 달러(약 471만∼706만원)에서 4천999∼6천999 달러(약 589만∼824만원)로 높아진다.
카본키네틱의 리처드 소프 최고경영자(CEO)는 "우리 제품의 비용은 내려가지 않고 있다"면서 "그것이 인플레이션이라면 일시적이라 할 수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국제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가격 상승 압력이 예상보다 더 지속하고 더 광범위하게 퍼져나감에 따라 인플레이션이 일시적일지, 아니면 오래 지속하며 예상보다 빠른 정책 대응이 필요한지를 놓고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오미크론 변이와 인플레이션에 대한 논란을 소개하면서 오미크론 변이로 경제가 둔화하지만 인플레는 완화할 것이라는데 투자자들이 돈을 걸고 있다고 보도했다.
오미크론 변이 확산으로 경제 활동이 둔화하면 에너지 가격이 내려가고 수요 둔화도 초래해 공급망 병목 현상을 해소할 기회가 된다는 것이다.
로랑스 분 OECD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기존 백신이 오미크론 변이를 방어하지 못하고 각국이 봉쇄를 강화하면 "경제가 더 큰 타격을 입는 상황이 올 수 있으며 물가가 갑자기 하락할 수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말했다.
그는 "사람들은 지난 10개월간 더 높은 인플레이션이 일시적이라고 했다.
일부가 이에 대해 회의적으로 바라보기 시작한 것을 전적으로 이해한다"고 말했다.
◇ 연준 통화긴축과 오미크론 사태로 연말 '산타랠리' 실종?
연준의 태세 전환이 오미크론 변이 출현과 맞물리면서 미국 증시의 강세장에 종지부를 찍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투자자들은 파월 의장의 이번 발언을 두고 연준이 코로나19 우려가 여전함에도 내년께 공격적으로 기준 금리 인상에 나설 것이란 신호로 해석한다고 CNN비즈니스는 보도했다.
그러면서 이는 이른바 '긴축 발작'(Taper Tantrum)의 재현과 비슷하다고 덧붙였다.
긴축 발작은 2013년 벤 버냉키 당시 연준 의장이 양적 완화를 종료하기 위해 자산매입 규모를 축소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치자 금융시장이 혼란을 겪은 사태를 말한다. 연준의 통화 긴축에 따른 유동성 감소와 오미크론 변이 사태로 인한 경기 회복세 둔화가 겹치면서 통상 상승세를 보였던 연말 증시에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는 셈이다. /연합뉴스
통화긴축과 오미크론 우려 겹치며 증시 부정적 영향 제기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인플레이션 파이터'로 뚜렷이 변신하고 있다. 연준이 물가 상승세가 '일시적'일 것이란 기존 입장을 철회하고 통화 긴축 정책의 속도를 높이겠다고 하는 배경으로 심상치 않은 인플레이션 동향이 주목받고 있다.
◇ 파월 "인플레 고착화 막을 수단 사용"
로이터통신과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1일(현지시간) 하원 금융서비스 위원회에 참석해 "인플레이션이 좀 더 지속할 것"이라며 인플레이션 압력이 내년에도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파월 의장은 또한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몇 달 더 일찍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을 마무리하는 것을 고려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데에 재차 동의했다. 전날 인플레이션과 관련해 '일시적'이라는 단어를 사용하지 않겠다고 하면서 "자산매입 축소를 몇 달 일찍 끝내는 게 적절한지를 논의해야 할 것 같다"고 밝힌 데 이어 같은 입장을 재차 확인한 것이다.
이는 연준이 좀 더 이른 시기에 기준금리 인상에 나설 것임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페드워치에 따르면 금융시장에서 예상하는 내년 6월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은 73%에 달했다. 그는 최대고용과 물가 안정이라는 연준의 두 정책목표 사이에 균형을 잡아야 한다면서도 "인플레이션이 굳어지지 않기 위해 우리의 수단을 쓸 것"이라며 인플레이션 대응에 나설 것임을 피력했다.
파월 의장의 이런 입장은 연준이 당일 공개한 경기동향 보고서 '베이지북'의 내용에 의해 뒷받침됐다.
베이지북은 "물가가 보통(moderate)에서 강한(robust) 속도로 올랐다"며 "경제 업종 전반에 걸쳐 물가가 상승했다"고 진단했다. 또 원자재에 대한 강한 수요, 물류 문제, 노동시장의 수급 압박 등에서 비롯한 광범위한 투입 비용 증가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번 보고서는 이달 14∼15일 FOMC 정례회의의 기초 자료로 활용된다. ◇ OECD "인플레, 더 높게 더 오래 갈 것"
인플레이션이 장기화할 수 있으며 세계 경제의 큰 리스크가 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은 점점 우세해지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이날 발표한 경제 전망 보고서에서 "계속되는 공급망 혼란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추가 확산의 리스크로 인플레이션 압력이 더 오래 지속되고 더 높아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OECD는 인플레이션이 경제 전망의 주요 리스크라고 진단하고 3개월 전보다 인플레이션 전망치를 대폭 상향했다.
주요 20개국(G20)의 내년 인플레이션 전망치는 4.4%로 지난 9월의 3.9%보다 높아졌다.
특히 미국과 영국은 모두 내년 전망치가 3.1%에서 4.4%로 각각 급등했다.
새 전망치는 코로나19 새 변이인 오미크론의 출현 이전에 만들어졌다.
OECD는 "인플레이션 압력은 몇 달 전 예상했던 것보다 더 강하며 지속적"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주된 리스크는 인플레이션 급등으로 주요 중앙은행들 긴축적인 통화정책을 예상보다 일찍, 폭넓게 도입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이미 일부 업체는 인플레이션 장기화 전망 속에 내년 가격을 인상하기로 했다.
접이식 전기 자전거 '고사이클'을 판매하는 영국 카본키네틱은 내년 1월 1일부터 부품과 운송 비용 상승을 감안해 제품 가격을 최대 25% 올릴 계획이다.
이 회사 최신 모델의 가격은 종전 3천999∼5천999 달러(약 471만∼706만원)에서 4천999∼6천999 달러(약 589만∼824만원)로 높아진다.
카본키네틱의 리처드 소프 최고경영자(CEO)는 "우리 제품의 비용은 내려가지 않고 있다"면서 "그것이 인플레이션이라면 일시적이라 할 수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국제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가격 상승 압력이 예상보다 더 지속하고 더 광범위하게 퍼져나감에 따라 인플레이션이 일시적일지, 아니면 오래 지속하며 예상보다 빠른 정책 대응이 필요한지를 놓고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오미크론 변이와 인플레이션에 대한 논란을 소개하면서 오미크론 변이로 경제가 둔화하지만 인플레는 완화할 것이라는데 투자자들이 돈을 걸고 있다고 보도했다.
오미크론 변이 확산으로 경제 활동이 둔화하면 에너지 가격이 내려가고 수요 둔화도 초래해 공급망 병목 현상을 해소할 기회가 된다는 것이다.
로랑스 분 OECD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기존 백신이 오미크론 변이를 방어하지 못하고 각국이 봉쇄를 강화하면 "경제가 더 큰 타격을 입는 상황이 올 수 있으며 물가가 갑자기 하락할 수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말했다.
그는 "사람들은 지난 10개월간 더 높은 인플레이션이 일시적이라고 했다.
일부가 이에 대해 회의적으로 바라보기 시작한 것을 전적으로 이해한다"고 말했다.
◇ 연준 통화긴축과 오미크론 사태로 연말 '산타랠리' 실종?
연준의 태세 전환이 오미크론 변이 출현과 맞물리면서 미국 증시의 강세장에 종지부를 찍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투자자들은 파월 의장의 이번 발언을 두고 연준이 코로나19 우려가 여전함에도 내년께 공격적으로 기준 금리 인상에 나설 것이란 신호로 해석한다고 CNN비즈니스는 보도했다.
그러면서 이는 이른바 '긴축 발작'(Taper Tantrum)의 재현과 비슷하다고 덧붙였다.
긴축 발작은 2013년 벤 버냉키 당시 연준 의장이 양적 완화를 종료하기 위해 자산매입 규모를 축소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치자 금융시장이 혼란을 겪은 사태를 말한다. 연준의 통화 긴축에 따른 유동성 감소와 오미크론 변이 사태로 인한 경기 회복세 둔화가 겹치면서 통상 상승세를 보였던 연말 증시에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는 셈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