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문에 사서 뉴스에 팔아라?"…'지옥'으로 가는 콘텐츠주

사진=뉴스1
신고가를 경신하던 드라마 콘텐츠주들이 일제히 급락하고 있다. 예상된 호재가 소멸하면서 차익 실현 매물이 쏟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2일 제이콘텐트리는 3.72% 내린 4만9200원에 마감했다. 지난달 22일 장중 고점(8만5900원) 대비 40% 넘게 떨어졌다. 이날 NEW(-5.97%), 스튜디오산타클로스(-3.76%), 에이스토리(-1.39%) 등도 나란히 하락했다. 이들 종목 대부분 지난달 고점 대비 20~40% 하락했다. 콘텐츠주는 지난달까지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왔다. 지난 9월 개봉한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오징어게임’이 대성공을 거두면서 한국 드라마에 대한 기대가 커졌기 때문이다. 대작 개봉을 앞둔 종목을 중심으로 강력한 매수세가 유입됐다.

제이콘텐트리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지옥’에 대한 기대감으로 두배 가까이 급등했다. 지난 9월 4만원대에 거래되던 주가가 지난달 8만5900원까지 올랐다. 하지만 개봉(11월 19일) 후 첫 거래일인 22일부터 차익 매물이 집중됐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마이네임’을 제작한 스튜디오산타클로스도 개봉하자마자 주가가 빠졌다. 10월 15일 개봉후 사흘 ‘반짝’ 오른뒤 장중 4920원에 고점을 찍고 하락세로 전환했다. 현재 주가는 2305원으로 절반에도 못미친다. 디즈니플러스의 국내 출시로 움직였던 종목들도 매도세를 비켜가지 못했다. 디즈니플러스에 매년 1편 이상의 드라마를 공급하기로 한 NEW가 대표적이다. 9월초 9000원대였던 NEW는 지난달 2만원을 넘어서며 신고가를 새로 썼다.

하지만 지난달 12일 디즈니플러스가 국내에 출시되자 주가가 빠지기 시작했다. 스튜디오드래곤 등 다른 콘텐츠주도 일제히 하락했다. 공급처가 늘어날 것이란 기대에 주가가 올랐지만 그 효과가 바로 나타나지 않자 실망 매물이 쏟아졌다.

개봉 작품에 대한 기대감으로 움직이는 콘텐츠주는 호재를 빠르게 반영하는 특징이 있다. 통상 개봉일이 정해지면 매수세가 유입되기 시작한다. 이런 특성 때문에 작품이 개봉할 즈음에는 이미 기대감이 주가에 반영된 경우가 흔하다. 외국인과 기관들은 대부분 고점에서 주식을 팔아치웠다. ‘소문에 사서 뉴스에 팔라’는 법칙에 따라 매매를 한 것이다. 외국인과 기관은 지옥 개봉일인 10월 22일 제이콘텐트리 주식을 500억원 이상 팔아치웠다.

박의명 기자 uimy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