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장 "운용사 합병·전문화 신속 허가…상시감시 구축"(종합)

"공모·사모펀드, 투자자보호장치 작동 면밀히 살피겠다"
"함영주 부회장 문제, 충분히 해명돼"…제재 심의 대상 제외 재확인
정은보 금융감독원장은 "디지털 전환, 대체투자 확대 등 변화하는 시장환경에서 자산운용사들이 대형화와 전문화 등을 통해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도록 뒷받침하겠다"고 2일 밝혔다. 정 원장은 이날 켄싱턴호텔에서 열린 자산운용업계 최고경영자와 간담회에서 자산운용업계 지원 의지를 밝히며 이같이 말했다.

구체적으로는 자산운용업계의 합병과 특화·전문운용사 인허가 기간을 단축하겠다고 설명했다.

정 원장은 "투자자의 다양한 수요에 부응하는 혁신적이고 창의적인 공모 상품이 적시에 출시될 수 있도록 제도적 지원에 노력을 기울이겠다"며 혁신상품 심사에 신속처리절차를 운영하는 방안을 언급했다. 아울러 사모펀드가 사모 신기술조합 등과 비교할 때 불리한 규제가 있다면 개선책을 적극적으로 살펴보겠다고 약속했다.

정 원장은 '선제적 리스크 관리'를 자산운용사에 대한 감독·검사 기조로 제시했다.

금리와 자산 가격의 변동성 확대에 대비해 유동성 스트레스테스트 등을 활용해 잠재 리스크 관리를 유도한다는 것이다. 정 원장은 간담회 논의 과정에서 자체 스트레스테스트를 통해 금융시장 불안정성에 대비해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자산운용사에 대한 검사는 사전에 취약요인을 파악하여 운용사가 스스로 개선할 수 있도록 유도하겠다"며 "이를 위해 펀드 설정·판매·운용과정 전반에 걸친 종합적인 상시감독체계를 구축하는 한편, IT(정보기술)와 데이터에 기반한 상시감시시스템 고도화를 추진하겠다"고 소개했다.

최근 일련의 '사모펀드 사태'에 안타까움을 표현한 정 원장은 "무엇보다도 사모펀드는 사모답게, 공모펀드는 공모답게 취급하는 관행이 업계에 정착되도록 힘쓰겠다"며 "전문투자자 대상 사모펀드는 운용의 특수성이 반영될 수 있도록 힘쓰는 한편 공모펀드나 일반투자자 사모펀드에 대해서는 투자자 보호장치가 제대로 작동되는지 면밀하게 살피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간담회에는 자산운용업계에서 나재철 금융투자협회 회장, 이병성 미래에셋자산운용 대표, 심종극 삼성자산운용 대표, 이현승 KB자산운용 대표, 김성훈 키움투자 대표, 이규성 이지스자산운용 대표, 송성엽 타임폴리오자산운용 대표, 박세연 수성자산운용 대표, 김규철 한국자산신탁 대표가 참석했다.
정 원장은 간담회 후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이탈리아헬스케어펀드 환매 중단사태와 관련해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부회장을 제재 심의 대상에서 제외한다는 기존 결정을 재확인했다.

이날 금감원 제재심의위원회는 하나은행의 이탈리아헬스케어펀드 환매 중단사태에 대한 제재 수위를 논의했다.

정 원장은 함 부회장에 대한 추가 제재를 재검토하는지에 관해 "문제가 제기됐을 때 충분히 해명이 됐다고 생각한다"며 "감독·검사·제제는 법의 테두리 안에서 반드시 이뤄져야 하며 함 부회장에 대한 얘기도 예외가 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앞서 금감원은 함 부회장이 파생결합펀드(DLF) 사태로 이미 제재를 받았기 때문에 동일한 사유로 발생한 추가 사모펀드 사태에 대해선 제재 심의 대상에서 제외하기로 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피해자 단체 등은 '금융기관 검사 및 제재에 관한 규정 시행세칙'에 따라 새로 발견된 과거 위법·부당행위에 대해 추가 제재할 수 있다고 주장하며, 함 부회장에 대한 처벌을 요구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