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장난 장난감 버리지 마세요"…새것처럼 고쳐 아이들에 기부

'코로나 세밑' 밝히는 기업들 (1) 현대차
한경·사랑의열매 공동기획

작년 설립한 '그린무브공작소'
플라스틱 장난감 재활용
환경보호·아동복지 '동시에'
아동센터 등 1000여 곳 지원
그린무브공작소 직원이 고장난 장난감을 수리하고 있다. /그린무브공작소 제공
한국경제신문과 사랑의열매 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희망 2022 나눔캠페인’을 맞아 공동 기획기사 ‘코로나 세밑 밝히는 기업들’을 5회에 걸쳐 연재합니다. 이 시리즈는 기업의 나눔 실천으로 새 희망의 끈을 잡은 이웃 이야기를 통해 우리 사회의 기부 문화가 더욱 활성화되도록 하려는 의도에서 기획됐습니다.
240만t. 매년 전 세계에서 버려지는 플라스틱 장난감 양이다. 전체 플라스틱 폐기물(800만t)의 30% 수준이다. 장난감 폐기물이 유독 많은 이유는 여러 가지다. 장난감 속 부품을 조달하기 어렵고, 수리할 곳도 없다 보니 그대로 버려지기 일쑤다. 아이에게 즐거움을 주는 장난감이 졸지에 환경 파괴의 주범이 된 것이다.

그린무브공작소는 이런 문제 의식 아래 만들어진 사회적협동조합이다. 현대자동차그룹과 사랑의열매 사회복지공동모금회(사랑의열매) 지원으로 지난해 7월 설립됐다.그린무브공작소는 플라스틱 장난감 폐기물을 수거한 뒤 수리·소독·재활용하는 일을 한다. 각 아동복지센터와 보육원을 찾아 시설과 장난감에 대한 방역을 실시하고, 사용하지 않는 장난감을 가져가 수리한다.

고친 장난감은 지역아동센터 등 복지시설이나 취약 계층 아이에게 기부한다. 환경보호와 아동복지란 두 가지 공익 업무를 동시에 수행하는 셈이다. 재활용품에 새로운 디자인과 활용성을 더하는 ‘업사이클링’을 통해 버려진 장난감을 새로운 제품으로 만들어 재판매하기도 한다.

이채진 그린무브공작소 대표는 아동복지학을 전공한 어린이집 교사 출신이다. 그린무브공작소 업무는 처음에 그가 지역에서 봉사활동으로 하던 일이다. 그러다 현대차그룹과 사랑의열매의 제안을 받고 사회적협동조합을 설립하게 됐다.조합 설립과 함께 활동 반경을 수도권 전역으로 넓혔다. 사랑의열매와 현대차그룹은 그린무브공작소에 사무실 임대와 수리·소독장비 제공, 사업 프로그램 공동 개발 등을 지원한다. 이 대표는 “어린이집에서 일하며 장난감을 접할 일이 많았는데, 수리하거나 기부할 시스템이 없다는 걸 느꼈다”며 “버려지는 장난감이 너무 많아 이를 수리하고 기부하다 보니 봉사활동을 넘어 사업까지 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린무브공작소는 수도권 지역 아동센터와 보육원 등 1000여 곳을 대상으로 이 같은 사업을 하고 있다. 지난해 500곳에서 1년 새 두 배 늘었다. 이 대표는 “환경보호와 아동물품 기부라는 가치에 공감하는 복지시설이 많다”며 “그린무브공작소에 도움을 요청한 곳이 4000여 곳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그린무브공작소는 이 사업을 통해 사업 첫 1년 동안 20t가량의 플라스틱 폐기물을 감축했다. 지난 7월부터 내년 7월까지 예상하는 플라스틱 폐기물 감축량은 30~40t이다. 이 대표는 “장난감을 고쳐서 다시 사용하는 순환 구조를 전국 단위로 구축하는 것이 목표”라며 “플라스틱 폐기물을 줄이는 동시에 취약 계층 아이에게 더 많은 장난감을 전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협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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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길성 기자 vertig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