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이브 스루 대기시간 급증…버거킹 “메뉴 줄이겠다”

사진=AP연합뉴스
미국의 패스트푸드 체인점인 버거킹이 드라이브 스루(차 안에서 주문 및 수령) 메뉴를 줄이기로 했다. 작년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 발생 이후 급증한 드라이브 스루 대기 시간을 단축하기 위한 고육지책이다.

버거킹의 모회사인 레스토랑 브랜드 인터내셔널의 호세 칠 최고경영자(CEO)는 1일(현지시간) 모건스탠리가 주최한 글로벌 소비자 및 소매 콘퍼런스에 참석한 자리에서 “드라이브 스루의 주문 시간이 지난 9개월에서 12개월 사이 늘어났다”며 “고객 입장에선 너무 느려진 것”이라고 말했다.정보분석 업체인 시레벨HX에 따르면 패스트푸드점에서 드라이브 스루 대기 시간이 1년 전과 비교할 때 30초 정도 더 걸리고 있다. 버거킹을 포함해 맥도날드 등 미국 내 체인점을 조사한 결과다.

칠 CEO는 “다소 복잡했던 주문 절차를 간소화하고 드라이브 스루 고객들이 쉽게 (메뉴를) 결정할 수 있도록 앱 등의 디자인을 바꾸고 있다”고 설명했다.

버거킹이 주문 간소화에 나선 또 다른 배경은 인력 부족이다. 현재 미국에선 인건비 상승과 함께 신규 인력 부족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버거킹의 지난 3분기 미국 내 동일 점포 매출은 작년 동기보다 1.6% 감소했다. 맥도날드 웬디스 등 경쟁사들이 매출 상승을 기록한 것과 대조적인 실적이다.
패스트푸드 체인점인 버거킹의 모회사 레스토랑 브랜드 주가는 1일(현지시간) 약세를 보이고 있다.
버거킹은 메뉴 감축 및 주문 절차 간소화와 함께 소비자 로열티 프로그램 등을 강화하고 있다.

버거킹의 모기업인 레스토랑 브랜드는 최근 샌드위치 체인점인 파이어하으스 서브를 10억달러에 인수하기도 했다.칠 CEO는 “파이어하우스 서브를 인수한 건 비용 시너지가 아니라 성장을 추구하기 위한 전략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레스토랑 브랜드 주가는 이날 뉴욕증시에서 전날 대비 1% 이상 떨어진 채 거래되고 있다.

뉴욕=조재길 특파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