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항공株와 다르네…"엔터업종 모멘텀은 리오프닝 아닌 NFT"

다만 NFT 굿즈는 대중성 갖기 어려워
미국 LA 방탄소년단 콘서트. 사진=연합뉴스
리오프닝(경기 재개)이 아닌 대체불가토큰(NFT)이 국내 엔터테인먼트 업종의 주가 상승 동력(모멘텀)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효진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2일 보고서를 내고 "올해 10월 이후 엔터테인먼트 산업을 움직인 요소는 리오프닝이 아닌 NFT"라며 "리오프닝이 원인이라면 여행과 카지노, 항공이 엔터테인먼트와 같은 흐름을 보여야 하는데 다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는 엔터테인먼트에 개별 이슈가 작용했단 의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엔터 산업의 모멘텀으로 떠오른 첫 단추는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 운영사인 두나무의 하이브 투자"라고 덧붙였다.앞서 지난달 4일 하이브는 두나무가 자사에 제3자배정 유상증자 방식으로 7000억원을 투자하고 동시에 하이브도 두나무에 5000억원가량을 투자하기로 했다고 공시했다. 두 회사는 합작 법인을 통해 아티스트 지적재산권(IP)와 NFT가 결합된 팬덤 기반 신사업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이 연구원은 "지난 7월 JYP 지분을 두나무가 취득하며 NFT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을 때 주가 반응이 미미했다"며 "현재 변화된 반응은 NFT 시장 자체에 있는데 글로벌 최대 NFT 플랫폼인 오픈씨의 거래대금은 8월 이후 급성장하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을 불러모았다.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인 바이낸스도 올 6월 NFT 마켓을 개시했다"고 밝혔다.

엔터테인먼트 업체들은 제각기 방식으로 NFT 진출을 고민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4월 한국연예매니지먼트협회와 위플레이는 연예인 초상권을 화라용한 NFT 카드 사업 추진을 위해 업무협약을 맺었다. 연예인의 NFT를 판매할 시 첫 판매의 일정 수익이 아티스트와 소속사에게 전해지도록 하는 구조다. 두나무는 글로벌 가상자산 거래소들의 행보와 비슷하게 NFT 마켓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특히 하이브와의 지분 스왑을 통해 미국 조인트벤처(JV)를 설립해 NFT 사업을 펼칠 것이라고 밝혔다.NFT 기획상품(굿즈) 카테고리 안착의 관건은 팬덤이다. NFT 굿즈가 팬덤 소비에서 대중적인 굿즈로 자리 잡을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이 연구원은 설명했다.

이 연구원은 "최근 방시혁 의장의 '디지털 포토카드 NFT' 설명이 팬덤 커뮤니티에서 언급됐지만 반응이 냉담했다"며 "팬덤 소비는 실물에 기반한 소비 행태인데 NFT는 파일 소유권의 의미이지 그 안에 담긴 콘텐츠에 대한 소유가 아니다. NFT 굿즈를 소유하지 않아도 이미지를 소유하는 데 제약이 없기 때문에 효용가치를 느끼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다만 방탄소년단(BTS)의 NFT 굿즈가 2차시장에서 거래되는 것은 수익에 기여할 것이란 전망이다. 그는 "NBA NFT도 알아보는 이가 많을수록 거래되는 가격이 높은데 인지도 측면에서 BTS는 매력적인 IP이기 때문"이라며 "최근 엔터테인먼트 주가 상승을 가치에 반영하기 위해서는 추후 NFT 관련 수익을 추정치에 반영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그러면서 "엔터 사업자들이 NFT 콘텐츠가 2차시장에선 정착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면서도 "팬덤 내 주요 카테고리에 등극하는 건 여전히 회의적이다. NFT 굿즈의 미래는 팬덤의 선택에 달려있는데 팬덤의 소비 욕구가 없다면 투자 판단을 재고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된다"고 덧붙였다.

신민경 한경닷컴 기자 radi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