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판 차베스' 비판 받던 이재명, 기본소득도 포기 시사 [임도원의 BH 인사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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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이번에는 자신의 '트레이드마크' 공약인 기본소득을 추진하지 않을 수 있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이 후보는 2일 보도된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기본소득 정책도 국민들이 끝까지 반대해 제 임기 안에 동의를 받지 못한다면 추진하지 않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공론화하고 토론을 한 뒤에도 국민들이 끝까지 동의하지 않을 경우, 하지 말아야 하는 것이 민주주의"라며 "철회나 유턴이 아니라 유연하고 실용적인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기본소득 정책과 관련해 "(국민들을) 설득할 자신이 있다"고 했습니다. 앞서 이 후보는 지난달 채널A 인터뷰에서는 공약으로 내건 국토보유세 신설과 관련해 "국민들이 반대하면 안 한다, 증세는 국민들이 반대하면 할 수 없는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는 '대통령이 되면 국토보유세를 바로 추진하는것이냐'는 질문에 "이 부분에 대해 불신이 많고 오해가 많기 때문에 국민들의 동의를 얻는 전제로 추진할 것"이라면서 이같이 말했습니다.
앞서 이 후보는 전 국민 재난지원금 추가 지급을 주장하다가 정부 반대로 철회하기도 했습니다. 당시 여권 인사들은 "이 후보의 유연성을 보여준 것"이라고 호평했습니다. 윤건영 민주당 의원은 기본소득 철회 가능성 보도가 나온 2일 MBC 라디오에서 "이재명 후보가 맨날 바뀐다고 이야기하시는데 저는 정책의 유연함과 실용성으로 봤으면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습니다.
이 후보가 이렇게 공약에 잇따른 수정을 가하는 것은 결국 지지율 때문일 것입니다. 여야 대선후보가 확정된 이후 지지율 여론조사에서 이 후보는 줄곧 윤 후보에게 뒤지고 있습니다. 최병천 민주당 민주연구원 부원장은 지난달 SNS에 올린 '컨벤션 효과가 아니다. 이대로라면, ‘격차’는 더 벌어질 것이다'라는 글에서 이 후보의 국토보유세 신설을 비롯한 부동산 보유세 대폭 인상, 부동산 개발이익 환수를 통한 가상자산 지급 등을 '매운 맛 버전의, 좌파 정책들'이라고 규정했습니다. 그러면서 "선출 이후 이 후보의 언행은 '전문가와의 협업 및 균형감각'과 매우 거리가 멀다"며 "검토가 덜 된 거친 정책들과 정제되지 않은 언행들"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제3지대 대선 주자로 나선 김동연 전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캠프의 송문희 대변인은 지난달 논평을 통해 "이 후보는 홍남기 경제부총리를 향해 '따뜻한 방안 책상에서 정책 결정한다'고 비난했다. 마치 돈을 뿌리다 나라를 망친 남미의 차베스를 보는 것처럼 아슬아슬하다"고 날을 세웠습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도 같은 달 이 후보가 '박정희 대통령이 경부고속도로를 만든 것처럼 에너지 고속도로를 깔겠다'고 한 것과 관련해 "차베스 같이 살아온 사람이, 선거가 다가오니 간판에 박정희 전 대통령을 걸어놓고 태연하게 말한다"고 비판했습니다.
여론조사 결과도 이 후보의 공약에 대해 부정적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넥스트리서치가 SBS 의뢰로 지난달 27~28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700명을 대상으로 이 후보의 국토보유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은 결과 '적절하다'는 35.6%, '적절하지 않다'는 51%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반면 윤 후보의 종부세 개편안에 대해서는 53.9%가 '적절하다', 33.7%는 '적절하지 않다'고 답했습니다.
여론이 이런 만큼 이 후보가 공약에 잇따라 수정을 가하는 것이 지지율에 긍정적으로 반영되는 듯한 움직임이 감지됩니다. 여론조사기관 리서치앤리서치가 채널A 의뢰로 지난달 27~29일 전국 유권자 1008명을 상대로 ‘내년 3월 9일 누구에게 투표하겠는가’라고 물어본 결과 응답자 중 35.5%가 이 후보를 택해 윤 후보(34.6%)를 택한 응답보다 많았습니다. 비록 오차범위(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 내이긴 하지만 여야 후보가 대선 후보로 확정된 후 이 후보가 우세하게 나온 첫 여론조사결과였습니다. 물론 여기에는 국민의힘의 적전 분열도 큰 영향을 미쳤을 것입니다. 국민들은 내년 3월 대선에서 여권 인사들이 주장하는대로 이 후보의 공약 수정을 '유연한 리더십'으로 평가한 채 투표할까요. 어찌됐든 '차베스의 길'에 대해 비판적인 국민들이 다수인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한국은 남미가 아니니까요.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
이 후보는 2일 보도된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기본소득 정책도 국민들이 끝까지 반대해 제 임기 안에 동의를 받지 못한다면 추진하지 않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공론화하고 토론을 한 뒤에도 국민들이 끝까지 동의하지 않을 경우, 하지 말아야 하는 것이 민주주의"라며 "철회나 유턴이 아니라 유연하고 실용적인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기본소득 정책과 관련해 "(국민들을) 설득할 자신이 있다"고 했습니다. 앞서 이 후보는 지난달 채널A 인터뷰에서는 공약으로 내건 국토보유세 신설과 관련해 "국민들이 반대하면 안 한다, 증세는 국민들이 반대하면 할 수 없는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는 '대통령이 되면 국토보유세를 바로 추진하는것이냐'는 질문에 "이 부분에 대해 불신이 많고 오해가 많기 때문에 국민들의 동의를 얻는 전제로 추진할 것"이라면서 이같이 말했습니다.
앞서 이 후보는 전 국민 재난지원금 추가 지급을 주장하다가 정부 반대로 철회하기도 했습니다. 당시 여권 인사들은 "이 후보의 유연성을 보여준 것"이라고 호평했습니다. 윤건영 민주당 의원은 기본소득 철회 가능성 보도가 나온 2일 MBC 라디오에서 "이재명 후보가 맨날 바뀐다고 이야기하시는데 저는 정책의 유연함과 실용성으로 봤으면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습니다.
이 후보가 이렇게 공약에 잇따른 수정을 가하는 것은 결국 지지율 때문일 것입니다. 여야 대선후보가 확정된 이후 지지율 여론조사에서 이 후보는 줄곧 윤 후보에게 뒤지고 있습니다. 최병천 민주당 민주연구원 부원장은 지난달 SNS에 올린 '컨벤션 효과가 아니다. 이대로라면, ‘격차’는 더 벌어질 것이다'라는 글에서 이 후보의 국토보유세 신설을 비롯한 부동산 보유세 대폭 인상, 부동산 개발이익 환수를 통한 가상자산 지급 등을 '매운 맛 버전의, 좌파 정책들'이라고 규정했습니다. 그러면서 "선출 이후 이 후보의 언행은 '전문가와의 협업 및 균형감각'과 매우 거리가 멀다"며 "검토가 덜 된 거친 정책들과 정제되지 않은 언행들"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제3지대 대선 주자로 나선 김동연 전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캠프의 송문희 대변인은 지난달 논평을 통해 "이 후보는 홍남기 경제부총리를 향해 '따뜻한 방안 책상에서 정책 결정한다'고 비난했다. 마치 돈을 뿌리다 나라를 망친 남미의 차베스를 보는 것처럼 아슬아슬하다"고 날을 세웠습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도 같은 달 이 후보가 '박정희 대통령이 경부고속도로를 만든 것처럼 에너지 고속도로를 깔겠다'고 한 것과 관련해 "차베스 같이 살아온 사람이, 선거가 다가오니 간판에 박정희 전 대통령을 걸어놓고 태연하게 말한다"고 비판했습니다.
여론조사 결과도 이 후보의 공약에 대해 부정적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넥스트리서치가 SBS 의뢰로 지난달 27~28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700명을 대상으로 이 후보의 국토보유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은 결과 '적절하다'는 35.6%, '적절하지 않다'는 51%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반면 윤 후보의 종부세 개편안에 대해서는 53.9%가 '적절하다', 33.7%는 '적절하지 않다'고 답했습니다.
여론이 이런 만큼 이 후보가 공약에 잇따라 수정을 가하는 것이 지지율에 긍정적으로 반영되는 듯한 움직임이 감지됩니다. 여론조사기관 리서치앤리서치가 채널A 의뢰로 지난달 27~29일 전국 유권자 1008명을 상대로 ‘내년 3월 9일 누구에게 투표하겠는가’라고 물어본 결과 응답자 중 35.5%가 이 후보를 택해 윤 후보(34.6%)를 택한 응답보다 많았습니다. 비록 오차범위(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 내이긴 하지만 여야 후보가 대선 후보로 확정된 후 이 후보가 우세하게 나온 첫 여론조사결과였습니다. 물론 여기에는 국민의힘의 적전 분열도 큰 영향을 미쳤을 것입니다. 국민들은 내년 3월 대선에서 여권 인사들이 주장하는대로 이 후보의 공약 수정을 '유연한 리더십'으로 평가한 채 투표할까요. 어찌됐든 '차베스의 길'에 대해 비판적인 국민들이 다수인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한국은 남미가 아니니까요.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